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 뷰] 김주현, '판도라'를 선물 상자로 바꾸다

입력 2016-12-13 14:30  

영화 '판도라' 연주 役 김주현 인터뷰
"연기에 대한 목마름, '판도라'로 채웠죠"




'괴물 신인'이라는 수식어가 호들갑스럽지 않다. 영화 '판도라'의 김주현은 쟁쟁한 선배 연기자들 사이에서도 강단있게 제 몫을 해냈다.

이 영화는 국내 최초로 원자력발전소 폭발을 다룬 작품으로, 4년 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주 개봉했다.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은 박정우 감독은 영화 흥행에 대해서는 알수 없다면서도 김주현이라는 낯선 여배우의 성공 가능성은 높게 점쳤다. 김주현은 '판도라'에서 남자주인공 재혁(김남길)의 연인 연주로 분했다.

그는 오디션 당시만 해도 '판도라'에 자신이 출연할 수 있을지 몰랐다.

"처음 오디션을 본 뒤 감독께서 확답을 주지 않았거든요. 연주 캐릭터에 욕심이 좀 났죠. 감독께 '저를 선택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김주현은 연주 역할을 확정하고 난 후 촬영에 들어가기까지 한 달 남짓한 시간 동안 오직 영화만 생각했다. 캐릭터 분석에 힘을 쏟으면서도 틈틈히 운전 면허까지 땄다.

"극 중 연주는 마을주민을 모아 피난길에 앞장서요. 버스 운전이 가능해야 했죠. 2종 보통 면허를 가지고 있었는데 1종을 따야 했어요. 다행히 면허 취득은 어렵지 않았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실전은 또 다르더라고요. 시동은 자꾸 꺼지고 기어 변속도 어렵고, 촬영에 지장을 줄까 걱정했어요."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경상도 사투리였다. 김주현은 매일같이 사투리 대사를 녹음해 박정우 감독에게 보냈다. ‘그만 좀 보내라’고 타박을 받을 정도였다.

"생소한 사투리에 감정을 담아 연기하려니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영화사에서 소개해준 사투리 선생님과 계속 연습했습니다. 어렵기는 했지만 연주의 감정이 관객에게 닿는 것에 중점을 뒀어요."

여성적인 것과 거리가 먼 연주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몸무게도 늘렸다.

"감독과 캐릭터에 관해 이야기를 하다 보니 풍기는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살도 많이 찌우고 권투도 했죠. 근력을 만들어야 했거든요. 그런데 짧은 기간 동안은 무리였나봐요. 결국 의상 속에 패드를 넣고 촬영했습니다."

신인 배우에게 혹독한 촬영 현장에서도 김주현은 주눅 들지 않았다. 영화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남길은 '박정우 감독이 김주현을 고집했던 이유를 알것 같다'고 말했다.

"조감독께서 어느 날 '너 멘탈 좋다'라고 했어요. 하지만 NG를 내면 수백명이 다시 가야 하니까 실수에 대해 스스로 자책하거나 시간 낭비 할 시간이 없었어요. 단지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며 촬영에 들어갔죠."

김주현은 '판도라'를 만나기 전까지 의도하지 않은 공백기를 갖기도 했다. 2007년 공포 영화 '기담'으로 데뷔해 2014년 드라마 '모던파머'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이후 출연작은 전무하다.

"부족한 것이 많았던 시기였어요. 중간에 한 작품에 캐스팅됐다 무산되기도 했어요. 연기를 오랫동안 못해 갈급함이 컸습니다. '판도라'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어요. 서른 살 마지막을 일하면서 보낼 수 있어 기쁘네요."

김주현의 연기 인생은 이제, 시작이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사진=변성현 기자,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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