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부동산 공급·금융·세제 분야별 토론회에 이어 대통령과 국무총리 주재 대토론회를 열며 종합 부동산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초 지난달 말로 예상된 공급 및 금융 대책 발표도 8월 중순 이후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정상화와 주택 공급 확대를 함께 달성할 해법을 찾는 게 그만큼 쉽지 않다는 의미다.이번 토론회에서 한 가지는 분명했다. 현장의 목소리가 예상보다 절박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답은 결국 민간에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공공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지난해 약 170조원이던 LH 부채는 2029년 26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택지와 신도시 조성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지만 투자금 회수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공공이 공급을 사실상 떠안는 구조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제는 공공과 민간이 역할을 나누는 투트랙 공급 체계를 본격화할 때다.
업계에서는 서울 아파트 공급의 80~90%를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담당하는 것으로 본다. 조합원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일반분양을 통해 전체 공급의 20~30%가 새롭게 시장에 공급된다. 도심 공급의 핵심 축이 민간 정비사업인 이유다.
전·월세 시장 안정 역시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 빌라와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는 단기간에 공급을 늘릴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그러나 전세 사기 사태 이후 보증과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됐다. 토론회에서도 비(非)아파트를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거나 금융 규제를 합리화해 공급을 되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도심 복합개발을 담당하는 디벨로퍼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수십 개 필지의 토지를 확보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은 공공보다 민간이 훨씬 효율적이다. 하지만 브리지론(초기 토지 매입 자금)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경색되면서 사업이 중단된 현장이 적지 않다. 금융권이 PF를 일률적인 위험자산으로 취급하는 현재의 구조에서는 공급 확대도 기대하기 어렵다.
물론 공급을 늘리기 위해 개발 규제를 무조건 풀자는 뜻은 아니다. 공급 가능한 땅이 부족하다고 서울 강남 대모산을 그린벨트에서 해제하거나 기존 용적률을 과도하게 높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민간의 과도한 이익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개발부담금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공공기여 등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공급 대책의 성패는 결국 민간의 공급 역량과 투자 의지를 얼마나 회복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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