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한복판 '칼부림'..前직장동료에 "왜?"

입력 2012-08-23 10:18   수정 2012-08-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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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도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2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께 김 모씨(30ㆍ남)가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건너편에서 자신의 전 직장동료 2명과 지나가던 행인 2명에게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이 다니던 신용평가사의 직장 동료였던 팀장 A씨와 동료 B씨(여)를 미리 준비해온 과도로 옆구리와 목 부위를 수차례 찌른 뒤 도망쳤습니다. 퇴근길에 범행 현장을 목격한 한 시민은 "처음엔 아는 사람들끼리 장난을 치는 것쯤으로 생각했으나 피가 나는 것을 보면서 뭔가 일이 터졌다고 직감했다"고 전했습니다.

김씨는 도주 중 자신과 부딪힌 행인 C씨와 D씨(여)에게도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김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10여 분간 대치한 끝에 테이저건(전기총)을 맞은 뒤 붙잡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경찰과 대치 과정에서도 자신의 목에 흉기를 들이대고 자해 위협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들은 한강성심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하지만 B씨는 피를 많이 흘려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과도를 세 자루나 마련하는 등 계획적으로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범행 장소 역시 AㆍB씨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가 실행에 옮기기 위해 이들의 직장이 있는 여의도를 택했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김씨는 "나를 실컷 이용한 뒤에 퇴사하도록 만들어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 2009년 다니던 회사에 실적이 오르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주변에서 자신에 대한 험담이 나돌자 자진 퇴사했습니다.

퇴직 후 다른 회사로 이직한 그는 보란듯이 잘 살아보려고 했지만 의지대로 되지 않아 이 회사도 2010년 퇴사했습니다. 이후 별다른 직업을 찾지 못하고 지내던 그는 자살을 고민했으나 "혼자만 죽으려니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며 "보복을 결심했다"고 진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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