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오바마, 세월호 묵념 제안…단원고에는 백악관 목련 묘목 전달

입력 2014-04-25 21:02   수정 2014-04-26 04:15

정상회담·만찬도 '애도 코드'

朴대통령에 16일 게양 성조기 전하며 '위로'
"한국의 미래인 젊은이들 피해에 깊은 슬픔"
양국 정상, 10여분간 靑 정원서 '친교산책'



[ 도병욱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라는 시점을 감안해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다만 양국 정상은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나눴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25일 전했다.

세월호 희생자 위해 묵념한 오바마

차분한 분위기는 오바마 대통령의 청와대 첫 일정인 공식환영식부터 시작됐다. 환영식은 10분 정도 열렸다. 지난해 12월3일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공식환영식이 15분간 이어진 데 비해 5분가량 줄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시작하기 직전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묵념을 제안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국민들을 대표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자 한다”며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은 피해를 본 데 대해 깊은 슬픔을 느끼고, 젊은 사람들은 한국의 힘과 미래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더욱 더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에 두 정상과 배석자들은 30초간 고개를 숙여 묵념했다. 박 대통령은 “사고가 난 후에 오바마 대통령께서 직접 위로의 뜻을 전해주시고, 구조함 파견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줘서 우리 국민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며 “한국 국민들도 이 위기를 반드시 극복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답했다.

성조기·목련 전달한 까닭은

오바마 대통령은 또 박 대통령에게 세월호가 침몰한 지난 16일 백악관에 게양한 성조기를 전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는 군인이나 참전용사가 목숨을 잃었을 때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국기를 증정하는 전통이 있다”며 “이 국기는 세월호가 침몰한 바로 그날 백악관에 게양됐던 국기인데, 미국의 정신으로 미국민을 대표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 정부를 통해 안산 단원고에 백악관 목련 묘목도 전달했다. 기증된 목련은 앤드루 잭슨 미국 7대 대통령이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부인을 기려 1800년대 중반 백악관 잔디밭에 심은 것으로, 많은 미국 대통령이 이 나무에 정서적 가치를 부여해왔다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간소한 업무만찬…메뉴는 한식

차분한 분위기는 만찬행사까지 계속됐다. 양국 정상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업무 만찬을 함께했다. 업무 만찬은 만찬 자체에 초점을 두는 국빈만찬과 달리 식사와 함께 현안을 논의하는 실무 성격이 짙다.

상대적으로 간소한 업무 만찬을 선택한 것 자체가 애도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만찬 메뉴는 한식이었다. 어린 시절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하와이에서 자란 오바마 대통령은 불고기와 잡채, 김치 등 한식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두 정상만의 산책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함께한 일정 중에는 ‘친교 산책’도 있었다. 양국 정상이 청와대 소정원에서 약 10분간 함께 산책한 것이다. 이 일정은 지난해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으로 두 정상이 백악관 내 로즈가든 옆 복도를 10여분간 산책한 것에 대한 화답 차원에서 이뤄졌다. 당시 두 정상은 통역을 비롯한 배석자들을 물리고 로즈가든을 따라 10여분간 걸으면서 가족관계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문화재 9점 반환 행사도

양국 정상은 이날 문화재 인수 행사도 소화했다. 미국이 오바마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대한제국 국새였던 황제지보 등 문화재 9점을 반환한 것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이들 문화재는 6·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이 덕수궁에서 불법 반출한 것으로, 지난해 11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국(HSI)에 의해 압수돼 불법 반출 사실이 확인됐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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