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서 무대에 오르는 건 내밀한 모습을 드러내는 경험이자, 스스로를 성찰하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세계 정상급 바이올리니스트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42·사진)가 한국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피아노 반주도 없이 오로지 바이올린 소리로만 공연장을 채운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12일)과 서울 롯데콘서트홀(13일)에서 텔레만과 퍼킨슨 등을 연주한다. 하델리히는 한국경제신문과 서면으로 단독 인터뷰에서 “1인극이니만큼 무대에 서면 숨 돌릴 틈도 없겠지만 아주 기대되는 공연”이라고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바쁜 연주자라는 별명이 붙었을 만큼 공연이 많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에게도 친숙한 편이다. 작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에 이어 지난 4월에는 통영국제음악제 상주음악가로 활약했다. 올여름엔 피아니스트 조성진과 짝을 이뤄 루체른 페스티벌, 탱글우드 페스티벌에 참여했다. 하델리히는 “조성진은 훌륭한 음악가이자 놀라운 피아니스트”라며 “함께 연주한 첫 음부터 자연스럽고 즐겁게 느껴진 덕분에 한여름의 리사이틀을 만끽했다”고 말했다.
하델리히는 독일인 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고향은 이탈리아 토스카나다. 스무 살에는 미국 뉴욕으로 이주하는 등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일 수 있었다. 그는 “(미국 음악은) 유럽과 비교하면 양식적으로 다른 행성에 사는 것 같다”며 “미국 음악의 풍부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보면 문화의 용광로란 말이 참 어울린다”고 했다.
오코너의 ‘메뉴인 카프리스’와 악마적 기교로 불리는 파가니니의 카프리스도 들려준다. 대미는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이다. 음악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곡인 ‘샤콘느’가 담긴 작품이다. “바흐는 자녀 20명을 뒀고, 그중 10명만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았어요. 그렇기에 여느 사람보다 더 많은 기쁨과 상실을 겪었겠죠. 바흐의 음악엔 삶을 긍정하는 기쁨이 담겨 있죠.”
하델리히는 1744년산 과르넬리 델 제수로 연주한다. 미국 예일대 음악대학 교수이기도 한 그는 젊은 음악가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음악가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끈기입니다. 그러자면 즐거움을 느끼는 게 아주 중요해요.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음악 자체에서 얼마나 큰 즐거움을 얻느냐’가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라고 생각해요.”
이주현/조민선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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