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이상 고령자 보험,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자 보험도 나올 것"

입력 2015-10-01 18:22  

22년 만에 보험규제 대개혁

보험 규제 완화…출시 예상되는 상품들
임종룡 "붕어빵 상품 양산하는 약관 폐지"
보험료율 비교공시 강화로 가격 내려갈 듯



[ 박동휘 / 이지훈 기자 ]
금융위원회가 ‘그림자 규제’ 형태로 유지되던 보험상품 사전신고제를 3년간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한 것은 두 가지 배경에서다. 보험회사의 자율성을 빼앗아 다양한 상품이 나올 수 있는 토양이 사라진 게 첫 번째 이유다. 소비자 보호와 보험사 건전성 유지를 위한 규제가 역설적으로 보험사들의 ‘밥그릇’을 지켜주는 역할을 해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다는 점도 고려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사진)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규제의 역설’을 여러 번 강조했다. “은행, 증권 등 다른 금융업종과 달리 유독 보험산업만 ‘빅3’가 10년째 그대로”라고 했다. 생명보험에선 삼성, 한화, 교보생명으로 이어지는 순위가 2005년부터 그대로다. 손해보험은 삼성, 현대, 동부화재 순위가 변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이들 3사의 2005년 시장 점유율(59%)이 작년 말까지 유지됐다.

금융위는 보험산업 내 활력이 떨어진 이유를 촘촘한 규제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1993년 보험업법 개정을 통해 보험상품 사전인가제를 없앴지만 현실에선 금융감독원이 규정과 지침을 통해 상품 개발에 일일이 간섭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특정 암을 소액암으로 분류할지, 일반암으로 정할지에 대한 결정까지 금감원 조사역이 체크한다”며 “심사 담당이 출산 휴가 등의 이유로 갑자기 바뀌면 마케팅 전략까지 다 짜놓은 상품 출시가 몇 개월씩 보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지적했다.

대형 생보사의 경우 중도해지환급금은 줄이되 만기에 돌려받는 돈은 늘린 종신보험을 준비했지만 소비자 민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상품 출시를 거부당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나중에 외국계 보험사가 하겠다고 하자 그때서야 허가해 줬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보험사들은 새로운 상품 개발보다 판매 채널을 강화해 기존 상품을 더 많이 파는 데 집중했다. 임 위원장이 이날 “국내 보험업계가 양적 경쟁에 치중하면서 질적 성장을 못하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금융위는 보험료율 비교공시 등 경쟁을 촉진할 방안도 함께 내놨다. 보험사에 자율을 주되 무한경쟁의 짐을 짊어지게 하겠다는 의도다. 이렇게 되면 보험료가 더 내려갈 것으로 금융위는 내다봤다.

보험사들은 금융위의 규제 완화 발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보험사 관계자는 “비슷한 상품만 내놓도록 유도하는 표준약관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는 것은 획기적?변화”라며 “중간만 가면 살아남는다는 업계 풍토가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 기획력이 떨어지는 소형 보험사들은 도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보험사들은 75세 이상 고령자와 고혈압·당뇨병 등의 질병을 앓았던 보험 소외계층을 위한 틈새형 상품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상품은 1년이나 3년 단위로 갱신해야 하기 때문에 고령자 등 보험 소외계층이 받는 혜택이 적었다”며 “여러 데이터를 분석해봐야 하겠지만 보험사들이 위험을 좀 더 감수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자산과 연계한 연금보험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연금보험은 투자 대상을 국내 자산으로 한정하고 있지만 이를 브라질 등 신흥국 투자 자산으로 넓힐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보험사들에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라며 “다만 위험에 대한 책임은 보험사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설명했다.

박동휘/이지훈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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