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씩 성장' 전자담배 시장, 치열해지는 주도권 경쟁

입력 2026-08-21 10:00   수정 2026-08-21 10:23



세계적으로 매년 10% 이상 성장률이 기대되는 전자담배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주요 담배 회사들이 신제품을 나란히 출시하며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 18일 한국필립모리스는 국내에선 최초로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 '비브'를 출시했다.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를 앞세워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시장에서 45% 안팎의 점유율을 유지하며 우위를 확보한 만큼, 상대적으로 공백이 있던 액상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같은 날 BAT로스만스는 2년 만에 궐련형 전자담배 '글로'의 신제품 '글로 하이퍼 프로 플러스'를 선보였다. BAT는 국내 담배 4사 중 유일하게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 '뷰즈'(VUSE)를 보유하고 있는데, 상대적으로 약했던 궐련형 기기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2년여 만에 신제품을 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1위 KT&G도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 진출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하반기 신제품 출시를 공식화하며 "혁신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으로 NGP 카테고리를 다변화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2월 궐련형 신제품 '릴 에이블 3.0'을 선보이는 등 국내 시장에서 궐련형 기기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만큼 하반기 신제품은 액상형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빠르게 성장하는 전자담배 시장, 주도권 경쟁 '치열'

글로벌 시장조사 리포트 전문 업체 트랜스페어런시 마켓 리서치(TMR)는 지난달 "전자담배 시장은 기술 혁신, 변화하는 소비자 선호도, 제품 접근성 확대로 인해 놀라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4년 334억달러(한화 약 46조5763억원) 규모였던 이 시장은 2025년부터 2035년까지 연평균 11.0%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5년 말에는 1050억달러(146조4225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알리바바닷컴의 AI 비즈니스 서비스는 "전자담배 시장 규모는 2035년까지 2605억9000만달러(약 363조392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연평균 복합 성장률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도 다르지 않다. 인공지능(AI) 기반 투자 정보 플랫폼 코파일럿 에픽AI에 따르면 정부의 연간 담배시장 통계에서 2024년 국내 궐련 판매량은 28억7000만갑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한 반면,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6억6000만갑으로 8.3% 증가했다. 전체 담배 판매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2.2%에서 2024년 18.4%로 크게 확대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KT&G, 필립모리스, BAT로스만스 등 주요 담배 회사들이 신제품 경쟁을 통해 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오는 10월 정부가 모든 담배의 유해성분 검사·분석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인 만큼 이에 대한 대응 마련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의약품 수준 니코틴" 내세운 비브, 기선 잡을까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NGP·HNB) 시장은 KT&G의 '릴'과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가 90% 이상을 차지하는 양강 구도다. KT&G는 올해 1분기 기준 47.4%의 점유율을 공시했으며, 필립모리스가 40%대 중반으로 뒤를 잇고 있고, BAT 글로는 1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필립모리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액상형 제품 비브를 출시하는 것은 향후 시장 경쟁이 궐련형 한 카테고리 내 점유율 경쟁을 넘어 다양한 제품군 확보 여부로 재편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더불어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필립모리스가 승기를 잡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필립모리스 측은 지난 19일 진행된 미디어 간담회에서 "비브는 유럽에서 '넘버1' 브랜드로 꼽힐 만큼 신뢰를 받아왔다"며 "한국에서 비연소 제품을 선택하려는 분들의 선택지를 넓히는 시도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와 더불어 "비브 제품군 중 한국 출시 제품은 최상위 모델인 '비브 인프라임'"이라며 "한 손 사이즈, 알루미늄 바디, 고속충전 기능 등이 지원되며, 아이코스 매장에서 각인 등 커스터마이징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액상형 전자담배는 지난 4월 개정 담배사업법이 시행되면서 합성니코틴 제품도 담배로 분류돼 과세와 경고 표시, 판매 규제 등을 적용받게 됐다. 천연니코틴을 사용하는 비브와 뷰즈는 이전부터 담배 규제를 받아왔지만, 합성니코틴을 포함해 액상형 시장 전체가 동일한 규제 체계 안으로 들어오면서 시장 재편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필립모리스 측은 "합성니코틴이 규제권 안에 들어오면서 액상형 전자담배는 전환기에 돌입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약품 수준의 니코틴, 식품 등급 향료 등 검증된 원료를 사용하는 등 전자담배 기기 분야에서 기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비브를 선보이게 됐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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