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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새 거친 관리회사 세곳…꼬마빌딩 건물주가 놓친 점 [더 머니이스트-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입력 2026-11-02 06:30  

2년 새 거친 관리회사 세곳…꼬마빌딩 건물주가 놓친 점 [더 머니이스트-김용남의 부동산 자산관리]


서울의 한 꼬마빌딩을 매입한 A씨는 최근 2년 사이 세 곳의 관리업체에 차례로 건물을 맡겼습니다. 처음에는 매도인이 쓰던 업체를 그대로 승계했고, 이후에는 지인이 소개한 중개법인에 맡겼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습니다. 매입 당시 입지와 가격은 꼼꼼히 들여다봤으면서, 정작 그 건물의 수익을 책임질 관리회사는 충분한 검증 없이 골랐기 때문입니다. 이는 A씨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실이 늘고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관리회사 선택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지난달 2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일반상가 공실률은 13.7%로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높아졌습니다. 공실로 임대수입이 끊겨도 유지비와 대출 이자는 계속 나갑니다. 자산가격 상승에 가려진 관리의 비효율이 이제는 건물주의 손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관리의 차이가 손실로 이어지는 이유는 가치 산정의 구조에 있습니다. 수익형 빌딩의 가치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는 순영업소득(NOI)입니다. 임대수입 등에서 운영경비를 뺀 순영업소득을 자본환원율로 나누면 수익에 기초한 자산가치를 산출할 수 있습니다. 자본환원율을 4%로 일정하게 가정하면, 연간 순영업소득 1000만원의 감소는 자산가치 약 2억5000만원의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매달 약 83만원의 수익 차이가 매각 단계에서는 수억원의 가격 차이가 될 수 있는 셈입니다. 관리회사를 고를 때 자산관리 수수료(PM Fee)보다 수익을 지켜낼 역량을 먼저 살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자산관리회사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요. 첫째는 임대조건과 비용을 함께 고려해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능력입니다. 좋은 자산관리회사는 신규 임차인 유치 실적과 함께 기존 임차인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했는지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다만 재계약률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성과를 낸 것은 아닙니다. 과도한 렌트프리나 공사비 지원으로 임차인을 붙잡았다면 계약은 유지돼도 건물주에게 남는 수익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재계약률이 다소 낮아졌더라도 상습 연체 임차인을 우량 임차인으로 교체했다면 수익의 안정성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임차인 교체 과정의 공실 기간과 유치 비용까지 포함해 성과를 판단해야 합니다. 재계약률이라는 수치 하나보다, 그 수치가 어떻게 나왔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둘째는 비용 집행과 운영의 투명성입니다. 건물주가 확인해야 할 것은 지출 내역을 빠짐없이 보고하는지를 넘어, 그 지출이 필요한 이유와 대안까지 설명하는지입니다. 같은 설비라도 수리와 교체 중 무엇이 유리한지, 당장 비용을 줄이는 선택이 향후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오지는 않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필요한 유지보수를 미뤄 만든 비용 절감은 성과로 보기 힘듭니다. 운영경비를 통제하면서도 임차인의 불편과 시설 노후화를 줄이는 균형이 중요합니다.

이해 상충 여부도 살펴야 합니다. 중개 수수료가 주 수입원인 회사는 임차인을 오래 지키기보다 자주 바꾸는 쪽에 이해관계가 쏠리기 쉽습니다. 그 부담은 반복되는 공실과 추가 비용으로 고스란히 건물주에게 돌아옵니다. 기본 수수료에 포함된 업무와 따로 청구하는 비용의 경계도 계약서에 분명하게 정해둬야 합니다.

셋째는 위기에 대응하는 리스크 관리 역량입니다. 이는 업력과 시장의 평판, 비슷한 상업용 자산을 관리해 온 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산관리 수수료가 낮으면 당장은 끌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공실이 길어지거나 임대차 분쟁, 임차인 부도 같은 문제가 터졌을 때 손실을 막아 주는 것은 현장에서 쌓은 경험입니다. 수수료 몇 푼을 아낀 이익은 한 번의 대응 실패로 쉽게 사라집니다.

앞으로는 매각 시장에서도 지금 받는 임대료만큼, 그 수익이 얼마나 오래 이어질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연체와 공실, 임차인 유치 비용, 시설 투자 내역을 꼼꼼히 정리한 운영 기록은 매수자가 수익의 지속성을 판단하는 근거가 됩니다. 자산관리는 매각을 앞두고 시작하는 일이 아닙니다. 보유하는 동안 쌓아 온 관리의 결과가 매각할 때 가격으로 평가받는 것입니다.

좋은 자산관리는 우량 임차인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비용을 통제하며, 그 성과를 현금흐름으로 증명하는 일입니다. 세 번째 관리회사를 고를 때 A씨가 가장 먼저 물은 것도 자산관리 수수료가 아니라 이 회사가 지켜낼 수 있는 수익이었습니다. 꼬마빌딩 소유주와 예비 투자자는 건물을 살 때만큼 신중하게, 그 수익을 지켜줄 자산관리회사를 선택해야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김용남 글로벌PMC(주) 대표이사 사장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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