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 핀 샤워실, 밥은 반 컵"…이란 앞바다 美링컨함서 무슨 일이

입력 2026-08-14 06:43  


이란 앞바다에 9개월째 떠 있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 승조원들의 '한계 상황'이 알려지면서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링컨함은 지난해 11월21일 5000명의 승조원을 태우고 미 샌디에이고의 모항을 떠났다. 중동으로 가는 도중 12월 괌에 한차례 기항한 뒤 올해 7월7일 오만에 잠시 들를 때까지 208일 연속 바다에 머물렀다. 이는 현대 해군사에서 전례를 찾기 어려운 장기 체류다.

당초 지난 5월 임무를 마치고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복귀 일정이 두 차례 연기됐다. 배치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승조원들의 피로 누적과 사기 저하가 심화했고, 정신건강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에는 수병 1명이 함상에서 바다로 뛰어드는 일도 발생했다. 정확한 투신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당시 이 수병은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여서 무사히 구조됐다.

미 해군은 13일(현지시간) CNN에 보낸 성명을 통해 "함정 내 자살 생각이나 시도가 증가한 것을 관찰하지 못했다"며 링컨함의 복귀 지연과 수병의 투신이 무관하다고 말했지만 링컨함에선 이번 말고도 여러 차례 투신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군 기관지 '스타즈 앤드 스트라이프'는 수병들이 "피로와 사기 저하에 시달리고 있으며 여기에는 자살 생각에 대한 보고와 승조원 한 명이 바다로 뛰어들려다 제지된 최소 한 건의 사례가 포함된다"고 전했다.

지난 6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해군 수뇌부와 링컨함 승조원 가족들의 간담회에선 승조원들의 '번 아웃'과 함께 물자·식량 부족, 수질 오염, 위생·환기시설 불량에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마이크 레빈(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간담회에서 "곰팡이가 핀 샤워실, 고장 난 화장실, 몇 주 동안 나오지 않는 온수, 쌀 반 컵과 토르티야 두 장까지 줄어든 식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민주당은 군 통수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화살을 돌리는 모양새다.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세스 몰턴 의원(민주·매사추세츠)은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장병을 조롱해온 대통령"과 "장병의 생명을 지키는 것보다 테스토스테론 검사에 더 집중하는 국방장관"이라고 꼬집었다.

헤그세스 장관은 링컨함의 열악한 환경을 다룬 일련의 보도들에 대해 "완전한 사실 왜곡(completely misrepresented)"이라고 반박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파나마 방문 도중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우리는 모든 함정과 모든 승조원, 모든 함장이 매 순간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갖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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