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축제, 도 넘은 기업후원…'기업-학생회 윈윈'vs'상업화 변질'

입력 2013-05-23 10:54  


대학 축제가 기업 홍보의 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21일 찾은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에서는 축제가 한창이었다. 동아리나 학과 부스 외에도 옵티머스 G 프로, 미쟝센(헤어용품업체), 로아커(이탈리아 과자 브랜드) 등의 홍보 부스가 설치됐다. 기업들은 이렇게 축제 기간 동안 학교 내에 홍보 부스를 설치하고 주최 측인 총학생회에 '후원금'을 전달한다.

기업들에게는 대학 축제가 좋은 홍보 기회다. 소비자인 대학생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친숙한 이미지를 쌓을 수도 있다. 때문에 대학생들이 많이 사용하는 컴퓨터나 화장품, 음료 등을 축제에서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총학생회는 학교 축제에 기업들의 자리를 마련해주고 받은 후원금으로 더 풍족한 축제를 만들 수 있다. 더 다양하고 질 좋은 이벤트를 열 수 있기 때문이다. 공연에 부를 수 있는 연예인의 폭도 넓어진다.

서울시립대학교 총학생회는 "축제 때 기업들이 홍보 부스를 설치하게 하고 (부스 당) 50만 원 정도로 후원을 받는다"고 밝혔다. 또 "축제 기간이 되면 여러 곳에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의 홍보 이벤트 기획안을 가지고 온다"며 "축제 분위기에 맞춰 흥도 돋우면서 학생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홍보 부스를 유치한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인 이현용(26)씨도 "(기업이 학교 축제를 후원하는 것에 대해) 별다른 거부감은은 없다"며 "기업은 홍보할 수 있고 우리는 즐길 수 있어서 좋은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기업과 대학 축제가 언제나 '상부상조'하는 것만은 아니다. 기업들의 홍보 부스에서는 공짜로 경품을 나눠 주는데, 여기에만 사람들이 몰려 정작 학생들이 준비한 학과·동아리 부스는 찬밥신세다.

고려대에서도 학생들이 직접 먹거리를 만들어 파는 부스를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과자와 텀블러, 샴푸 등을 증정하는 기업들의 홍보 부스에만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다.

고려대 사회학과 4학년인 유인지(23)씨는 "(기업 홍보 부스에서는) 공짜로 게임도 하고 선물도 받아 좋다"며 "학교 동아리에서 하는 부스에 가면 다 돈을 내야 해서 오히려 잘 가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 미쟝센 홍보담당인 김혜리씨는 "부스에서 헤어 스타일리스트가 직접 학생들의 변신을 도와주는데, 학생들이 오랜 시간 줄을 서서 기다린다"고 현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대학 축제가 '기업들의 홍보 축제'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지 않는 학교도 있다.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에서는 올해 축제에서 기업들로부터 '홍보 부스 설치비'를 받지 않았다. 기업들의 후원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다 보니 학생들이 부스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더 확보할 수 있었다.

동국대 총학생회는 "(부스 설치비를 명목으로) 기업 후원을 받으면 (축제가) 상업적으로 변질되기도 하고 횡령으로 연결될 만한 여지가 있다"며 "이번 학생회에서는 기업에서 후원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기업 후원을 받지 않다 보니) 학생회 재정 운영을 더 투명하게 할 수 있어서 학생들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효준 인턴기자 winterrose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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