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엔화 약세, 어디까지 가나

입력 2012-03-20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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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2부 - 한상춘의 지금 세계는

앵커 > 요즘 가격변수들이 심상치 않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시장의 큰 관심사라고 한다면 엔화 환율이 아닐까 싶은데 오늘 엔화 환율의 움직임에 대해 자세하게 점검해 보는 시간 가져보겠다. 국제외환 시장에서 엔화 환율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최근 움직임이 어떤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전체적으로 외환 시장은 달러 강세모습이 실현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엔화에 대해 미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미 달러에 대해 엔화가 약세를 보이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올해 1월까지만 하더라도 엔달러 환율이 76엔대 그래서 작년 11월에 기록했던 75엔대 더 밑으로 떨어져 엔화가치로 본다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지 않겠냐는 시각들이 많았다. 일본 자체적으로 보면 10조엔 이상의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76엔대로 떨어져 노다 정부의 조기하야까지 검토됐었다.

2월 이후 상황이 돌변해 지금까지 일주일 정도의 엔화가치가 소폭 반등한 것을 제외하고는 엔화약세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것이 국제사회에서 상당히 문제가 되고 2007년 8월 이후 추세적으로 보면 엔고가 4년 정도 지속돼 왔는데 이것이 2월 이후 일주일만 제외하고 전부 엔화약세 국면을 보이다 보니 4년 동안 유지해 왔던 장기적인 엔고 국면에서 탈피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오늘 새벽에 끝난 뉴욕 시장 보면 엔달러 환율이 84엔대에 근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원화에 대비해서는 엔화 가치가 폭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지금까지 보면 100엔당 1500원 대에서 지금은 1300원 내외다 보니 11% 정도 폭락하는 상황이다. 이런 것이 국내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엔화 환율이 최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앵커 > 하락한 기관과 같이 놓고 본다면 그야말로 동기간 동안 급락했다고 볼 수 있다. 엔화가 이렇게 갑자기 약세로 변경된 데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것인가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뚜렷한 이유가 있다. 갑작스럽게 엔화 약세국면이 되고 4년 동안 유지해 왔던 엔고 국면이 탈피할 조짐을 보인다는 것은 그만큼 명시적으로 확인되는 이유가 있다. 유럽의 위기와 관련해 그 동안 유럽위기가 2년 동안 지속되는 상황에서 일본 경제 여건에 관계없이 조세피난처로서 반사적 측면에서 엔화로 국제자금들이 피난하는 소위 safe-haven 성격으로 엔화 수요가 증대됐던 부분이 일본경제 여건에 관계없이 엔화가 강세를 보였던 대목이다.

지난 주말 그리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을 계기로 유럽의 위기가 어디까지 왔는가 하는 것을 얘기했었는데 그런 각도에서 한숨을 돌리다 보니 역시 피난처로 엔화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엔고에서 엔화 약세로 전환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또 한 가지 일본 자체적으로 보면 4년 동안 지속돼 왔던 엔고 특히 작년에 엔고가 달러당 75엔 대, 76엔대 이렇게 되다 보니 결국 일본이 품질이나 디자인 측면에서 아무리 경쟁력이 있다 하더라도 채산성이 90엔인데 75엔까지 떨어지면 이것은 수출기업이 제 아무리 품질이 좋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경쟁기업에게 넘겨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본의 무역수지가 큰 폭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것이다. 일본의 무역수지 하면 흑자의 대가 이래서 세계적으로 보면 무역흑자국 상징 국가가 일본이었는데 지금은 적자폭이 크다. 한 달에 1조엔 이상의 적자를 기록하는 것이 최근 일본의 국제수지 무역수지 동향이다. 이것이 결과적으로 엔화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떨어뜨린 요인이다.

또 한 가지는 일본 은행이 2월 중순에 디플레이션 대책 차원에서 물가목표제(inflation targeting)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이 디플레이션 상황에 빠지다 보니 시장 경제에서 price mechanism이 작동하지 못하다 보니 일본경제가 무기력증에 빠진다. 그러면 어떠한 대책이 나오더라도 경제주체들에게 먹히지 않는다.

그래서 물가가 떨어진 것만 좋은 것이 아니다. 물가를 어느 정도 올리겠다. 그래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1% 이상 올리겠다. 그래서 price mechanism을 작동시키겠다는 차원에서 엔화를 대대적으로 풀었는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엔화를 대대적으로 풀면 유동성이 되고 결과적으로 일본의 엔화가치를 약세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 경제 회복과 이것을 바탕으로 미국의 국채수익률이 장기채 중심으로 올라가는 문제가 금리 스프레드를 넓히면서 엔화약세로 작용하고 있는 측면이다.

앵커 > 이번 주부터 벌써 일본의 3월말 회계법인들의 결산을 앞두고 있다. 이것이 엔화 환율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실질적으로 이번 주에 일본의 회계연도 결산이 되고 있는데 일본의 3월말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으레 엔화 강세가 된다고 하는 분이 있는데 일본이 해외에 나가 있는 기업이나 이런 기업에서 본국으로 송환시킬 수 있는 요인들이 그리 많지 않다.

또 한 가지는 회계처리 방식이 바뀌어 일본에도 회계처리 방식이 글로벌화 돼 반드시 회계연도 앞세우고 엔화를 본국으로 송환시킬 필요 없다. 과거에 비해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본국으로 송환되는 과정에서 엔화 수요가 증대해 전통적으로 엔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엔화가 해외로 이탈될 수 있는 좋은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 이런 것이 일본의 수출기업들이 밖으로 나가는 문제와 함께 자금까지 빠져나가니까 일본 내에서 도넛이 가운데 구멍이 뻥 뚫리는 공동화 현상이 발생되는 상황이다. 3월말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전통적으로 엔화 강세를 보이는 측면은 이번엔 약하다.

오늘 새벽에 끝난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어쨌거나 심리적 측면에서는 그 동안 3월말 회계연도 결산을 앞두고 엔화 강세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심리적 선입견이 있기 때문에 이것이 끝나면 4월 들어서는 엔화 약세가 좀 더 빨라지지 않겠느냐 하는 시각들이 주를 이룬다.

당시 소피아 부인이 국내 증시에 사랑에 빠졌다는 얘기를 할 때 앞으로는 와타나베 부인이 국내증시에서 찾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했었는데 최근 와타나베 부인들이 당혹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연초까지만 하더라도 1월까지 엔달러 환율이 75엔대, 76엔대 강세 보이다 보니 엔캐리 트레이드에서 포지티브 캐리 트레이드 요인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일본으로 엔캐리 자금의 회수 문제 이런 것으로 포지션을 조정했지만 2월 이후부턴 엔화가 약세가 되고 금리가 일본에 자금을 퍼붓는 관계로 시장 금리 낮추다 보니, 엔캐리 트레이드든 트레이드의 이론적 근거가 피셔의 통화가치를 감안한 가중된 자금의 이동설이다. 여기서 보면 일본에서 자금 일으킨다면 시중금리는 낮고 엔화가치가 약세된다면 어떻게 하겠나 자금을 일본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일본에서 자금 차입하는 게 좋겠다. 그래서 이 자금으로 한국과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고금리 국가나 경제여건이 좋은 국가로 투자하면 그만큼 환차익이나 금리차익을 얻는다.

그래서 엔캐리 트레이드를 주도하는 와타나베 부인들이 연초에 포지션을 대폭 변경해 지금은 엔화를 차입해 전통적인 투자국인 호주나 뉴질랜드 한국에 투자하는 모습 보이는 상태에서 최근 호주나 뉴질랜드 달러가 강세가 돼 국내의 호주나 뉴질랜드에 유학생을 두신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런 와타나베 부인 때문에 원화 송금이 높아가는 부담이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

앵커 > 최근 중요하게 여겨지는 점은 일본경제가 소위 일컫는 안전통화의 저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이다. 일본 수출기업들은 이 부분을 반기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한상춘 > 안전통화의 저주라고 하는 것은 UC버클리의 베리 아이켄버그라는 교수가 일본경제를 빗대어 얘기한 것이다. 경제 여건이 어려우면 어떻게 하겠나 이것 풀리려면 일본의 엔화가 약세가 돼야 수출 경제가 증가돼 일본경제가 살아나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4년 동안 보면 경제여건이 나쁜데도 불구하고 일본의 경제여건에 피난처로 엔화가 안전통화로 강세다 보니 일본경제가 더 어렵게 빠지는 그래서 이것이 안전통화의 저주라는 표현을 쓴다.

최근 엔화 약세가 되다 보니 수출 기업들이 반기고 있다. 안전통화의 저주에서 가장 피해를 봤던 것이 도요타나 파나소닉 같은 일본의 전자업체나 자동차 업체가 아닌가 한다. 최근 엔화 약세다 보니 반기고 있다.

그리고 일본 경제가 지금은 숨통이 트이지만 베리 아이켄버그 교수가 얘기했던 안전통화의 저주에서 벗어나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려면 기업들의 채산성이 달러당 90엔 이상은 가야 한다.

엔화 약세가 왜 우리 경제 입장에서 부정적 측면과 증시에 악재인가 하는 분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대체로 보면 그렇게 악재는 아니다. 물론 엔화가 약세 될 때는 대일 수출과 경합관계가 있는 자동차나 전자업종은 수출 채산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지만 수출경합지수를 산출해 봤더니 일본 기업과는 수출경합지수가 많이 떨어져 있다.

오히려 중국 제품과의 수출경합지수가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엔화가 이렇게 약세가 되더라도 한국의 수출기업에 미치는 수출타격 부분은 종전보단 많이 약하다. 종전의 선입견 차원에서 막연히 엔화가 약세가 되면 한국 수출기업에 타격을 입힌다고 하는 것은, 물론 타격을 미치겠지만 그 정도는 많이 약화된 것이다.

오히려 무역적자가 만성적인 적자다. 이런 상태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수입업체의 부담이 큰다. 수업업체는 수입에 따른 원리금 상환부담 그 다음에 엔화 부채를 갖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엔화 부채를 갖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원리금 상환 부담이 돼 한국 기업들한테 채산성을 개선시키는 측면이 수출경쟁력을 악화시키는 측면보다 더 크다.

또 한 가지는 일본의 금리가 낮고 유동성도 많이 풀리고 엔화가 약세가 되면 엔캐리 자금 와타나베 부인들이 어디를 지향하겠나 한국 증시를 지향하겠다. 그래서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엔캐리 자금들이 국내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엔화가 약세되면 무조건 선입견 차원에서 국내 증시에 악재라고 하는 것은 한국의 수출구조가 그만큼 다변화 돼 있고 불과 10년 전에 엔달러 환율에 의존하는 구조는 분명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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