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 <폴리시 믹스>

입력 2016-11-2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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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폴리시 믹스'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를 운영하는 데 있어 두 축이 있죠. 앞에서 목표를 정하고 끌고 나가는 정부의 재정정책이 있고 뒤에서 받쳐주며 지속 성장을 위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그것입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의 미국 경제의 축은 아무래도 지금까지의 통화정책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후보 시절에 공언한 1조 달러의 인프라 투자로 상징되는 과감한 재정의 집행으로 경제를 성장시켜서 일자리도 늘리고 소득도 올려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하니까 일견 당연해 보입니다.

    그런 연유로 당선이 확정된 후 미국의 국채금리는 그야말로 숨가쁘게 올랐습니다. 성장과 고용의 호조는 당연히 임금의 상승과 그로 인한 수요의 증가, 그리고 물가의 상승을 초래할 것이라는 단순한 기대 때문입니다. 여기에 미국 연준은 미리 미리 통화를 조절해 과열을 막을 것이기 때문에 기준 금리를 적극적으로 올릴 것이란 예측도 최근의 금리 상승의 원인입니다.

    또 하나 트럼프의 공약 중에 금리를 올리는 요인은 역시 감세입니다. 법인세의 감세가 이뤄지면 약 2조 달러의 해외이익을 국내로 들여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더군요. 정확한 금액이야 분석의 범주를 넘어서는 것이지만 당연히 비슷한 효과가 있을 겁니다. 이렇게 미국 내로의 부의 이전은 소비를 촉발시키고 또 궁극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효과가 있을 겁니다.

    세금의 인하 즉, 감세가 경제를 성장시켜 오히려 세수를 늘린다라는 이른바 래퍼곡선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경제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필요한 재정지출을 늘여야 할 텐데 그러려면 금고가 비어있는 미국 정부는 국채를 발행하던지 어떤 형태로든 시중 자금을 끓어 모아야 할 겁니다. 그러면 시중 금리가 오르고 금리의 상승은 소비와 투자를 그만큼 위축시키는 이른바 구축효과를 발생시키게 되죠.

    결국 이 구축효과 보다 경제를 더 빨리 성장시키려면 어느 정도까지의 저금리가 필수적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사실 트럼프노믹스라고 불리는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그야말로 잡탕경제 정책입니다. 레이건노믹스의 감세를 하면서 루즈벨트가 했던 뉴딜정책 즉, 캐인지안의 재정정책도 같이 쓰겠다는 겁니다. 작은 정부와 큰 정부가 섞여있는 셈입니다. 이 불편한 동거는 저금리가 확보되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트럼프는 뼛속까지 부동산 개발 업자입니다. 세상에 고금리를 좋아라 하는 부동산 업자는 없습니다. 스스로를 저금리 인간이라고 한 바가 있습니다. 그런 트럼프가 후보시절에 재닛 옐런 의장의 저금리 정책이 미국을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당선되면 잘라버리겠다고 할 정도였지요. 저는 이 트럼프의 발언, 오바마 8년의 저금리 정책을 비난하면서 표를 얻기 위한 비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고금리를 주장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연준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불안감은 너무 섣부른 우려입니다. 사실 트럼프의 그 1조라는 인프라 투자 이걸 국채로 조달한다는 거 그래서 수급상 채권 수익률이 더 뜰 것이라는 것도 사실은 너무 나간 거지요. 미국 대통령이 국가의 빚을 맘대로 낼 수 있는 나라는 아닙니다. 지금껏 공화당이 장악해온 하원의 스탠스도 국가 부채를 무턱대고 늘리도록 허락하지 않을 겁니다. 어쩌면 시중에 풍부한 자금과 신흥국에서 빠져 나온 돈의 일부만 모아도 1조 달러 금방 채우지 않겠습니까?

    또 한가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와 미국 제조업의 부활, 달러 강세 일변도로 가서는 안되겠지요? 달러를 마냥 강하게 만드는 기준금리의 인상도 자연스럽지 않을 겁니다.

    도널드 정부의 미국 경제정책은 재정정책으로 경도되지 않을 것입니다. 재정과 통화정책이 서로 고양하는 폴리시 믹스를 요구할 것입니다. 그것도 서서히 말입니다.

    현재 매일 오르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은 도널드 트럼프와의 허니문을 즐기자는 낙관론과 그 이면에 연준이 지금까지와 완전히 다른 매파로 바뀌기에는 최소한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그 허니문이란 게 우리가 경험하듯이 그리 길지도 않을뿐더러 돌아와서 보면 가서 흥청망청 쓴 카드 대금을 갚느라 또 허리를 졸라매야 하는 것도 경험으로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오늘은 정말 겨울 날씨처럼 춥더군요.

    바야흐로 겨울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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