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진단] 美 9월 소매판매 예상 밖 호조

입력 2012-10-16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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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투자의 아침 3부 - 이슈진단

글로벌모니터 안근모 >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달보다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0.8% 늘었을 것으로 봤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전달인 8월 증가율도 0.8%에서 1.2%로 상향 수정됐다. 미국 소매판매가 이렇게 두 달 연속 크게 증가한 것은 지난 2010년 말 이후 처음이다.

13개 항목 가운데 12개 항목의 판매가 증가세를 보였다. 8월에 1.8% 늘어났던 자동차 판매가 9월에도 1.3% 증가했는데 이 자동차를 제외하고도 소매판매는 1.1% 늘어나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전자제품 판매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4.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달 21일부터 판매가 시작된 아이폰5가 큰 효과를 낸 것으로 풀이됐다.

경제성장률을 산출할 때는 자동차와 휘발유, 건축자재를 제외한 소매판매지표를 사용한다. 이 지표는 0.9% 증가했다. 0.1% 늘어난 것에 그쳤던 전달에 비해 대폭 호전됐다. 바클레이즈 캐피탈 같은 증권사는 소매판매 호조를 반영해 3분기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야기되는 재정절벽이라는 이슈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체감되지 않고 있다. 이달 초에 실시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재정절벽 우려 때문에 소비나 투자를 줄였다는 소비자는 전체의 14%에 불과했다.

당장은 집값과 주식값이 오르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지출을 늘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에 발표된 미시건대학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 2007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미국경제의 3분의 2를 소비가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고 미국경제의 회복이 우리나라의 수출경제에도 아주 중요하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다행스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미국 소비자들이 언제까지나 재정절벽을 무시할 수는 없다. 다음 달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나면 재정절벽을 피하기 위한 미국 여야 간 협상이 본격화될 텐데 양당의 이견이 워낙 커 쉽사리 타협안이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재정절벽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연말로 다가갈수록 소비자들도 점차 문제의 심각성을 자각하게 될 듯하다.

미국 의회 예산국 분석에 따르면 재정절벽이 시행되면 미국 각 가정은 당장 내년에만 평균 3500달러의 세금을 더 내야 한다. 매달 가처분소득이 우리 돈으로 30만 원씩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소비경기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연말 홀리데이 시즌이 미국 소비경제에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이 더욱 커질 우려도 있다.

미국 연준의 2인자이자 대표적인 경기부양론자 가운데 한 명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준총재가 연설을 하며 추가 부양 가능성을 시사했다. 더들리 총재는 오늘 연설에서 내년에는 경제가 여전히 다소 어두운 면이 있다며 만약 경제가 계속 부진하거나 심각한 충격을 겪는다면 통화정책도 잘 먹히지 않는 디플레이션 상황에 고착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더들리 총재는 그러면서 부양정책의 파급 강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되기 마련인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무제한 양적완화를 도입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한 말이지만 앞으로의 통화정책 방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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