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한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휘청이고 있다.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결과에 불만을 품은 비(非)반도체 사업부문 조합원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과반 노조 지위를 잃게 될 위기에 처했다. 2일 노동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6만5870명으로 집계됐다. 과반 노조 지위를 유지하려면 조합원 약 6만4500명을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정점을 찍었던 때에 비하면 약 1만명이 이탈한 상황. 지난 4월17일만 해도 초기업노조 조합원은 7만5300명에 달했다. 3월 말 처음 7만명대를 돌파한 뒤 계속 늘어났던 조합원 수는 지난달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지난달 8일 기준 7만3300명으로 감소한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걸었다. 같은 달 18일엔 하루 전 노조 집행부가 규약을 개정해 월 수백만원 수준에 이르는 직책수당을 지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탈퇴 행렬이 이어졌다.
같은 달 27일엔 6만9935명으로 줄어 7만명대가 붕괴됐다. 이날은 임단협 잠정 합의안을 놓고 진행된 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찬반 투표가 종료된 날이자 최종 타결이 이뤄진 시점이었다.
계속 조합원들이 이탈하는 배경엔 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사업부만 '돈잔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 노사는 앞서 DS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신설 등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메모리사업부는 1인당 평균 약 6억원, 비반도체 사업을 맡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약 600만원을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에서도 DS부문 중심인 초기업노조의 경우 80.6%가 찬성표를 던졌다. 반면 DX부문 조합원 비중이 큰 전국삼성노동조합(전삼노)에선 찬성이 21.1%에 불과했다. 잠정 합의안에 대한 투표권이 없어 자체 투표를 진행한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에선 조합원 99.5%가 반대했다.
그럼에도 임단협이 최종 타결되면서 초기업노조 이탈자들이 쏟아졌다. 최종 타결 하루 뒤인 지난달 28일 오전 6만9575명이던 조합원 수는 5시간 만인 같은 날 3시 6만8464명으로 1111명 감소했다.
반대로 전삼노 조합원 수는 지난달 20일 1만6000여명 수준에서 전날 오후 4시 기준 2만905명으로 뛰었다. 동행노조도 당시 약 2600명에 불과했지만 이날 기준 2만368명을 확보한 상태다. 동행노조 집계 결과를 보면 DX부문 전체 인원(5만1717명) 중 39.2%를 조합원으로 뒀다. 동행노조는 1차로 2만6000여명을 확보해 DX부문 내 과반을 달성하고 이후 4만명을 달성하겠다는 2차 목표를 제시했다.
초기업노조는 DX부문 조합원 이탈을 막기 위해 '분리 교섭' 방침을 세웠다. 집행부를 DS부문 5명, DX부문 3명으로 분리해 각 부문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투트랙 교섭 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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