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국으로 돌아가는 인도 기술인력이 늘면서 현지 일자리 기회가 줄고 있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들이 인도 내 글로벌 빅테크의 글로벌역량센터(GCC)로 흘러가 현지 구직자·재직자들 경쟁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자사 미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접속자 가운데 인도 국적 전문직 인증 사용자 1276명을 조사한 결과 53%가 "미국에서 인도로 돌아왔거나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인력을 봤다"고 답했다. "돌아올 계획이 있는 사람을 안다"는 응답은 17%로 조사됐다.
전문인력 컨설팅 업체 엑스페노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미국에서 인도로 돌아간 인력은 약 7300명으로 나타났다. 2024년엔 9700명, 지난해엔 1만5100명이 고국으로 향했다.
문제는 귀환 인력이 늘어나는 만큼 현지 인력들이 체감하는 일자리 기회가 확대되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블라인드 조사에서 "1년 전보다 자신의 직무에서 일자리 기회가 줄었다"고 답한 응답자는 51%로 절반을 넘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23%에 그쳤고 "기회가 다소 늘었다", "많이 늘었다"는 응답은 각각 9%·17%에 불과했다. 일자리 기회가 늘었다고 본 응답을 통틀어도 26%뿐이었던 셈이다.
특히 소비자향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빅테크들 사이에서 인도행 인력이 비교적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블라인드 조사를 보면 인도 현지 아마존 직원 중 57%, 월마트 직원 중 58%, 우버 직원 중 55%는 미국에서 인도로 돌아왔거나 복귀를 준비 중인 인력을 봤다고 답했다. 블라인드는 이들 기업이 인도 GCC를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다면서 "오프쇼어링이 빠르게 진행되는 곳일수록 귀환 흐름이 강하게 체감되고 있다"고 봤다.
블라인드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이 같은 인력 이동의 실질적 수혜자라고 분석했다. 미국 내 비자 리스크가 커지면서 인도계 전문인력이 본국으로 돌아가고 미국 기업들은 이들을 인도 GCC에서 비교적 저렴한 몸값에 다시 채용할 수 있어서다. GCC는 글로벌 기업이 인도 등 해외에 세운 자체 업무·기술 거점이다. 과거엔 단순 지원 조직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엔 소프트웨어 개발, 데이터 분석, 인공지능(AI)·머신러닝(ML), 제품 관리 등 핵심 기능을 맡는 추세다.
현지 인력 입장에선 이는 경쟁자가 늘어나는 결과로도 이어진다. 블라인드에 글을 올린 한 인도 현지 구글 재직자는 "지난 6개월간 평균 보수가 낮아졌다"며 "미국 보수의 5분의 1 수준을 보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직무별 인력 귀환 체감도는 차이를 보였다. AI·ML 엔지니어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작았다. 이 직군에서 기회가 줄었다고 답한 비율은 42%로 나타났다. 반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52%, 제품 직군은 54%, 데이터·분석 직군은 56%가 '일자리 기회 감소'를 토로했다. AI와 가까운 직무는 수요가 유지되는 반면 전통적인 핵심 기술·제품 직군에선 구직 경쟁이 더 치열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귀환 인력이 자신의 경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부정적 응답이 긍정적 응답보다 많았다. 응답자 중 24%는 "내가 지원할 수 있었던 역할을 가져간다"고 했고 15%는 "채용 기준과 연봉 기대치를 높인다"고 답했다. 부정적 응답은 총 39%를 기록했다. 반대로 "시장 전체를 끌어올리고 내 연봉 전망에도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21%였다. "내게 별 영향이 없다"는 중립 응답은 40%로 가장 많았다.
블라인드는 "인도 GCC가 일자리를 늘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기회가 현지 인력에게 온전히 돌아가고 있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인도 현지에선 기존 자리를 두고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 시장이 되고 있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