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 펀드리콜제 '허와 실'

입력 2013-04-2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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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자동차나 세탁기에서 결함이 발견되면 해당 업체가 리콜을 실시하듯, 증권사에서도 불완전판매 펀드에 대한 `펀드 리콜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3년이 넘도록 증권사의 펀드 리콜 건수는 전무한 상황인데요.

어떻게 된 일인지 어예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지난 2010년부터 하나 둘 생겨난 증권사 `펀드 리콜제`,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지 않는 상품을 권유했거나, 필요한 설명을 하지 않는 등의 불완전판매에 대해 판매사가 원금 또는 손실 금액까지 돌려주는 제도입니다.

현재 삼성증권과 KDB대우증권, 하나대투, 신한금융투자 등이 `펀드 리콜`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손실 보상이 안되는 펀드의 특성을 감안하면 투자자 보호를 위한 증권사의 파격적인 제안입니다.

한화투자증권은 올초 7건의 자발적 리콜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속사정을 알고 보면 감독당국이 실시한 펀드 불완전판매 암행 실태조사에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데 따른 반성 차원에서 이뤄진 것 입니다.

한국경제TV 취재 결과, 한화투자증권 사례를 제외하면 지난 3년간 고객 요청에 의해 이뤄진 리콜 사례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완전 판매프로세스를 엄격히 준수하고 있기 때문이란게 증권사 해명이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불완전 판매를 소비자가 입증해야 하는 불리한 구조 때문입니다.

<녹취> 증권사 관계자

"입증을 해야 하잖아요. 자기가 불완전 판매했다고..그걸 일반적인 사람들이 입증하기는 어렵고요.
마케팅 수단으로 되는 부분이지 자발적으로 리콜을 한다면 엄청나게 큰 손실을 볼 수 있겠죠.
기본적으로 팔아봐야 연 1% 밖에 수익 안날 수도 있거든요. 리콜해서 그 이상의 손해를 볼 것 같아요."

증권사가 불완전판매를 판단하는 기준은 적합성의 원칙에 따르는데, 판매 과정에서의 오류를 판단하는 잣대가 모호합니다.

특히 무엇을 들어야 하는지, 어떤 것이 문제가 되는지 모르는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불완전판매`를 증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인터뷰> 금융상품 투자 경험자

"금융상품 내용 물어보면 우리가 전혀 알지를 못하겠어요. 무슨 말인지를.."

"우리 엄마들은 그런걸 잘 몰라요. 거기서 상세히 설명을 해주면 아는데 설명을 상세히 안해줘."

"펀드에 대해 나도 한 번 했는데, 떨어질땐 그냥 놔두고 좀 올라갈 땐 팔면 팔라고 얘기를 해줘요"

실제로 한국투자자보호재단이 지난해 적법성과 전문성, 윤리성을 기준으로 평가한 `암행 감찰(미스터리 쇼핑)` 결과 메리츠와 현대, 교보 증권이 은행과 증권, 보험사 중 최하위를 기록했습니다.

미래에셋과 하나대투, SK, 우리투자증권, 한화투자, 동양증권 등 6개 증권사는 보통 이하의 평가를 받았습니다.

증권사 절반 이상이 펀드 판매에 부족함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투자자의 금융상품에 대한 학습도 필수적이지만, 진정한 고객만족을 위한 `펀드 리콜제`의 현실적인 변화가 우선적으로 요구됩니다.

한국경제TV 어예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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