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고집' 꺾고 변신한 두유업체

입력 2016-11-06 18:14   수정 2016-11-08 16:56

참기름·김 출시…정식품, 코코넛우유 내놔

두유시장 2013년 이후 침체…식품·음료로 돌파구 찾아



[ 노정동 기자 ]
1974년 설립돼 40년 넘게 두유 관련 제품만을 생산한 삼육식품이 이르면 올해 말부터 참기름을 판매한다. 올해 초 두유 전문회사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선언을 한 뒤 나오는 첫 결과물이다. ‘베지밀’로 유명한 정식품도 지난 4월 코코넛 밀크를 내놓으면서 두유와 관련 없는 식물성 음료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두유시장이 침체기에 빠지자 두유 전문기업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두유 외길에서 건강식품으로

‘삼육두유’로 유명한 삼육식품은 전북 운주에 있는 제2공장에서 만든 참기름을 시판할 예정이다. 제품개발을 끝내 놓고 유통업체들과 구체적인 납품 조건 등을 협상 중이다. 삼육식품은 ‘건강한 참기름’을 내세워 시장에 나와 있는 기존 참기름 제품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육식품은 9000억원대에 이르는 조미김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지난 5월 삼육수산을 인수했다. 삼육식품은 조미김 생산을 통해 두유 제품에만 치중한 상품군을 다양화하는 동시에 수출 판로도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육식품 관계자는 “중국인 등 해외 관광객이 국내에서 가장 많이 구매하는 품목 중 하나가 조미김”이라며 “김을 통해 앞으로 해외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육식품은 올해 초 두유 전문제조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의 변화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12년 자리에서 물러난 박신국 사장을 김태훈 사장의 후임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박 사장은 이번 참기름 생산의 발판이 된 ‘삼육유기농자연식품’ 인수(2010년) 등 이전 재임 때 두유 일변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주도했었다. 박 사장은 회사로 돌아오자마자 품목 다변화와 유통시장 확대를 위한 신사업 계획을 짰고,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 있는 식품회사도 물색했다.

1973년 베지밀을 개발해 국내 두유 시장을 개척한 정식품도 지난해부터 두유를 대체할 만한 음료를 적극적으로 출시하는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올 4월에는 ‘리얼 코코넛 밀크’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식물성 음료 시장에도 진출했다. 두유에만 쏠려 있는 매출 구조를 분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정식품을 창업한 정재원 명예회장은 소아과 의사이던 시절 우유 속에 들어 있는 유당 성분을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유당소화장애) 환자를 접한 뒤 우유 대용식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1967년 콩으로 제조한 베지밀을 개발했다. 이후 40년 넘게 두유 제품만 내놨다. 정식품 관계자는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에 대응하기 위해 두유 이외의 제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두유시장 매출 감소세

두유 전문회사들이 이 같은 변신에 나선 이유는 국내 두유 시장이 몇 년째 침체기에 빠졌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전문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두유 시장은 2013년 3950억원, 2014년 3750억원, 2015년 3620억원으로 매년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음료 시장이 커지면서 대체 제품이 많아지고, 젊은 층의 수요가 감소해서다.

삼육식품 관계자는 “젊은 소비층이 다소 무겁고 텁텁한 맛을 가진 두유를 외면하는 것이 두유 시장이 위축되는 원인”이라며 “제품군을 다각화하면서 이들 소비층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신제품 개발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두유 시장에선 30여개 업체가 200개가 넘는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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