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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닉스 또 할인하는 거냐"…개미들 뿔난 '자회사 상장'

입력 2026-10-01 08:28   수정 2026-10-01 08:48

SK하이닉스의 미국 손자회사 솔리다임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가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별도 상장이 현실화할 경우 솔리다임 성장 가치가 외부 투자자와 나뉘면서 SK하이닉스 기존 주주들의 경제적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주주 보호 방안 없이 관련 절차가 진행되면 한국거래소에 '주주 연명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액트는 1일 솔리다임의 상장이 모회사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면서 SK하이닉스를 향해 상장 추진을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액트는 SK㈜·SK스퀘어·SK하이닉스가 이미 상장된 상황에서 솔리다임마저 증시에 입성하면 기존 주주들이 누리던 회사 성장 가치가 신규 주주에게 분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모회사 할인'이 심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솔리다임이 이르면 내년 미국 상장을 목표로 주관사 선정 절차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당시 기업가치는 최대 1500억달러, 공모 규모는 약 150억달러로 거론됐다.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달 28일 SK하이닉스 주가는 5.05% 하락한 176만8000원에 마감했다. SK스퀘어·SK㈜도 장중 각각 7%, 5% 넘게 떨어졌다. 액트는 금리 상승 등 외부 변수와 함께 솔리다임 별도 상장에 따른 지분 희석·모회사 할인 우려가 주가 약세 요인으로 지목됐다고 설명했다.

액트는 솔리다임 상장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전 SK하이닉스 이사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달 21일 주주들의 전자서명을 받아 보낸 주주서한에서 솔리다임이 신주 발행 등으로 외부 자금을 유치할 경우 SK하이닉스 보유 지분이 희석된다고 날을 세웠다. 또 향후 기업가치 상승분 일부가 외부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이유, 자체 자금·차입을 선택했을 때와 비교해 주주에게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 등을 이사회가 검토한 뒤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최근 대규모 자기주식 소각 과정에서 밝힌 주주가치 원칙을 솔리다임 자본정책에도 적용해달라는 내용도 서한에 함께 담았다.

액트 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국내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을 솔리다임처럼 해외 시장에 상장하는 자회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를 한국거래소에 공식 질의할 계획이다.

질의 방향은 세 갈래로 나뉜다. 상장이 공식 결정되기 전 투자 유치나 주관사 선정 단계에서 모회사 이사회에 일반주주 보호 의무를 적용해야 하는지, 미국 중간지주회사 아래에 있는 솔리다임의 경우 어느 상장회사까지 의무를 부담하는지, 국내 거래소의 상장심사를 받지 않는 해외 상장에서 의무 이행 여부를 어떻게 확인할지 등이 골자다.

조대현 액트 기업지배구조연구소 전문위원은 "회사는 상장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준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고 그동안 주주는 이사회가 무엇을 검토하는지 알 수 없다"며 "이사회가 언제부터 주주영향을 평가해야 하는지 거래소가 분명히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상장은 국내 거래소의 직접적인 상장심사 대상이 아닌 만큼 회사가 해외 시장을 선택한 사업상 필요성과 국내 상장 시 요구되는 주주보호 기준을 어떻게 고려했는지를 직접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소는 모회사가 해외 시장을 택한 이유와 국내 상장심사 기준에 비춰 자체적으로 평가한 결과를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도 거래소에 건의할 예정이다.

액트는 회사가 합당한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채 솔리다임 상장 절차를 강행할 경우 거래소에 주주 연명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탄원서를 통해 SK하이닉스 등 모회사 이사회가 국내 중복상장 규율 취지에 따른 주주 영향 검토·보호 절차를 제대로 이행했는지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방침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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