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국적 승무원 이스라엘 노선 운항금지 규정도 안지켜져"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스라엘행 플라이두바이 여객기를 납치하려 했던 부기장 하맘 알함마미가 7월에도 한 차례 범행을 기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만 국적자인 알함마미는 이전 직장인 오만항공에서 극단주의 사상에 경도됐다는 이유로 비행이 금지되자 모로코 항공사 로열에어모로코에 입사하려 했으나 탈락했다.
이후 그는 이스라엘 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를 물색, 2월 아랍에미리트(UAE) 저가항공사 플라이두바이에 입사한 뒤 두바이∼텔아비브 노선을 배정받으려고 노력했다.
그는 여객기 기장을 제압하고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 공항과 같은 목표물에 기체를 추락시킬 계획을 세운 뒤 7월 이를 실행하려고 준비했으나, 당시 여객기에 탔던 승무원 중 하나를 아꼈기 때문에 범행을 주저했다고 수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도 그가 7월에 여객기를 납치하려했으나 비행기에 친구가 타는 바람에 포기했다고 5일 보도했다.
범행 동기와 관련, 알함마미는 가자지구의 상황 때문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오만 당국은 그의 온라인 활동을 조사해 극단주의 사상에 지나치게 관심이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교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면서 내근직으로 인사조치 했지만 이런 정보를 공유하진 않았다.
이스라엘 당국도 플라이두바이에서 항공편 승객과 승무원의 명단을 사전에 받았으나 알함마미를 적발하지 못했다. 오만처럼 국교 수립이 되지 않은 국가 출신 조종사의 입국을 금지하는 만큼 이스라엘의 규정대로라면 그는 텔아비브 노선 운항 자격이 없다.
WSJ는 외국 항공사의 이스라엘행 항공편 보안을 담당하는 이스라엘 교통부는 승객과 승무원을 검증할 책임이 없다고 자체 판단했으며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해 탑승자 명단을 검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시리아, 레바논, 오만 등 이스라엘 노선 운항이 금지된 국가 출신의 승무원 1천200명 이상이 이스라엘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WSJ는 "알함마미가 지속적으로 이스라엘에 집중했고 실제 범행에 앞서 어느 정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는 정보가 드러났다"며 "당국이 그의 비행과 민감한 노선 배정을 막을 수 있었음에도 놓쳤다는 단서가 많다"고 짚었다.
지난달 30일 UAE 두바이에서 출발해 텔아비브로 날아가던 플라이두바이 여객기 조종석에서 알함마미가 돌연 기장을 비상용 도끼로 공격하고 조종석을 장악하려다가 승무원과 승객들에게 제압당해 미수에 그쳤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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