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관련 법안 3건 계류…가맹점주 단체 "총비용 상한 필요"
국회 전문위원 "부담 경감 의의" 평가하면서도 규제 적절성 검토 필요

(서울=연합뉴스) 한주홍 기자 = 배달앱 플랫폼이 입점업체에 부과하는 수수료에 상한을 두거나 부담을 낮추는 법안을 둘러싸고 국정감사 이후 여야의 입법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1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강일·김남근 의원이 각각 발의한 제정안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배달앱 수수료 관련 법안 3건이 계류돼 있다.
이 의원 안은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광고비 총액을 주문 매출액의 15% 이내로 제한하고 배달비에는 별도로 상·하한을 두는 내용이다. 김 의원 안은 영세·소규모 입점업체에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내용을 담았다. 박 의원 안은 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광고비에 배달비까지 더한 총액을 주문 매출액의 15%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그동안 민주당은 을지로위원회를 중심으로 수수료 상한제 입법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국민의힘은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도 관련 법안 논의에 나서는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부도 배달플랫폼법은 추진하자는 분위기"라며 "국민의힘도 국정감사를 마치면 법안심사소위원회 심사 안건으로 올리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국감 이후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관련 법안 심사가 시작되면 연내 입법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배달앱 수수료와 관련해 "광고료를 포함해서 입점 업체의 부담이 과도하고, 전체적인 부담이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과도한 가격에 대해선 규제 당국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가맹점주 단체는 수수료 상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이강일·김남근 의원 등은 지난달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배달앱 갑질 피해 사례와 수수료 상한제 도입 방향 토론회'를 열었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은 당시 토론회에서 "중개수수료와 결제수수료, 점주 부담 배달비를 포함한 총비용에 합리적 상한을 마련해야 한다"며 "무료배달 비용이 입점업체에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공정한 분담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수료 상한제가 플랫폼의 비용 부담을 다른 시장 참여자에게 전가하거나 시장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상품학회가 지난 2일 개최한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토론회'에서 김태영 중앙대 국제물류학과 교수는 "수수료율 상한을 인위적으로 낮추면 플랫폼 생태계 특성상 다른 영역으로 비용이 이동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소비자가 배달·외식을 함께 줄이고 내식으로 이동하면 외식업 전반의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공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지난달 30일 정보통신정책학회와 한국경쟁법학회가 개최한 '플랫폼 수수료 규제의 쟁점' 세미나에서 "수수료 상한 규제 등 사전적 직접 규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온라인 플랫폼 특성상 규제 회피 가능성이 높고 시장의 효율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선주 국회 정무위 전문위원은 법률안 검토보고서에서 관련 법안이 "배달플랫폼 사업자의 지위 남용 행위를 예방하고, 입점업체의 수수료 부담을 경감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수수료 규제를 통해 플랫폼이 수수료를 과도하게 높게 정하거나 무료배달 홍보 비용 등을 입점업체에 전가하는 불합리한 행위를 방지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김 전문위원은 "시장 지배력 확대와 불공정거래 우려가 배달플랫폼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닌 만큼, 배달플랫폼만 별도 입법으로 규제하는 것이 적절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규제가 과잉금지 원칙과 영업의 자유,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날 수 있다는 의견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ju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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