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초대석]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

입력 2016-02-26 19:46   수정 2016-02-26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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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고: 한국경제TV 최경식 기자]

    <앵커>
    오늘은 나노계측기기 전문기업인 파크시스템스의 박상일 대표를 모시고 회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세요.
    먼저 파크시스템스라는 기업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략한 회사 소개 부탁드린다.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
    파크시스템스는 원자현미경을 개발, 생산, 판매하는 나노계측기기 전문기업입니다. 본사는 수원에 있고, 미국, 일본, 싱가포르에 현지법인을 가지고 있으며 유럽 아시아 각국에 판매망이 있습니다.
    원자현미경은 광학현미경이나 전자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는 원자나 분자까지도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나노세계를 연 열쇠이고 나노기술 시대를 개척한 중요한 도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대표님은 원자현미경을 30년 이상 연구해온 전문가이고, 미국에서도 벤처기업을 창업해 성공한 분이라고 들었다.
    어떻게 미국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했고,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인지.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
    제가 미국 스탠퍼드대학에 유학을 갔을 때 제 지도교수님 연구실에서 원자현미경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태동했습니다. 제가 박사학위를 받을 무렵 원자현미경으로 얻은 결과들이 알려지면서 원자현미경에 대한 수요가 생겨났습니다.
    저는 이 유용한 도구를 만들어서 팔면 충분히 사업성이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학생으로 미국에 온 외국인이 아무런 사업 기반 없이 맨 손으로 창업을 한다는 것이 일견 무모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원자현미경이라는 독특한 기술이 있었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초창기였기 때문에 저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졌던 것이지요.
    그리고 고급 인력과 자본을 공급해 주고 여러 가지 벤처인프라가 잘 발달된 실리콘밸리의 환경 덕분에 초보자였던 저도 배워가면서 사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사외이사, 변호사, 벤처캐피털리스트의 도움이 컸습니다.

    <앵커>
    그렇게 미국에서 사업을 하다가 M&A 이후 귀국해 다시 창업했는데. 그 동기는 무엇인지.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
    제가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것이 아니고 유학하러 갔었는데 사업을 하다 보니 15년이 지났습니다. 더 늦기 전에 고국으로 돌아가서 제2의 창업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한국 사람이고 한국적인 정서가 더 잘 맞는 것 같았습니다. 또 한국에서도 벤처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데 저도 모범적인 벤처기업인으로 일조해야겠다는 사명감도 있었습니다.


    <앵커>
    한국에서의 사업여건이 녹록지 않았을텐데 미국과 비교해 어땠는지.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
    미국과 비교하면 한국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구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습니다. 어렵사리 당사자를 설득을 해도 주위사람들이 반대해서 영입이 무산된 경우도 많았습니다.
    또 고급인재를 유치하게 하는 강력한 수단인 스톡옵션 제도가 한국에서는 작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도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고 세금 문제 때문에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 받은 자본금을 부채로 인식하게 하는 회계기준 등 잘못된 제도도 큰 문제입니다.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에 신뢰가 부족하다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앵커>
    그럼 다시 회사 이야기로 돌아가서.. 파크시스템스의 주요 사업인 원자현미경이 어디에 쓰이고, 이 분야의 시장 현황과 앞으로의 전망은 어떠한지.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
    원자현미경은 시료의 형상과 물성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계측하고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교와 연구소에서 다양한 나노기술 연구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 산업체에서는 첨단기술 제품의 개발과 품질관리에 널리 활용되고 있고 반도체와 하드디스크 생산공정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신물질, 에너지, 환경, 바이오, 의학진단 등 나노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 산업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크게 보면 모든 과학기술과 산업기술의 발전이 축소 지향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가 더 작은 스케일의 구조물을 관찰하고 나노세계의 현상을 이해하고 응용해서 더 유용한 제품을 만드는 가의 경쟁입니다.
    예를 들면 반도체 공정이 더욱 미세해지면서 반도체 생산 공정에도 원자현미경이 도입되기 시작했는데 앞으로 수요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 됩니다. 또 약물이 세포에 전달되어 세포가 반응하는 것을 직접 관찰하면 신약개발도 훨씬 빨라질 수 있습니다.
    나노 소재, 나노 가공 등 응용범위는 대단히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원자현미경 기술과 제품이 충분히 성숙하면 전자현미경 못지않은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자현미경시장은 수조원대에 이릅니다.


    <앵커>
    원자현미경 업체들 간의 경쟁 상황은 어떻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 파크시스템스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
    요즘은 어느 사업이나 경쟁이 매우 치열한 것 같습니다. 원자현미경 사업도 제가 미국에서 처음 시작했을 때는 블루오션이었고 경쟁이 그리 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경쟁이 엄청나게 치열하고 진입장벽도 매우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원자현미경 기술은 아직도 진화 중입니다. 기술 진화가 끝나면 마케팅과 가격 싸움이 되는데 그 상황에서는 미국 회사의 마케팅과 중국 회사의 가격에 대항하기 어렵겠지요.
    그런데 저희 회사에서는 가장 오랫동안 원자현미경을 개발해오면서 꾸준히 기술을 축적해왔고 그 결과 현재 미국, 일본, 독일의 경쟁사보다 월등하게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탁월한 제품의 성능과 사용자 편의성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자회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마케팅 역량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 안에 저희 회사는 기술력뿐 아니라 시장 점유율에서도 1위 업체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파크시스템스의 올해 사업 계획과 미래 성장 전략 및 비전은 어떠한지.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
    저희는 매출액 대비 원가율이 40% 미만인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합니다. 따라서 매출이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면 상당한 순이익을 낼 수 있습니다. 작년에는 전년대비 매출이 30% 정도 성장했고, 순이익률이 18% 정도 되었는데 올해도 이와 유사한 실적을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는 것과 동시에 원자현미경 시장을 확대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 방편 중 하나로 전자현미경과 광학현미경 시장에 현자현미경의 장점을 알리는 방안을 연구 중입니다.
    그러나 원자현미경과 같은 계측기 사업은 IT 제품과 달리 갑자기 폭발적으로 시장이 커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대신 점진적으로 꾸준히 오랫동안 성장하는 시장입니다. 50년, 100년 후에도 원자현미경 시장은 성장하고 있을 것이고 아마 저희 회사도 그러할 것입니다.
    그리고 원자현미경 시장에서 충분히 명성을 쌓으면 관련된 계측장비들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서 예전의 HP, 시마즈, 히타치 등과 같이 세계 굴지의 계측기 회사가 되고자 합니다.
    아울러 고객과 주주 그리고 나아가 사회 전체로부터 신뢰받는 모범적인 회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진정한 성공은 외형뿐 아니라 주변사람들과 후손으로부터 칭찬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예 말씀 잘 들었고요. 지금까지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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