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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흉기난동범, 감방 피한 이유…22년 전 사건 봤더니

입력 2026-10-15 07:01   수정 2026-10-15 07:05

인천의 한 대형 상업시설에서 시민 10명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인 50대 남성이 과거에도 세 차례 흉기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2년 전 처음으로 살인미수 범행을 저질렀을 당시엔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후에도 살인미수와 상해 범행을 반복했지만 최종적으로 선고받은 가장 무거운 실형은 징역 4년인 것으로 전해졌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 구월동 씨앤씨 건물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A씨(59)의 첫 살인미수 범행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A씨는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보증금 9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A씨는 두 달 뒤 자신에게 집을 소개해준 공인중개사 사무소 직원을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A씨는 범행에 앞서 양말 속에 과도를 숨긴 채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방문했다. 다른 직원들이 모두 퇴근할 때를 기다리다 피해자의 뒤로 접근해 어깨·가슴 부위를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1심은 A씨가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흉기를 휘둘렀다고 판단했다. 다만 초범이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점 등을 참작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에서 형량이 크게 낮아졌다. A씨가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에서다. 2심은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이 판결로 실형을 면했다.

관대한 처벌에도 A씨의 범행은 반복됐다. A씨는 2007년 동거하던 여성 B씨와 술을 마시다 다툼을 벌였다. 당시 B씨가 먼저 과도로 공격하자 흉기를 빼앗아 휘둘렀다.

두 사람은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은 B씨도 A씨에게 상해를 입혔고 서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그러면서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흉기를 사용한 두 번째 범행에서도 철창행을 피한 셈이다.

이후 A씨는 B씨와 혼인신고를 했지만 이후 이혼했다. 문제는 2015년 재차 불거졌다. A씨가 재결합을 거부하는 B씨를 살해하려 한 것.

A씨는 B씨의 팔, 손, 심장 부위를 향해 수차례 흉기를 휘둘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삼단봉으로 A씨의 팔을 내리쳤지만 흉기를 놓지 않았다. 오히려 계속해서 B씨에게 흉기를 휘두르려고 했다.

법원은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다시 살인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출소 후 10년간 전자발찌를 부착하도록 명령했다. 부착 명령의 종료일은 2029년 2월23일이었다.

재범위험성 평가에서도 경고 신호가 나타났다. A씨의 재범위험성 평가 점수는 14점으로 '높음 수준'에 해당했다.

당시 법원은 A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양형 이유로 들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수십 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기도 했다.

A씨는 정신과적 문제와 사건 당시 음주 상태를 이유로 심신미약을 주장하면서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징역형을 마치고 다시 사회에 나온 A씨는 또다시 흉기를 들었다. 지난 13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일면식도 없는 시민 10명을 상대로 무차별 흉기 난동을 벌였다. 당시 A씨는 전자발찌를 부착한 상태였다.

피해는 심각했다. 19세 여성 1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다. 응급수술을 받은 뒤 심장박동은 돌아왔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기계호흡 상태로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다른 피해자 5명은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2명은 통원 치료를 받는 중이다. 나머지 2명은 다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지난 14일 A씨에 대해 살인미수와 공공장소 흉기소지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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