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7억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사건에서 당선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돌려줘야 하는 금액이다. 국민의힘이 보유한 현금의 두 배를 넘는 데다 역대 최고 반환액의 11배에 달한다.
당장 현금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여의도 중앙당사 매각 가능성부터 소멸시효와 강제징수 문제까지 줄줄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환액은 과거 사례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최고액은 2012년 당선무효가 확정된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에게 부과된 약 35억원이다.

국민의힘의 재산 규모만 보면 반환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한경닷컴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국민의힘의 지난 6월 재산명세서에 따르면 6월 28일 기준 총재산은 1384억1281만원이다. 다만 당장 동원할 수 있는 현금과 예금은 190억1453만원으로 반환 예상액의 47.9%에 그친다. 보유 현금을 모두 투입해도 약 207억원이 부족하다.
현금 전액을 반환금으로 쓰기도 어렵다. 국민의힘은 올해 1월부터 6월 23일까지 인건비로 71억1564만원, 조직활동비로 168억2307만원을 지출했다. 두 항목만 합쳐도 239억3871만원이다. 사무소 운영비 등 다른 지출까지 고려하면 장부상 현금을 모두 가용재원으로 보기는 힘들다.
대신 부동산 자산은 상당하다. 토지는 756억622만원, 건물은 160억1183만원이다.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토지와 건물 신고액만 539억1805만원에 달한다. 윤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되면 당사를 비롯한 부동산을 처분해 반환 재원을 마련해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대선 문제로 당사를 처분한 전례도 있다. 전신인 한나라당은 2002년 대선 불법자금 수수 사건으로 '차떼기 정당'이라는 비판을 받자 2004년 여의도 중앙당사를 매각하고 천막당사로 옮겼다.
당시 매각은 단순한 상징적 쇄신에 그치지 않았다. 당사 매각대금으로 불법 대선자금을 갚고 고가의 당사를 비우면서 대국민 사과와 자성의 뜻을 보이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당은 임차 당사를 전전하다 2020년 미래통합당 시절 현재 여의도 당사를 매입했다. 윤 전 대통령의 형이 확정되면 20여년 만에 다시 대선 문제로 당사 처분론과 마주할 수 있는 셈이다.
국민의힘은 당사 매각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번에 내려진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결론이 바뀔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당사 매각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단순히 5년을 버티면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중앙선관위가 반환청구 소송을 내거나 압류 등 강제징수 절차에 착수하면 소멸시효가 중단되거나 연장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반환 대상자가 납부를 미루면 선관위는 세무서에 강제징수를 위탁할 수 있다. 곽 전 교육감의 경우 세무서가 연금을 압류하는 방식으로 반환금 일부를 회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금까지 환수 실적은 저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의원실이 선관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미반환 선거비용은 236억원으로 전체 반환명령액 273억원의 86%에 달했다. 이 가운데 소멸시효가 지나 회수가 불가능해진 금액도 35억7000만원이었다.

반환 재원을 둘러싼 논란은 여의도 당사 매각 문제로 모이고 있다. 하지만 김준일 평론가는 전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국민의힘이 당사를 샀을 때 가격이 제가 알기로 한 480억원 정도 되는데 지금 (시세로) 900억원이 넘는다. 이재명 정부와 여기 부동산 폭등의 수혜를 가장 많이 본 게 이제 국민의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사를 팔면 된다. 그러면 모든 게 다 해결된다. 임대 들어가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와 유사하게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이 퇴임 후 재개돼 당선무효형이 확정될 경우 민주당도 2022년 대선 비용 434억원을 반환해야 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 점을 들어 반격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사를 팔아야 한다면 민주당 당사부터 먼저 파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도 "민주당도 돈 많다. 그냥 내면 된다"고 부연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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