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월가는 실적보다 '이것'에 더 관심[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입력 2026-08-22 02:51  

엔비디아, 월가는 실적보다 '이것'에 더 관심[박신영의 개장전 요것만]




1. 엔비디아, 2분기 ‘역대급 서프라이즈’ 나오나


미국 글로벌 투자은행(IB) 및 증권사인 제프리스는 21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오는 26일 발표하는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서 회사 역사상 가장 큰 매출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제프리스가 예상하는 2분기 매출은 950억달러입니다. 현재 월가 컨센서스인 920억7000만달러보다 약 30억달러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 1분기 엔비디아의 매출은 816억2000만달러로 당시 시장 예상치를 약 25억달러 웃돌았습니다. 당시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 서프라이즈였는데, 제프리스 예상대로라면 이번 분기에 다시 기록을 경신하게 됩니다.

제프리스는 그다음 분기를 더 강하게 보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2027회계연도 3분기 매출을 1080억달러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월가 예상치보다 약 43억달러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2분기와 3분기 실적에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시스템인 베라 루빈의 본격적인 매출 기여가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현재 블랙웰 중심의 수요만으로도 분기 매출이 100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고, 이후 베라 루빈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추가된다는 의미입니다.

제프리스의 블레인 커티스 애널리스트는 베라 루빈의 본격적인 매출 확대가 12월 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베라 루빈과 R200이 엔비디아 GPU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7회계연도 3분기 약 12%에서 4분기에는 40% 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어 2028회계연도 1분기에는 루빈이 블랙웰을 제치고 엔비디아의 최대 매출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엔비디아 경영진도 베라 루빈이 이미 양산 물량으로 출하되고 있으며 2028회계연도 1분기가 매우 큰 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루빈의 또 다른 장점은 생산과 데이터센터 설치가 블랙웰보다 쉬워졌다는 점입니다.

베라 루빈 NVL72는 기존 GB200과 GB300에서 사용했던 72개 GPU 기반 구조와 물리적 크기를 상당 부분 유지합니다. 따라서 기존 블랙웰용 액체냉각 데이터센터에도 비교적 쉽게 설치할 수 있습니다.

생산 방식도 크게 개선됩니다.

블랙웰에서는 NVLink는 엔비디아가 만든 초고속 연결 기술입니다. 여러 개의 GPU가 서로 데이터를 매우 빠르게 주고받도록 연결해주는 통신망입니다. 연결을 위해 많은 케이블을 사람이 직접 설치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베라 루빈에서는 복잡한 케이블 묶음을 중앙 PCB로 대체하고 모듈형 구조를 적용했습니다.

제프리스는 이에 따라 컴퓨트 트레이 하나를 조립하는 시간이 기존 약 2시간에서 5분으로 단축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출하량 전망도 공격적입니다.

제프리스는 2026년 말까지 루빈 시스템이 1만3000랙 이상 출하되고, 2027년에는 12만랙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특히 블랙웰 출시 초기와 달리 주요 프런티어 AI 기업들이 베라 루빈을 출시 초기부터 사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로운 GPU를 내놓은 뒤 고객 수요가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주요 AI 기업들의 수요가 이미 기다리고 있는 상태에서 루빈이 출시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엔비디아와 오픈AI, SB에너지의 협력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오픈AI에 대규모 AI 컴퓨팅 용량을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엔비디아의 GPU와 CPU, 네트워킹 장비가 사용될 예정입니다.

초기 구축 규모만 4.25GW이며 추가로 3.75GW를 확대할 경우 최종적으로 8GW까지 커질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SB에너지에 15억달러를 직접 투자하고 초기 4.25GW 구축에 필요한 토지와 전력, 데이터센터 건물 등에 대한 신용지원도 제공할 예정입니다.

다만 실적이 좋다고 반드시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5년 동안 20차례 분기 실적 발표 가운데 14차례 ‘어닝 트리플 플레이’를 기록했습니다.

어닝 트리플 플레이란 한 번의 실적 발표에서 주당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고, 매출도 예상치를 웃돌며, 향후 실적 전망까지 높이는 것을 뜻합니다.

특히 최근 3개 분기 연속 트리플 플레이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세 차례 실적 발표 당일 엔비디아 주가는 모두 하락했습니다.

실적이 나빴기 때문이 아니라 시장의 기대치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만 발표해도 주가가 상승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예상치 상회 자체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문제는 경쟁입니다.

엔비디아는 구글과 브로드컴이 개발하는 AI 칩, 아마존과 마벨의 솔루션, AMD의 GPU 등과 경쟁해야 합니다.

특히 구글과 아마존 같은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은 자체 AI 칩을 개발하면서 엔비디아 GPU 의존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DA데이비슨의 길 루리아는 엔비디아가 거의 100%에 가까운 시장점유율에서 출발한 만큼 경쟁업체들이 시장에 진입하면 점유율이 구조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AI 시장 자체가 크게 성장하더라도 엔비디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시간이 지나면서 낮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엔비디아의 실적 성장과 밸류에이션 사이의 차이입니다.

최근 반도체 시장에서는 일부 반도체와 광통신, 반도체 장비업체들이 주가수익비율 30~40배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엔비디아와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에는 현재의 AI 호황이 언젠가 정점을 찍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돼 있습니다.

루리아는 엔비디아가 마치 앞으로 매출이 미국 GDP 성장률 정도밖에 늘지 않을 기업처럼 평가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하나의 논란은 최근 시장에서 거론되는 순환금융입니다.

구조를 쉽게 보면 엔비디아가 고객에게 투자하거나 금융지원을 제공하고, 고객은 그 돈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엔비디아 GPU를 구매합니다. 그러면 다시 엔비디아 매출이 증가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비디아 GPU에 대한 수요가 고객 스스로 돈을 마련해서 구매할 만큼 강한 것인지, 아니면 엔비디아가 자금까지 지원해야 만들어지는 수요인지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실적 발표에서도 엔비디아가 고객들에게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이유와 이런 방식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DA데이비슨은 이를 지나치게 확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엔비디아가 코어위브나 네비우스 같은 일부 고객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엔비디아의 가장 큰 고객은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입니다.

이들 기업은 자체적으로 막대한 현금흐름과 자금조달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엔비디아의 지원이 있어야 GPU를 살 수 있는 기업들이 아닙니다.

따라서 현재 엔비디아의 매출과 이익 대부분이 순환금융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설명입니다.

결국 핵심은 금융지원을 받은 고객이 나중에는 엔비디아의 지원 없이도 스스로 현금흐름을 만들고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느냐입니다.

반대로 엔비디아의 지속적인 지원이 없으면 GPU를 추가로 구매하거나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고객이라면 엔비디아가 자신의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자금을 공급해야 하는 구조에 빠질 수 있습니다.
2. 브로드컴, AI 반도체 금융 최대 1000억달러 추진

브로드컴이 21일 앤트로픽 등 AI 기업들이 필요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최대 1000억달러 규모의 금융 조달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하면 브로드컴이 반도체만 만들어 파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이 브로드컴 반도체를 살 수 있도록 필요한 돈까지 금융시장에서 마련해주는 전략입니다.

브로드컴의 AI 사업은 크게 맞춤형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크 반도체로 나뉩니다.

엔비디아가 여러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AI GPU를 주로 판매한다면, 브로드컴은 구글이나 메타, 오픈AI 같은 대형 기술기업이 자신들에게 최적화된 AI 반도체를 만들 수 있도록 맞춤형 칩을 함께 설계하고 공급하는 데 강점이 있습니다.

또 AI 데이터센터에서는 수많은 AI 반도체가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아야 하는데, 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반도체에서도 브로드컴이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구글과 메타, 오픈AI 등이 주요 고객이며 이번 금융 거래에서는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이 핵심 고객 가운데 하나입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여러 금융회사와 600억~700억달러 규모의 선순위 담보부채를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선순위 담보부채는 문제가 생겼을 경우 담보를 바탕으로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빚입니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약 300억달러는 후순위 부채로 마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후순위 부채는 선순위 채권자들에게 먼저 돈을 갚은 뒤 상환하는 빚입니다. 그만큼 투자자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합니다.

두 가지를 합치면 전체 자금 조달 규모는 최대 1000억달러에 이를 수 있습니다.

다만 브로드컴이 직접 1000억달러를 빌려 모두 사용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별도의 특수목적회사, SPV를 세우고 이 회사가 금융회사와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빌리는 방식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SPV는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브로드컴의 맞춤형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장비를 구입하고, 이를 앤트로픽 같은 AI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쉽게 말하면 투자자들이 돈을 빌려주고, 그 돈으로 브로드컴의 AI 반도체와 장비를 사고, 앤트로픽 등이 이를 사용하는 구조입니다.

특히 브로드컴은 이 가운데 600억~700억달러 규모의 선순위 담보부채 일부를 보증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브로드컴이 보증을 제공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이 줄어듭니다. SPV가 문제가 생겨 돈을 갚지 못하더라도 브로드컴의 신용이 일정 부분 뒷받침되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더 낮은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방식은 이미 한 차례 사용됐습니다.

브로드컴과 아폴로, 블랙스톤은 앞서 350억달러 규모의 AI 반도체 금융 거래를 진행했습니다.

당시 아폴로와 블랙스톤 등 투자자들이 자금을 제공해 브로드컴의 맞춤형 AI 반도체를 구입하고, 이를 앤트로픽에 빌려주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브로드컴이 부채 상당 부분을 보증하면서 선순위 부채는 투자등급을 받을 수 있었고, 그만큼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습니다.

브로드컴과 아폴로, 블랙스톤이 구축한 AI 금융 플랫폼은 앞으로 20GW가 넘는 컴퓨팅 능력에 자금을 공급할 계획입니다.

이는 발전 능력으로 단순 비교하면 원자력발전소 약 20기에 해당하는 규모이며 구축에는 수천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대규모 금융이 필요한 것은 AI 기업들의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AI 반도체 경쟁이 이제는 누가 더 좋은 칩을 만드느냐를 넘어, 누가 고객에게 더 많은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느냐는 자금력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3. AI 붐 올라탄 네오클라우드…BCA “수익성은 다른 문제”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혀온 코어위브 등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BCA리서치의 노아 와이스버거 수석 전략가는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하이퍼스케일러의 대규모 AI 투자 덕분에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그 매출을 만들기 위해 너무 많은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네오클라우드는 엔비디아 GPU와 데이터센터를 확보한 뒤 이를 고객들에게 빌려주고 사용료를 받는 업체입니다.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어플라이드디지털, IREN, 테라울프, 사이퍼디지털 등이 대표적입니다.

BCA가 가장 문제 삼은 것은 투자 효율성입니다.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은 GPU와 서버, 데이터센터를 확보하기 위해 막대한 설비투자를 해야 합니다. 상당 부분을 부채로 조달하기도 합니다.

와이스버거는 이들 업체를 두고 매출 1달러를 끌어오기 위해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AI 컴퓨팅 수요가 워낙 강한 지금은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그 매출을 만들기 위해 투입되는 자본이 지나치게 크다면 회사 전체로 봤을 때 좋은 사업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BCA가 특히 주목한 지표는 ROIC, 투자자본수익률입니다.

ROI와 ROIC는 비슷하게 들리지만 보는 범위가 다릅니다.

ROI는 특정 투자 하나가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를 보는 지표입니다.

예를 들어 GPU에 100억원을 투자해 120억원을 회수했다면 그 투자 자체의 수익률을 보는 것이 ROI입니다.

반면 ROIC는 회사가 사업을 위해 투입한 전체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리고 있는지를 보는 지표입니다.

여기에는 주주가 넣은 자기자본뿐 아니라 회사가 빌린 부채도 포함됩니다.

쉽게 말하면 ROI는 특정 투자가 얼마나 돈을 벌었는지, ROIC는 회사 전체가 주주 돈과 빌린 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BCA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메타, 아마존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막대한 AI 설비투자를 하고도 자본비용보다 높은 ROIC를 내고 있는 반면, 네오클라우드들은 평균적으로 ROIC가 마이너스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네오클라우드는 현재 사업을 키우기 위해 돈을 계속 투입하고 있지만 아직 그 돈만큼 충분한 이익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와이스버거는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의 최악의 시나리오를 두고 “자본을 파괴할 수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가 은행이나 채권시장에서 100억달러를 빌려 GPU와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몇 년 뒤 GPU 공급이 늘어나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컴퓨팅 임대료가 떨어지면 해당 시설에서 벌어들이는 현금이 투자한 100억달러의 금융비용과 감가상각비를 충분히 보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100을 투자했는데 그 자산이 장기적으로 100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회사가 매출은 크게 늘어도 투자한 자본의 수익률이 자금조달 비용보다 낮으면 이런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자본비용이 8%인데 ROIC가 3%에 불과하다면 사업을 더 키울수록 주주가치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줄어들 수 있습니다.

BCA는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이 잘 성장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경기순환형 임대회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첨단 AI 소프트웨어 기업이라기보다 비싼 장비를 사서 빌려주는 임대업체에 가까워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돈을 빌려 GPU와 데이터센터를 확보한 뒤 이를 고객에게 빌려주고 사용료를 받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AI 컴퓨팅 용량이 부족해 임대료도 높고 수요도 강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GPU와 데이터센터 공급이 늘어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컴퓨팅 서비스가 점점 표준화되면 고객 입장에서는 코어위브든 다른 업체든 성능이 비슷할 경우 더 싼 곳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러면 임대료가 내려가고 업체들의 수익성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

BCA는 결국 AI 투자 급증으로 GPU가 부족해지고, 높은 임대료를 보고 네오클라우드가 투자를 확대하고, 이후 GPU와 데이터센터 공급이 늘어나 경쟁이 심화되면서 다시 임대료가 떨어지는 사이클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와 네오클라우드의 가장 큰 차이는 부가가치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메타, 아마존도 AI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돈을 투자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단순히 GPU를 빌려주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Azure와 소프트웨어, 알파벳은 검색과 광고·클라우드, 아마존은 AWS와 전자상거래, 메타는 광고와 AI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센터 투자에서 추가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네오클라우드는 컴퓨팅 용량을 빌려주는 것이 핵심 수익원입니다.

따라서 컴퓨팅 가격 경쟁이 심해질수록 하이퍼스케일러보다 마진 압박을 더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BCA의 분석입니다.

BCA는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실제 투자전략도 제시했습니다.

전체 포지션의 80%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메타, 아마존 등 하이퍼스케일러를 매수하고, 나머지 20%는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어플라이드디지털, IREN, 테라울프, 사이퍼디지털 등 네오클라우드 6개 업체를 공매도하는 전략입니다.

BCA의 핵심 판단은 AI 투자가 끝난다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AI 투자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 투자에서 장기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갈 곳은 네오클라우드보다 하이퍼스케일러라는 것입니다.

다만 월가의 단기 전망은 상당히 다릅니다.

FactSet 집계에 따르면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네오클라우드 업체들에 대해 여전히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2개월 목표주가 기준 상승 여력도 코어위브 약 59%, IREN 93%, 테라울프 136%, 어플라이드디지털 163% 등으로 높습니다.

결국 향후 1년 동안 AI 컴퓨팅 부족으로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과 장기적으로 사업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입니다.

BCA 분석의 핵심은 AI가 성장하느냐가 아니라 그 성장 과정에서 실제로 누가 돈을 버느냐에 있습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매출 증가율만 볼 것이 아니라 얼마를 투자했는지, 그 투자에서 얼마를 벌고 있는지, ROIC가 자본비용보다 높은지, GPU 임대료가 공급 증가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4. 마이크론 CEO “메모리 없이는 AI도 없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가 AI가 과거 호황과 불황을 반복해온 메모리 산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메흐로트라 CEO는 2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오늘날 메모리 없이는 AI도 없다”며 AI 시스템에는 더 많은 메모리와 더 높은 성능의 메모리, 더 낮은 전력의 메모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메모리의 가치에 대한 공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평가했습니다.

AI에서 메모리는 종류에 따라 역할이 다릅니다.

쉽게 보면 NAND SSD에서 DRAM, HBM을 거쳐 GPU로 데이터가 공급되는 구조입니다.

NAND SSD는 AI 데이터의 창고 역할을 하고, DRAM은 서버가 현재 사용하는 데이터와 프로그램을 올려두는 작업 공간 역할을 합니다.

HBM은 GPU 바로 옆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초고속으로 공급하는 초고속 작업대 역할을 합니다.

GPU가 실제 계산을 담당한다면 HBM과 DRAM, NAND SSD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GPU가 필요할 때 빠르게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AI가 만들어내는 메모리 수요는 이미 상당한 규모입니다.

마이크론에 따르면 2026년 데이터센터용 DRAM과 NAND 비트 출하량은 불과 2년 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입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올해 데이터센터용 DRAM과 NAND가 처음으로 전체 산업 수요의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마이크론은 보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PC와 스마트폰이 메모리 수요를 주도했다면 이제는 AI 데이터센터가 메모리 시장의 최대 수요처로 올라서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메모리 산업은 공급과잉과 재고조정 때문에 호황과 불황을 반복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새로 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완공된 뒤에는 공급량이 한꺼번에 크게 늘어납니다.

반면 스마트폰과 PC 수요는 그만큼 빠르게 늘지 않았기 때문에 공급과잉이 반복됐습니다.

여기에 PC와 스마트폰 업체들이 메모리 가격이 오를 때 재고를 미리 쌓았다가 재고가 많아지면 주문을 갑자기 줄이는 재고 사이클도 겹쳤습니다.

AI는 이 구조를 바꾸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하나가 늘어나면 GPU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HBM과 서버 DRAM, NAND SSD가 동시에 필요합니다.

게다가 AI 수요도 단순한 학습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추론과 AI 에이전트, 로봇, 자율주행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현재 DRAM과 NAND 수요가 공급을 웃돌고 있으며 수급이 2027년 이후까지도 타이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구매 방식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에서는 메모리가 부족해 비싼 GPU와 데이터센터를 놀리는 것이 메모리 가격 자체보다 훨씬 큰 손실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대신 앞으로 몇 년 동안 필요한 물량을 미리 확보하려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이미 데이터센터와 소비자, 자동차 고객을 대상으로 16건의 전략적 고객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대부분 계약기간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입니다.

이 계약들은 특정 물량을 반드시 구매하는 Take-or-Pay 방식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16개 계약만으로 해당 기간 마이크론의 DRAM 물량 약 20%, NAND 물량 약 3분의 1이 계약으로 묶였습니다.

마이크론은 앞으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이런 장기계약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의 또 다른 강점은 HBM과 DRAM, NAND를 모두 공급한다는 점입니다.

AI 투자가 늘어나면 GPU 수요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HBM과 서버 DRAM 수요가 늘어납니다. 또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SSD 수요도 증가합니다.

따라서 마이크론은 AI 메모리 수요 확대 전반의 수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HBM뿐 아니라 NAND와 데이터센터 SSD 성장세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의 지난 분기 NAND 매출은 99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데이터센터 SSD 매출만 50억달러를 넘어 전분기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확산되는 것도 SSD 수요를 늘리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오랜 시간 작업하려면 자신이 이전에 무엇을 했는지 계속 저장하고 다시 불러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공급 부족도 상당합니다.

메흐로트라 CEO는 데이터센터 고객들이 원하는 물량이 마이크론이 현재 공급을 약속할 수 있는 물량보다 약 50% 많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하면 마이크론이 100을 공급할 수 있다면 고객들은 150을 요구하고 있는 셈입니다.

마이크론은 공급을 늘리고 있지만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또 HBM은 일반 DRAM보다 더 많은 생산능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공급을 단기간에 크게 늘리기도 어렵습니다.

마이크론은 장기적인 AI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생산과 연구개발에 25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아이다호주 보이시에는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을 건설하고 있으며 첫 번째 공장은 2027년 중반부터 웨이퍼 생산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향후 10년간 100억달러를 투자하는 새로운 연구시설도 보이시에 구축합니다.

메모리 호황으로 마이크론의 현금 창출력도 크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 분기 말 순현금은 약 244억달러, 잉여현금흐름은 사상 최대인 183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날짜는 오는 12월 9일입니다.

마이크론은 미국 CHIPS Act 지원 계약으로 자사주 매입에 일부 제한을 받아왔습니다.

마이크론은 2024년 12월 9일 미국 상무부와 최종 계약을 맺고 뉴욕과 아이다호 반도체 공장 건설을 위해 최대 61억달러 이상의 정부 보조금을 받기로 했습니다.

계약에는 처음 2년 동안 자사주 매입을 제한하는 조건이 포함됐습니다.

따라서 올해 12월 9일부터 일정한 재무조건 등을 충족하면 자사주 매입 제한이 완화될 수 있습니다.

강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마이크론이 주주환원을 확대할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5. 크랙 스프레드 사상 최고…유가보다 무서운 디젤값



미국 캘리포니아의 디젤 가격이 19일 다시 갤런당 7달러까지 올라섰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으로 정유시설 가동과 석유제품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 세계적으로 디젤 공급 부족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AAA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디젤 가격은 한 달 전보다 약 30센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달러, 약 37% 급등했습니다.

지난 4월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운항을 제한하면서 캘리포니아 디젤 가격이 사상 최고인 갤런당 7.75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이후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 체결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출이 늘어나면서 7월에는 6.50달러 아래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체의 디젤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19일 기준 미국 평균 디젤 가격은 갤런당 5.50달러로 한 달 전보다 약 40센트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81달러나 비쌉니다.

시기도 좋지 않습니다.

미국 농가들이 수확철을 준비하고 있고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화물 운송도 증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디젤 가격 상승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디젤이 단순한 자동차 연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트럭과 화물운송을 비롯해 농업기계, 산업시설, 난방 등 경제 전반에서 사용됩니다.

디젤 가격이 오르면 트럭 운송비와 농산물 생산비가 올라가고 결국 식료품과 각종 상품 가격에도 반영됩니다.

클리어뷰에너지파트너스의 케빈 북은 이를 두고 상당히 중요한 인플레이션 우려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디젤 크랙 스프레드입니다.

크랙 스프레드는 쉽게 말해 원유 가격과 원유를 정제해 만든 디젤 가격의 차이입니다. 즉 정유사가 원유를 디젤로 바꿨을 때 얻을 수 있는 정제마진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현재 디젤 정제마진은 배럴당 100달러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당시 미국 원유 가격이 배럴당 약 85달러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유 가격보다 정제마진 자체가 더 높은 상황입니다.

그만큼 지금 시장에서는 원유 자체의 부족보다 디젤이라는 완제품의 공급 부족이 훨씬 심각하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사태의 핵심은 원유 자체가 없는 것보다 원유를 휘발유와 디젤로 바꿔 공급하는 정유 능력이 부족해졌다는 점입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운송이 크게 줄어든 데다 중동 정유시설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 가동에도 차질이 발생했고 러시아는 디젤 수출도 제한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정유 처리량까지 감소하면서 여러 지역의 공급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물론 인도와 중국, 한국, 유럽 등에도 대규모 정유시설이 있습니다.

실제로 인도 정유사들도 생산과 수출을 늘리며 아시아 지역의 부족한 물량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갑자기 사라진 중동과 러시아의 공급을 다른 나라들이 모두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글로벌 정유시설 가동량은 지난 7월 하루 평균 8090만배럴로 1년 전보다 약 500만배럴 감소했습니다.

정유시설을 단기간에 새로 지을 수도 없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휘발유와 디젤 공급 여력이 부족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대규모 정유시설과 수출 여력을 갖춘 미국과 인도가 글로벌 석유제품 부족분을 메우는 핵심 공급처로 떠올랐습니다.

특히 미국 정유사들은 생산을 거의 최대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8월 14일로 끝난 한 주 동안 미국 정유시설 가동률은 97.2%에 달했습니다.

평소 약 90% 수준과 비교하면 사실상 풀가동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미국의 디젤 등 중간유분 수출도 8월 초 한때 하루 190만배럴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중동과 러시아에서 제품을 구하기 어려워진 국가들이 미국산 디젤을 찾으면서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에도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정유사들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해외에서 미국산 디젤을 찾는 수요가 워낙 강하다 보니 미국 내부의 재고는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미국의 디젤과 난방유를 포함한 중간유분 재고는 8월 초 1억710만배럴로 이 시기 기준 199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결국 글로벌 디젤 부족이 미국산 디젤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미국 정유사들이 풀가동하면서 수출을 늘리지만 미국 내부 재고가 줄어들면서 다시 미국 디젤 가격이 상승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디젤 가격 상승은 결국 경제 전반의 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디젤 가격이 오르면 트럭 운송비가 올라가고, 기업의 물류비가 상승합니다. 기업이 이 비용을 상품 가격에 반영하면 결국 소비자 부담도 커집니다.

특히 미국은 국토가 넓어 상품을 장거리로 운송해야 하고 트럭 운송의 역할이 큽니다.

미국 트럭 운송업체의 약 90%가 차량 10대 이하를 운영하는 소규모 사업자입니다.

이들 업체는 대기업보다 연료비 급등을 감당할 여력이 작습니다.

높은 디젤 가격이 오래 이어지면 일부 업체가 문을 닫고 물류 공급이 줄면서 운임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미 미국 소비자들도 높은 연료 가격에 반응하고 있습니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 주유소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 감소했습니다.

제프리스는 현재 글로벌 석유 공급 부족이 원유 가격보다 크랙 스프레드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현재 상황을 ‘디젤의 완벽한 여름 폭풍’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3년간 정제 석유제품 수요가 하루 250만배럴 늘어나는 반면 신규 정유능력은 하루 120만배럴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결국 국제유가가 안정되더라도 휘발유와 디젤 등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는 석유제품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을 지켜봐야 합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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