K콘텐츠 지수 올해 31%↓…양 시장 오락·문화 업종 낙폭 최대
게임은 흥행작 부족, 엔터는 성장 우려…반도체 쏠림에 소외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같은 'K열풍'에 대한 기대 속에서도 올해 국내 증시에서 화장품과 콘텐츠 관련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주요 화장품주는 큰 폭으로 오른 반면 K콘텐츠 지수는 30% 넘게 하락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도 오락·문화 업종의 낙폭이 가장 컸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KRX K콘텐츠' 지수는 31.37% 하락해 KRX 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 게임사인 크래프톤[259960]과 NC[036570], 연예기획사인 하이브[352820]와 JYP엔터테인먼트[035900] 등 19개의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17종목의 주가는 올해 들어 하락했다. 전체 구성종목의 평균 등락률을 단순 계산해보면 -22.10%다.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하이브(-50.33%)의 낙폭이 가장 컸고, 카카오(-46.26%), JYP엔터테인먼트(-45.52%), SOOP[067160](-44.47%), CJ ENM[035760](-44.04%), 에스엠[041510](-42.59%)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NHN[181710](93.12%)과 NC(10.17%) 등 2개 종목만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내 오락·문화 지수는 각각 42.88%, 43.62% 내려 두 시장의 업종지수 중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국내 화장품과 식품 관련 종목이 다수 포함된 'KRX 필수소비재' 지수는 이 기간 17.29% 상승했다.
구성종목 중 화장품주인 한국콜마[161890](120.77%), 코스맥스[192820](88.04%), 에이피알[278470](60.82%) 등은 급등했다.
전 세계적인 '한류 확산'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들이지만, 증시에서는 정반대의 흐름을 보인 셈이다.
이에 반도체 중심 장세에 게임업계의 흥행작 부족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성장 지속성에 대한 우려 등이 겹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올해 하드웨어 관련 종목의 주가 성과가 소프트웨어를 크게 앞섰다고 짚었다.
그는 상반기 게임업계 내 뚜렷한 흥행작이 부족했던 점을 주가 부진의 배경으로 꼽았다. 다만 이 본부장은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을 올해 흥행 사례로 들며 "게임주는 개별 신작의 성과에 따라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올해 좋은 실적을 내고도 향후 성장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수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의 압도적인 성장률과 비교되면서 엔터주에 부여되던 주가 프리미엄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지식재산(IP)을 이어갈 차세대 IP가 충분히 준비돼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도 작용했다고 봤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 8일 보고서에서 "대규모 매출의 지속 가능성과 수익성 개선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밸류에이션 디레이팅(평가가치 하향)이 극대화됐으며 섹터 소외 장기화에 호실적마저 무력화됐다"고 전했다.
K콘텐츠 지수에 포함된 네이버와 카카오는 콘텐츠보다는 플랫폼 기업의 성격이 강해 별도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AI(인공지능) 에이전트가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하락하고, 카카오도 광고 부문에 대한 수익성 하락 우려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그는 네이버가 AI 인프라 사업 진출을 밝혔지만 고객사 확보 등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아 비용 증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면서, 카카오에는 인적분할 이슈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봤다.
이 중에서도 성장주 성격이 강한 게임 및 플랫폼 관련주에는 높은 금리도 기업가치 평가 측면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성장 기업인 만큼 금리 상승 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에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광고와 커머스 사업 비중이 높아 고금리에 따른 내수 위축 또한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게임 업체들은 보유 현금이 많아 직접적인 이자 부담은 크지 않지만, 고금리 상황 속 위험자산 선호가 약해지면 높은 밸류에이션이 투자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들 업종 전반의 반등을 위해서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쏠림'이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willo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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