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리포트] MWC를 통해 본 영국 모바일 산업의 미래

입력 2016-03-03 18:23   수정 2016-06-07 10:25

[영국 셰필드=김기태 통신원]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의 열기는 세계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특히 LG의 새로운 스마트폰 G5와 KT 그리고 SKT의 5G 통신 기술은 한국의 기술 선도국의 지위를 확립시켰다.

한국 기업들 외에도 화웨이 등 중국의 많은 스타트업들의 흥미로운 제품과 서비스 또한 이목을 끌었다. 특히 화웨이는 지난달 18일 영국 런던과 중국 베이징에서 MWC 2016 사전 브리핑을 열고 통신 산업의 디지털화를 이끌 5대 주요 혁신 트렌드를 발표하며 일찌감치 분위기 선점하기에 나서기도 했다.


(c) Huawei (2016) 윌리엄 쉬(William Xu) 화웨이 전략 마케팅 부문 대표

화웨이가 제시한 트렌드는 빅비디오와 빅IT, 빅오퍼레이션, 빅아키텍쳐 그리고 빅파이프다. 화웨이는 이 5가지 트렌드에 맞춰 통신 산업의 디지털화를 촉진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에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기업들과 IT기업들 역시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16을 준비했음을 엿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영국은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국은 이런 트렌드를 따라간다고 보기 힘들다. 화웨이가 제시한 트렌드는 미국과 세계를 양분하는 G2 시각에서의 트렌드인 반면 영국은 이 5가지 모바일 시장의 트렌드 리더와는 거리가 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이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아예 손을 뗐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 5가지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는 대신 영국 고유의 개성이 있는 옷을 찾아 입은 것이다.

따라서 영국은 기반작업이나 사회적 임팩트를 줄 수 있는 그런 모바일 산업에 더 집중함으로써 글로벌 무대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단적으로 이런 현상은 MWC 2016에서 발견할 수 있다.


(c) Mobile Industry Review (2016)

이번 MWC 2016은 영국 입장에선 굉장한 의미가 있는 행사다.

일단 영국 기업들이 각자의 부스가 아닌 하나의 큰 영국관에 포지셔닝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특히 이번 영국관은 지금까지 영국이 참여해온 그 어떤 부스보다도 큰 규모라는 점 역시 중요한 대목이다.

MWC 6번부터 8.1번 홀까지 약 300평가량의 크기의 영국관(GREAT Britain Pavilion)에서는 영국의 선도적 모바일 기업들이 사물인터넷(IoT)과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하드웨어 분야의 최첨단 기술 및 새로운 서비스들을 볼 수 있었다. 이 부스의 규모는 참가국 중 가장 큰 축에 속한다.

이번 MWC 2016에는 영국무역투자청(UKTI)에서 진행한 전시회 진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약 30여개의 영국 중소규모기업들이 참여했다. 영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지원하고자 하는 영국 정부의 노력이 엿보인다. 뿐만 아니라 영국무역투자청은 7C40에 자체 부스를 운영하며 영국의 모바일 산업을 적극 홍보했다.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5G 네트워크와 모바일기기 그리고 가상현실(VR)에 집중한 것과 달리 영국 기업들은 스마트 시티와 커넥티드 시스템, 사이버 보안 그리고 네트워크 및 사물인터넷 (IoT)까지 모바일 산업을 선도하기 보다는 영국만의 고유한 매력을 뽐내기 위해 노력했다.

아직은 영국의 기업들이 이 시장을 선도한다고 평가하기 힘들다. 하지만 영국의 기술력은 앞으로도 계속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빠른 발전은 영국 내 수요시장의 든든한 뒷받침에 있기에 가능하다.


(c) Deloitte UK (2015)

영국 딜로이트사에서 발표한 모바일 소비자 리포트 2015는 현재 영국인 성인의 76%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게 됐고 그로 인해 `산만한` 사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연간 3천만대가 넘는 휴대전화가 영국에서 판매되고 있고 4G 이용자 또한 2014년 8%에서 2015년 25%로 증가했다.

모바일 낙후국으로 평가받던 영국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자국 내 모바일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를 발판 삼아 핀테크, 온디멘드 서비스, 푸드테크 그리고 디지털 헬스 등의 분야가 영국 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핀테크 분야에서는 영국의 트렌스퍼와이즈가 무서운 속도로 유니콘의 대열에 합류했고 푸드테크 혹은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분야에서는 영국판 `배달의 민족`인 딜리버루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업들이 겨냥하는 건 영국 내수시장이다. 유럽시장까지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은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이라고 보기 힘들다.

세계를 이끌 차세대 영국 모바일 스타트업을 찾고자 한다면 이번 MWC 2016의 행사 가운데 하나인 `Best British Mobile Startup 2016`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c) KPMG - The Best British Mobile Startup 2016 (2016)

KPMG가 후원하는 이 행사에서는 100개가 넘는 영국의 경쟁팀을 뚫고 올라온 4개의 우승 후보팀들이 선을 보였는데 우선 이지 에듀케이션(ezeducation.co.uk)은 어린 학생들을 위한 수학공부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각 학생의 장단점을 추적해 맞춤별 수업을 제공한다.

브이에스티 엔터프라이즈(vstenterprises.com)는 바코드에 가격 정보 뿐만 아니라 위조품 감별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다. 또 보안성을 혁신적으로 높이고 은행 정보까지 제공함으로써 기존과는 차별된 바코드를 제공한다.

테스카랩스(teskalabs.com) 또한 주목할만 하다. 플러그엔 플래이 모바일과 사물인터넷 (IoT)의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사물인터넷의 새로운 기술을 시도하기 보다는 가장 기본이 되는 보안에 집중해 솔루션을 주고 있다.

왓쓰리워즈(what3words.com)는 한국에도 꽤 친숙한 스타트업이다. 전세계의 지도를 3m 곱하기 3m의 땅을, 3개의 단어로 주소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UN에서도 구호물자를 배송할 때 이용하고 있을 만큼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스타트업이다.

이 행사의 최종 우승자는 왓쓰리워즈이다.

왓쓰리워즈의 최고마케팅경영자(CMO)인 길스 라이스는 "형편없는 주소 체계는 비싸고 실망스러우며 또한 위험하다. 우리는 우리의 간단한 3단어 솔루션을 이렇게 권위 있는 심사위원들 앞에서 발표할 수 있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 분야는 매우 경쟁이 치열했다. 하지만 그것이 영국의 모바일 혁신이 전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모바일 산업 트렌드는 화웨이가 제시한 5개의 제시어나 VR, 스마트폰 같은 트렌디하지 않다. 하지만 모바일 보안이나 스마트폰 교육 애플리케이션 계통의 스타트업들이 점차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이를 통해 트렌드를 따라가기 보다는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영국식 모바일 산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영국의 다양한 기업들이 만들어 낼 독창적인 미래가 기대된다.



김기태 / 영국 통신원 start.ted.kim@gmail.com

*상기 기사는 당사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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