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분양, 화장장 '쉬쉬'

<앵커>

내가 사는 아파트 인근에 화장장이 있다면 어떨까요?

강남 보금자리주택 지구 5곳이 화장장과 반경 5km 이내에 있다고 합니다.

권영훈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마지막 그린벨트 해제 구역으로 불리는 강남 보금자리주택 지구.

도심과 가깝고 친환경 주택단지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대단합니다.

그런데 보금자리지구 인근에 화장장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서울추모공원은 청계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진출입 도로로 협소한데다 도로 안내 표식도 제대로 없어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서울추모공원은 서초구 원지동 일대 연면적 1만8천㎡ 규모로 11기의 화장로가 현재 가동중입니다.

공원 초입은 서초구 쓰레기집하장으로 적지 않은 소음과 악취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한때 주민 반대로 화장장 건설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지난 1월 개원해 정상 운영중입니다.

<기자 브릿지>

"내곡 보금자리주택 지구 건설현장입니다.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화장장이 불과 500m 떨어져 있습니다"

내곡 보금자리는 SH공사가 시행사로 1천5백가구 공공분양을 이미 마쳤고, 내년 6월 입주합니다.

지난해 사전청약에서 9.8대 1의 경쟁률을 보일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곳입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이후 사저로 알려지면서 내곡동 부동산값은 오를대로 올랐습니다.

그런데 지역주민 조차 화장장 개원 사실을 모르고 있고, 보금자리 입주민들을 되레 걱정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 내곡동 지역주민>

"화장장 건설된지 몰랐다. 입주민들에게 악재. 시세 영향"

내곡 보금자리 등 다른 강남권 보금자리들도 화장장과 반경 5km 이내에 위치해 있습니다.

시행사인 SH공사는 분양당시 주민 혐오시설에 대한 안내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최근 강남 보금자리에서 분양한 민간 건설사 역시 화장장 얘기는 쏙 빠져 있습니다.

시신를 태우면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발생이 우려되지만 해당 화장장은 친환경 시설로 건립된 곳입니다.

강남 보금자리 지구 벨트의 인기는 하늘 높은지 모르고 치솟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공이나 민간 건설사 모두 미분양을 우려해 화장장 개원 사실은 숨기기에 급급합니다.

WOW-TV NEWS 권영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