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부부가 앉은 만찬장 헤드테이블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부부, 리사 수 AMD CEO 부부와 팀 쿡 애플 이사회 의장이 앉았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젠슨 황과 리사 수였다. 엔비디아와 AMD는 생성형 AI를 구동하는 가속기 시장의 핵심 기업이다. 동시에 미국의 대중 첨단 반도체 수출통제 영향을 직접 받는다. 수 CEO는 전날 "기술은 글로벌 생태계가 함께 움직여야 하는 분야"라며 이번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회담을 앞두고도 중국의 미국산 AI 칩 접근 문제가 양국 기술 갈등의 주요 쟁점으로 거론됐다. 다만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서 첨단 AI 칩 수출통제 완화는 발표되지 않았다. 로이터는 미국이 중국이 완화를 요구해온 기술 수출통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대신 두 정상은 AI 자체를 정식 양자 의제로 올렸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국은 관련 신기술을 ‘인공지능’ 대신 ‘초지능(super intelligence)’으로 부르기로 하고 ‘미·중 초지능 대화’를 신설했다. 오는 11월까지 다음 회의를 열고, 초지능 관련 사고가 발생할 경우 양국 정부가 직접 연락할 수 있는 통신 채널도 구축하기로 했다. AI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AI 속도조절론'은 회담 발표문에 담기지 않았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반도체 수출통제 철회 여부 만큼이나 이번 회담에서 AI 규제가 언급되는지도 중요한 문제였다. AI 인프라 구축이 가속화되는지에 따라 엔비디아 AI칩 판매량이 달리기 때문이다. 젠슨 황은 만찬에 들어가기 전 CNN 인터뷰에서 "현재 필요한 것은 새로운 규제가 아니라 AI를 두고 감시하는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상황이 제대로 가기 위해 규제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는 "아니다(No)"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머스크 CEO와 쿡 의장은 미·중 경제의 또 다른 축인 중국 시장과 공급망을 상징한다. 테슬라는 상하이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머스크는 시 주석 방미 하루 전 중국 CCTV 인터뷰에서 상하이 공장을 “보석”이라고 표현하며 중국 생산기지와 현지 인력을 높이 평가했다. 애플 역시 중국이 주요 판매시장이자 생산거점이다. 지난해 애플의 중국 관련 매출은 640억달러(약 87조원)를 넘었고, 생산망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 연결돼 있다.
만찬장 나머지 자리도 미국 테크업계가 채웠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그렉 브록먼 사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 피차이 구글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로트라 CEO 등이 참석했다. AI 속도조절을 강하게 주장해 온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없었다.
금융권에서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와 래리 핑크 블랙록 CEO 등이 자리했다. 로이터가 공개한 백악관 공식 초청 명단에는 30명이 넘는 미국 기업 경영자가 포함됐다.
중국 기업 CEO도 만찬장에 없었다. 당초 중국 측도 기업인 대표단의 방미를 검토했지만 무산됐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소식통들은 미국 측의 다른 우선순위와 일부 중국 기업의 군 관련성을 둘러싼 우려 등을 이유로 들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좌석 배치가 미·중 관계에서 AI와 반도체 등 기술의 비중이 커졌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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