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들 다 고발"…삼전닉스 '돈잔치' 결국 경찰로 넘어갔다

입력 2026-08-05 09:59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표이사들을 겨냥한 성과급 배임 고발 사건이 경찰 수사 부서에 배당됐다. 두 회사가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떼어놓기로 한 노사 합의를 놓고 소액주주단체가 형사 책임을 물은 사건이다.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5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대표이사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고발 사건이 경기남부경찰청 수사1계와 수사2계에 각각 배당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낸 고발장이 관할 지방청 수사 부서로 내려간 것이다.

고발 대상은 삼성전자 전영현(부회장)·노태문(사장), SK하이닉스 곽노정(사장) 대표이사다.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경영진이 DS 부문 성과급 재원으로 사업성과의 약 12%를 배정하는 합의를 체결했고, 파업에 대한 법적 대응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회사 재산이 유출될 수 있는 합의에 서명했다고 주장했다. 곽 사장에 대해서는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하는 구조를 도입하고 확대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쟁점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의 성격이다. 주주운동본부는 회사 손익에 연동된 성과급이 근로의 대가인 임금이 아니라 경영성과의 사후적 배분이라고 본다. 이 논리대로면 성과급은 노동법상 쟁의 대상이 될 수 없고, 이익을 배분하려면 노사 협상이 아니라 경영진의 제안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9월 기본급 1000%였던 성과급 지급 상한을 폐지하고 해당 구조를 10년간 유지하는 협약을 맺었다. 이어 올해 2월5일 2025년 영업이익 47조2063억원의 10%인 약 4조7200억원을 재원으로 기본급 2964%의 성과급을 집행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이 대목을 두고 "파업의 압박조차 없었으므로 '불가피한 양보'라는 항변의 여지도 없다"고 했다.

같은 사안으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고발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접수돼 있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이 적용됐다. 삼성전자 노사가 노조 예고 총파업을 30분가량 앞두고 경기지방고용노동청 청사에서 잠정합의서에 서명한 지난 5월20일 중재 과정이 문제가 됐다. 주주운동본부는 당시 "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성과급 요구를 놓고 예고된 파업을 막아야 할 노동당국이 오히려 이를 지렛대로 회사에 합의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주주운동본부는 형사 절차와 별도로 이사회 결의 무효확인 소송과 위법행위 유지청구 가처분, 주주대표소송 등 민사 절차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영업이익 적산 성과급으로 가고자 한다면 경영진이 성과배분안을 제안하고 주총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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