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등 20개국에 최악 등급…韓, '인신매매 근절' 최상위 등급 유지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한을 24년 연속으로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했다.
미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발간한 '2026 인신매매 보고서'에서 북한을 최하위 등급인 3등급으로 분류했다.
북한은 2003년 보고서에서 3등급에 지정된 이후 올해 보고서까지 24년 연속으로 최하위 등급에 올랐다.
국무부는 북한 정부가 "인신매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의미 있는 노력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정치범 수용소와 노동교화소 등에서 성인뿐 아니라 아동에게 강제노동을 시키고, 해외에 파견한 노동자들에게 강제 노동 조건을 부과하는 과정에서 인신매매에 대한 정부 정책과 패턴이 존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국가가 후원하는 강제노동으로 얻은 이익을 정부 운영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비판했다.
국무부는 정치범 수용소의 경우 8만∼20만명이 수감돼 있지만, 노동교화소를 비롯한 구금 시설의 수감 인원은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고 전하면서 수감자들이 강제노동에 더해 비위생적 생활환경·구타·고문·강간 등 성적 착취·식량 부족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임금의 최대 90%를 원천 징수해 매년 수억 달러의 정부 수입을 창출하고 있으며, 중국의 수산물 가공공장, 식당, 커피숍 등에서 일하는 북한 여성들은 강제 성매매를 하고 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국무부는 아울러 중국으로 탈북하는 여성의 경우 성매매 및 노동착취에 취약하다고 짚었다.
이들이 인신매매범들에게 성적 착취를 당하거나 성매매를 강요받게 되며, 중국 남성들과 강제 결혼을 하는 경우 강제노동에 시달리게 된다고 한다. 특히 중국 남성과 탈북 북한 여성 사이에 태어난 최대 3만명의 아동이 출생 시 등록되지 않아 무국적자가 되기도 했다고 국무부는 지적했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 이란, 러시아, 아프가니스탄, 쿠바, 홍콩, 마카오, 베네수엘라 등 20개국이 3등급 국가로 지정됐다.
국무부는 2001년부터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법'(Trafficking Victims Protection Act·TVPA)에 따라 매년 인신매매 보고서를 발간해 의회에 제출한다.
한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최상위 등급인 1등급으로 분류됐다.
국무부는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는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최소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고 있다. 보고 기간 정부는 진지하고 지속적 노력을 계속 보여줬다"며 1등급 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인신매매 가해자에 대한 기소 감소, 성매매 및 노동착취와 관련된 인신매매 사건 중 법 집행기관이 수사한 건수가 보도된 범죄 규모에 비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국무부는 짚었다.
또한 어업 분야 등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제노동이 있음에도 관련 기소 및 유죄 판결이 적다는 점, 아동 착취범을 포함한 인신매매범의 80%에 대해 법원이 1년 미만의 징역, 벌금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한 점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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