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퇴직연금 수익률, 한국의 5배 육박

입력 2026-04-28 17:27   수정 2026-04-28 17:54

미국 호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한국보다 높다. 고수익을 내거나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설계한 기금이 가입자의 선택을 받는 제도가 정착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대표적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인 ‘401k’의 2023년 수익률은 8.8%였다. 5년(2019~2023년) 평균 수익률은 연 10.12%로 더 높다. 2024년 이후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간 점을 감안하면 수익률은 더 올라갔을 가능성이 크다.

DC형은 가입자가 직접 운용 방법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401k는 미국 국민 7000만 명(지난해 말 기준)이 가입한 퇴직연금으로 운용자산만 10조1000억달러(약 1경4800조원)에 달한다. 매년 운용자금의 7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미국 증시의 큰손 중 하나다. 미 정부가 2006년 디폴트 옵션(사전지정 운용) 제도를 도입한 뒤 대부분 미국 연금은 투자 자산의 70% 이상을 주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호주의 DC형 퇴직연금인 ‘슈퍼애뉴에이션’은 2024년 11.1% 수익률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5년 평균 수익률은 연 6.7%다. 원리금보장형이 아예 없는 디폴트옵션 제도(마이 슈퍼)를 통해 예금 금리를 한참 웃도는 수익률을 내고 있다. 호주에선 퇴직연금 가입자가 투자 상품을 선택하지 않으면 안정형, 균형형, 고성장형 등으로 구성된 여러 디폴트옵션 가운데 중위험 포트폴리오로 구성된 균형형으로 자동 운용된다. 호주 정부는 매년 퇴직연금 사업자의 장기 수익률 등을 평가해 성과가 낮은 곳을 퇴출한다. 이 같은 무한경쟁이 사업자별 운용 능력을 강화하는 동력으로 평가받는다.

오랫동안 저금리에 갇힌 일본도 DC형의 경쟁력을 강화해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2002년 개인형 DC인 ‘이데코(iDeCo)’를 도입해 세제 혜택을 늘렸다. 이데코는 납입액을 모두 소득공제 해주고 운용이익에도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나중에 연금을 수령할 때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이데코 가입 자격을 만 60세 미만에서 65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노사 합의와 규약 변경 없이도 기업형 DC 가입자가 이데코에 중복 가입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데코의 2023년 수익률은 7% 수준으로 알려졌다. 기업형 DC도 같은 해 13.3% 수익률을 냈다. 5년(2019~2023년) 평균 수익률은 연 6.02%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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