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케빈 나 "일방적 파혼 아냐…가족과 내 명예 지키고 싶다"

입력 2019-08-16 11:48  

케빈 나 "반복되는 집안 반복에 결혼 어려운 상황"
케빈 나 "전 약혼녀, 성적학대로 몰아 내 명예훼손"
케빈 나, 전 약혼녀 "성노예 삶" 주장은 "허위비방"
결혼 끝내 감행하겠다 해서 "사랑하지 않는다" 말해
재판부 "성노예는 명백한 허위사실" 배상판결하기도
케빈 나 "참아왔지만 명예훼손 댓글, 기사 강력대응할것"



"파혼을 하게 됐지만 한때 서로 좋아했던 사람인데 서로를 비난하는 모습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어요. 이제 제 소중한 가족을 지키고 제 명예를 찾기 위해 진실을 말하려 합니다."

최근 부부 예능프로그램인 '아내의 맛'에 가족과 출연했다가 5년전 전 약혼녀 정 모(32)씨와의 파혼과정과 소송 등이 재조명되며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재미교포 프로골퍼 케빈 나(36.나상욱)가 결국 입을 열었다.

케빈 나는 15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파혼사실 자체는 유감이지만 아무런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사실혼 관계를 파기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파혼 이후 수년간 여러 매체에서 인터뷰 요청을 해왔지만 다 거절했다. 오로지 여성인 정씨를 배려했던 것이다. 내가 억울해도 참고 오직 경기에 집중하며 열심히 살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팬들도 내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기 위한 의도가 분명한 성적인 얘기를 입에 올리고 자극적인 말을 만들어내서 공인으로서의 명예를 훼손시켰다"면서 "정씨 측에서 '성노예'라는 학대나 농락을 의미하는 단어로 보도자료를 낸 이유는 단 하나다. 정씨 아버지가 마지막 만남에서 호언장담했던 것처럼 날 '대한민국에서 얼굴 못들고 다니게 하기 위해서'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사실혼 파기 소송 외에 별도로 케빈 나가 정씨 측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승소한 판결문에도 "정씨가 사실혼 관계에서 케빈 나로부터 성적 학대나 농락을 당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며 그에 대한 책임은 거짓말을 한 정씨에게 있다"고 명시돼 있다. 재판부는 정씨가 언론에 허위사실을 유포해 케빈 나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물어 명예훼손 판결로는 이례적으로 3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할 것을 명령했다.

하지만 성적 학대 관련 보도는 일파만파 보도된 데 반해 그런 주장이 허위사실 유포였다는 내용은 크게 보도되지 않았다.

케빈 나는 "'성노예였다'는 말이 허위사실이라는 것이 판결났지만 난 공인으로서 큰 이미지 손상을 입은 뒤였다"면서 "파혼 결정에는 이유가 있었다. 갈등이 반복되면서 뻔히 앞이 불행한 결혼생활이 보이는데 아닌걸 알면서도 약혼을 했다는 이유로 결혼까지 할 수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케빈 나가 큰 상처를 받은 정씨의 발언은 "오빠는 외모도 별로, 몸도 별로, 학벌도 별로야…오로지 볼 거라고는 골프 잘 치는거 그거 하나빼고는 아무것도 없잖아"였다.

그는 "사귀던 도중 그 일로 크게 싸웠다"고 전했다.

이어 "남녀간 헤어지는 이유는 수백가지가 있다. 당사자만이 안다. 그 모든 이유를 내가 설명할 수는 없다"면서 "싸우면서 노력도 많이 해봤지만 미래가 없겠다 생각이 들었다. 남녀간 끊이지 않는 갈등을 겪다가 누군가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꺼내면 그게 일방적 파혼인가. 결혼 생각한 분이랑 헤어질 땐 나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왜 다들 난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걸까"라고 반문했다.

숱한 의혹에 마음고생을 했지만 진실공방을 벌이지 않기로 마음 먹었던 케빈 나는 마음 고생 끝에 지난해 7년만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케빈 나는 밀리터리 트리뷰트에서 우승 후 한국말로 "믿고 응원해줘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히며 눈물을 쏟았다.

4년 동안 마음 속으로만 묻어뒀던 억울했던 감정이 터져나온 것이었다.

그렇다면 정씨 측이 '난 성노예였다'며 스스로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케빈 나 부모님은 이에 대해 마지막으로 한국에 들어와 정씨 부모측과 최종만남을 가졌을 당시를 회상했다.

케빈 나 아버지는 "당사자 간 합의하기로 하고 나간 자리에 정씨 측은 몰래 변호사를 대동하고 나왔다. 이미 소송을 준비하고 있었으니 결과가 좋을 리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정씨 아버지는 "잡혀 있던 결혼 날짜를 미루고 시간을 갖자"는 케빈 나 측의 말에 "당신네들이 참석하든 안하든 제 날짜에 결혼을 거행할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케빈 나는 "정씨 측은 청첩장을 이미 뿌리고 주위에 사위가 케빈 나라고 말하며 사인 모자까지 돌린 상황에서 파혼을 한다는 것은 체면이 무너지는 일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체면 때문에 결혼을 할 수는 없지 않나. 지금 둘 다 행복하지 않은데 나중에 이혼을 하느니 지금 파혼하는게 낫겠다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런 결정을 짓고 양가가 헤어지자 "대한민국에서 얼굴 들고 다니지 못하겠다"는 말처럼 만남 다음날 한국오픈에 참가한 케빈 나의 경기장에서 정씨 어머니는 "내 딸의 인생을 돌려달라"면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이고 "1년간 성노예 생활을 했다. 경기스트레스를 성관계로 풀다가 싫증나니 파혼했다"는 취지의 보도자료가 다음날 언론에 뿌려졌다.

하지만 정씨는 케빈 나와 마지막 만남에서 "오빠랑 같이 있는 게 좋으니까. 오빠랑 시간 보내는 게 좋으니까 놓을 수 없다"면서 "난 살면서 원하는 걸 다 가져왔다. 오빠가 날 사랑하지 않아도 내가 좋으니까 괜찮아"라고 말하며 끝까지 파혼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골프를 치는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부모를 보며 남들보다 특별한 부모자식 관계로 지내온 케빈 나는 자신의 어머니와 갈등을 겪고 자신과도 맞지 않는 상대와 결혼을 감행할 수는 없었다고.

상처를 받더라도 빨리 정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내가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를 놓을 수 없느냐"고 물었다.

케빈 나는 "나중에 정씨 어머니께서 인터뷰를 통해 '딸을 좋아하긴 했는데 사랑하진 않았다고 하더라. 그게 뭔가. 약혼식을 올리고, 1년이 넘는 시간을 데리고 다니면서 희롱한 건가'라고 했지만 내 입장에서는 맞선 식으로 만난 것이기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되면 빨리 정을 떼서 정리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케빈 나 아버지는 "정씨 측에서는 자극적인 내용을 이미 언론에 뿌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시합을 취재하러 온 기자들에게 이 내용을 모두 뿌렸다"면서 "약혼을 파기할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당사자들의 문제 뿐 아니라 서로 부모와의 관계가 한꺼번에 얽혀 약혼이 깨지게 된 것이다. '아내의 맛' 촬영하면서 이런 상황이 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2015년 9월 23일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부장판사 이수영)는 정씨가 "일방적인 파혼을 당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케빈 나를 상대로 낸 약혼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정씨에게 2억19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당시 정씨는 손해배상액으로 5억원을 청구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자택 구입시 보탠 1억원과 정신적 피해보상에 따른 1억원, 결혼식 예약 취소에 따른 위약금 1400만원, LA체류비 등을 배상액의 산출 근거로 삼았다.

2016년 5월 18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김용석)는 정씨가 케빈 나 측을 상대로 낸 약혼해제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정씨에게 3억16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1심에서 인정된 위자료 5000만원 대신 3000만원, 재산상 손해액 1억6900여만원 대신 1억2400여만원으로 그 액수를 줄였지만 다만 1심에서 인정하지 않았던 재산분할 부분은 1억6200여만원을 인정했다.

2017년 대구고등법원 제3민사부는 케빈 나가 정씨 측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성노예'를 증명할 근거가 없으며 두 사람은 행복한 사실혼 관계였다. 정씨가 사실혼 관계에서 케빈 나로부터 성적 학대나 농락을 당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다"라며 "정씨는 케빈 나 측에 손해배상액 3천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정씨와 케빈 나는 2013년 4월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만났고 진지한 관계로 발전해 같은 해 12월 약혼했지만 끝내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2014년 파혼했다.

정씨가 케빈 나로부터 부당한 성학대를 받았음을 암시하며 '성노예로 살다가 일방적으로 파혼을 통보받았다'고 허위주장을 편 사실이 재조명돼 논란이 확산되자 TV조선 측은 "케빈 나 부부의 '아내의 맛' 촬영분을 방송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방송사 측은 "제작진이 케빈 나를 섭외했던 당초 취지는, PGA 투어에 진출한 세계적인 골퍼의 성공담과 더불어 그의 인간적인 면모와 가족애를 재조명하는 것"이었다면서 "케빈 나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에게서 세계랭킹 33위 프로골퍼가 되기까지의 험난했던 과정에서의 치열했던 노력과 인간적인 애환 등을 느낄 수 있었고, 또 프로선수를 내조하며 살아가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기존 방송에서 소개되었던 부부들과는 또 다른 케빈 나 부부만의 색다르고 진솔한 가족 이야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된 케빈 나의 결혼 전 소송 건에 대해서는 종전에 마무리된 사안인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최근 불거진 논란으로 인해 아직까지도 당사자 간 주장이 불일치하는 부분이 존재하고 있는, 좀 더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는 판단이 들었다. 이런 와중에 섣불리 방송을 내보내는 것은 또 다른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긴 논의 끝 케빈 나 부부의 촬영분을 방송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케빈 나는 둘째 출산을 며칠 앞둔 만삭 아내에게 이같은 불미스러운 일로 스트레스를 준 데 대해 미안한 마음을 표했다.

아울러 "방송에는 초호화 럭셔리 라이프라는 설명이 나갔지만 난 그런 내 삶을 우쭐거리고 자랑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라면서 "내가 그동안 피땀 흘리며 성실히 노력해서 이렇게 성공했다는 걸 보여주면서 가정적이고 검소한 진실된 인간적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 모습이 전해지지 못한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 "내 가족과 공인으로서의 내 명예를 지키기 위해 근거없는 사실을 유포하는 이들에게 법적으로 강경대응할 방침이다"라며 "그동안 억울해도 내가 참으면 되겠지 하며 삭힌 게 이런 화살이 돼서 돌아왔다. 그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 이번 인터뷰가 내 한을 풀어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내 인격을 둘러싼 누명을 벗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케빈 나는 최경주에 이어 두번째로 PGA 투어에 진출한 한국인이다. PGA 세계랭킹 33위로 누적 상금이 3000만달러(약 360억원)에 달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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