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경주마 기대주들, 경마유학 ‘붐’

입력 2016-02-25 10:37  

한국산 최고 혈통 9마리 경주마 경기력 향상 위해 지난해 6마리 이어 미국 유학
미국 유학파 ‘서울불릿’ 6전 전승 ‘경마유학’ 붐 조성...훈련비 10배 넘어도..기량 향상 기대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마주로 활동하고 있는 정영식 씨(56)는 지난해 구매한 1세 경주마 두 마리를 미국으로 유학 보내기로 결정했다. 미국에서 훈련을 받고 국내로 복귀해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서울불릿’을 보고 유학을 결심했다. 세계 최고수준의 경주마 훈련시스템을 통해 최강의 국산마를 만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정씨는 세계최고의 트레이너들이 운영하는 미국 유명 훈련센터를 경주마 유학 대상지로 꼽았다. 1년 동안 훈련비와 비행기 삯을 합쳐 2억원 이상이 들지만, 그는 유학파 경주마들이 보여준 가능성에 주목했다. 최근 미국 훈련센터의 시설과 프로그램을 살펴본 그는 “경주마 1세 시절은 사람으로 치면 청소년 시기처럼 경기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간이다. 1세마를 위한 최적의 훈련 프로그램과 넓은 초지 등 환경이 마음에 들었다. 국내 훈련비용에 비해 10배 정도 높지만 애마의 기량이 좋아지는 비용이라고 생각한다”고 유학 배경을 밝혔다.

사람도 아닌 경주마를 대상으로 한 ‘유학’ 바람이 뜨겁게 불고 있다.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는 지난해 경주마 6마리가 처음으로 유학을 떠난데 이어 오는 27일 9마리의 1세 경주마들이 기초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고 밝혔다. 해외 유학을 떠나는 경주마는 ‘메니피’, ‘엑톤파크’, ‘록하드텐’ 등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특급 씨수말의 자마들로 한국경마를 대표하는 최고의 혈맥들이다.

경주마 유학은 한국 경주마의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선진 훈련 기술 체득을 통한 우수 국산마 배출을 위해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마주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마주들은 뛰어난 혈통의 경주마 구매와 해외유학에 대한 비용을 담당하고 한국마사회는 경주마들에 대한 혈통 분석 및 해외 훈련을 위한 전반적인 업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주마 유학은 미국 유학파 ‘서울불릿’의 성공에 힘입어 붐이 일고 있다. 서울불릿(5세, 거세, 김영관 조교사)은 2013년 2세 당시 미국원정마로 선정돼 미국 현지에서 기승순치부터 체력훈련을 받고 한국으로 돌아와 지난해 5월 GC트로피 특별경주를 포함해 6전 6승, 즉 100%의 완벽한 승률을 기록하는 등 미국유학파의 성공신화를 써가고 있다. 여기에 해외 원정을 위해 해외에서 훈련을 받은 ‘필소굿’과 ‘위너포스’, ‘파워풀코리아’ 등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보여주며 ‘경마 대박’을 터트린 것이 경주마 해외유학 붐을 조성한 출발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국 유학 경주마들은 국내 유명 씨수말 자마 1200마리를 대상으로 혈통 및 체형 검사를 통해 1차 후보마를 선발하고 여기에 DNA 검사 등 최첨단 선발방법을 도입해 9 마리의 최우수 마필을 가려냈다. 지난해 리딩사이어 1, 2위를 기록한 씨수말‘메니피’와 ‘◑憐컵?rsquo;의 자마들이 3마리씩 원정마로 뽑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씨수말 ‘메니피’는 2008년 씨수말로 ‘데뷔’했고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최고의 종마인 ‘리딩 사이어(Leading Sire)’로 군림했다. 메니피 자마들의 상금액(수득상금)이 가장 많았다는 뜻이다. 지난해 메니피의 자마들이 거둔 상금은 76억8083만원이다. 자마들의 성적이 뛰어나 몸값으로만 100억원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엑톤파크는 지난해 대통령배를 제패하며 최강의 국산마로 평가를 받고 있는 ‘트리플나인’을 배출했고, ‘록하드텐’, ‘비카’ 자마 역시 모래 주로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화물기 편으로 뉴욕 JFK공항에 도착한 9마리의 경주마들은 오칼라 주의 닉디메릭(Nick de Meric) 경주마 트레이닝 센터에서 약 1년간 훈련을 받게 된다. 이들 경주마들은 처음에는 데뷔를 위한 기승순치부터 스피드 위주의 미국 현지 훈련프로그램을 소화해 최강의 국산마로 태어나게 된다. 훈련성과에 따라 해외 경주 출전뿐만 아니라 국내로 복귀해서는 삼관경주 등 대상경주에 도전하게 된다.

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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