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역대급 불장이 펼쳐지는 동안 새롭게 개설된 증권계좌 10개 중 4개가 50대 이상 중장년층 계좌인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이상 ‘실버개미’가 올 들어 8월까지 새로 개설한 계좌는 지난해 연간 개설 건수의 두 배에 달했다. 전체 예탁자산에서 50대 이상이 차지한 비중도 70%에 육박했다. 고령화로 기대수명이 늘었지만 노후 소득 공백이 현실화하자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대신 주식시장에서 생활비 마련과 자산 방어 해법을 찾는 고령 투자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60대 이상이 20대보다 계좌를 많이 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22년만 해도 20대가 개설한 계좌 건수는 17만3935건으로 60대 이상(8만5404건)의 두 배였다. 지난해까지도 20대가 10만 건 넘게 앞섰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역전됐다. 전체 신규 계좌에서 차지한 비중도 60대 이상은 2022년 9.6%에서 올해 16.1%로 높아졌다. 여기에 50대(24.1%)를 더하면 올해 새로 열린 계좌의 40.2%가 50대 이상 명의였다. 반면 20대가 차지한 비중은 19.5%에서 13.0%로 떨어졌다.계좌 하나로 따지면 차이가 더 크다. 1인당 평균 잔액은 60대 이상이 1억1629만원에 달해 20대(1420만원)의 8.2배, 30대(2737만원)의 4.2배 수준이었다. 40대는 5161만원, 50대는 8150만원이었다.
이들의 거래 규모도 상당했다. 올해 1~8월 60대 이상의 거래대금은 1165조원으로 전체 3678조원의 31.7%였다. 20대(78조원)와 30대(448조원)를 합친 526조원의 2.2배였다. 1인당 거래대금은 60대 이상이 13억9121만원으로 20대(1억5339만원)의 9.1배였다. 돈을 많이 넣어뒀을 뿐만 아니라 사고판 횟수도 많았다는 뜻이다.
특히 커버드콜 ETF에 50·60대 자금이 몰렸다. 60대 이상에서는 배당주에 투자하는 커버드콜 ETF와 코스피200을 기초로 매주 옵션을 파는 커버드콜 ETF가 순매수 상위 10개 안에 들었다. 커버드콜 ETF는 매달 분배금이 나와 은퇴 후 생활비로 쓰기 좋다. 다만 주가가 크게 올라도 수익을 다 받지 못한다. 주가가 떨어질 때 그대로 손실이 나기 때문에 한 번 잃으면 원금을 되찾기 어렵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과 지수 레버리지는 성격이 전혀 다른데도 같은 인컴 상품으로 이해하고 사는 고령 투자자가 적지 않다”며 “은퇴 자금일수록 상품 구조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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