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신에서 채취한 지방을 몸에 주입해 볼륨을 채우는 시술이 미국에서 인기다. 비만치료제로 살을 뺀 사람이 사라진 곡선을 되찾으려 하면서다. 하지만 기증자와 유족은 자신의 몸이 미용 상품이 될 줄 몰랐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가 대두된다.
13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알로클레이 제조사인 타이거에스테틱스는 지난해 5월 이후 2000명 넘는 환자가 이 제품을 주입받았다고 밝혔다. 시술은 한 시간이면 끝나고 전신마취도, 병원 입원도 필요 없을 만큼 간단해 '점심시간 가슴 성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알로클레이는 자신의 지방을 지방흡입으로 빼내 다른 부위에 옮겨 넣는 기존 시술을 대체하는 제품으로 홍보된다.
수요를 폭발시킨 것은 비만치료제다. 이달 나온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11%가 오젬픽이나 위고비 같은 약을 복용 중이다. 그러나 문제는 살이 빠지면서 원치 않는 부위까지 살이 빠진다는 것이다.
캐럴라인 밴호브 타이거에스테틱스 대표는 "환자들은 체중을 상당히 줄이고 나서, 특정 부위의 볼륨이 사라져 몸이 망가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이 보기에 여성성을 정의하는 부위들"이라고 말했다.
LA의 성형외과 전문의 루이스 마시아스는 비만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지방을 되돌리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그는 "가슴과 엉덩이, 얼굴에 다시 넣고 싶어 한다. 남는 피부를 제거한 뒤 볼륨을 되살리는 아주 흔한 부위"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그 지방이 어디서 오느냐다. 유족과 기증자는 자신의 몸이 이렇게 쓰일 줄 알고 있을까. CNN은 "항상 그렇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장기 기증은 연방법으로 엄격히 통제되지만 시신 전체 기증과 이식용이 아닌 인체조직 은행은 사정이 다르다. 규제가 주(州)마다 제각각이고, 연방 차원의 의무 인증과 면허 제도가 없다. 미 식품의약국(FDA) 규제 대상도 아니다. 해마다 수만 구의 시신을 받는 수백 곳의 시설이 사실상 연방 감독 밖에 있다.
유족이 아무런 대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아서 캐플런 뉴욕대 그로스먼 의대 생명윤리학 교수는 이 산업 전반에 대해 "이타심을 배신해 돈을 버는 것으로 윤리적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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