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환의 시선 <기업인 면담>

입력 2016-12-1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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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기업인 면담' 입니다.

    탄핵 결의에 의해 직무가 정지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여러 가지 의혹 중에 가장 큰 것이 재벌 총수들을 독대해서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에 출연할 것을 강요했는지 여부죠. 대통령의 기업인들을 만나서 애로사항을 들어보고 정부가 법과 제도가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기업활동이 잘 되도록 하는 거 사실 아무 문제 없는 겁니다. 대가성도 없고 강제성도 없었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한가지 전제가 있습니다.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는 거죠. 무슨 얘기들을 했고 그 만남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언론에 공개를 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불필요한 의혹을 미연에 없애야 하고 그 억측으로 인한 기업의 피해를 막아야 할 책임이 권력자에게 또 기업인에게 있기 때문이죠.

    아직 대통령에 취임도 하지 않은 트럼프가 기업인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애플의 팀 쿡, 구글의 래리 페이지, 마이크로 소프트의 사티야 나델라를 비롯해 페이스 북, IBM, 인텔의 경영자도 함께 모입니다.

    실리콘 밸리를 비롯해 자신에게 별로 호감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IT기업의 경영자들을 본인의 사저로 모이라고 해서 간담회를 갖는 겁니다.

    누차 말씀 드렸지만 트럼프는 정치인이라기 보다 비즈니스 맨 입니다. 그저 기업가들과 우리처럼 선문답하고 덕담 주고 받는 미팅은 하지 않습니다. 만약 캘리포니아에서부터 날아온 이들 기업가들에게 그저 요즘 사업하기 어떠냐고 묻고 끝낸다면 이들은 즉각 언론에 '아, 우리 대통령 무지 실없는 사람'이라고 까발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제가 있는 토론을 하려고 모이는 것입니다. 바로 어떻게 해외에 나가있는 공장들을 미국으로 가져올 수 있겠냐, 정부에서 어떤 걸 해주면 되겠냐 일종의 협상을 하는 것이죠.

    당연히 관심을 끄는 기업이 애플입니다. 애플은 단 한 대의 아이폰도 미국에서 만들지 않습니다. 애플 직원들 당연히 생산직 근로자 미국에 한 명도 없습니다. 트럼프 입장에서 보면 애플은 미국 기업이 아닙니다.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대만의 폭스콘의 모회사죠, 홍하이 그룹은 벌써 선수를 치고 나오죠? 미국 사업의 확장을 위한 투자에 대해 예비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쉽게 얘기하면 미국에 공장 건립하는 걸 검토 중이라고 하는 겁니다. 폭스콘 공장을 미국에 건설하면 제품의 단가는 당연히 올라갑니다. 아이폰은 개당 적어도 8-90달러는 올라갈 것으로 봅니다. 이걸 소비자에게 다 부담시킬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세금으로 도와주고 나머지 부담은 공장 자동화로 극복해낸다면 아예 안될 것도 없다는 계산도 나옵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트럼프가 원하는 백인 블루 컬러의 일자리 창출은 극히 제한적일 거라는 문제가 나오죠. 제가 보기에 트럼프에게 이건 전혀 중요한 사항이 아닙니다. 그에게 중요한 건 아이폰이 메이드 인 차이나가 아니라 메이드 인 USA가 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습니다. 그는 공약을 지키는 것이고 기업이 자동화를 하는 것까지 미국 대통령이 강제할 사항은 아니라는 미국 유권자들의 양해도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삼성전자의 갤럭시에게는 재앙이 될 것입니다. 미국사람들에게 메이드 인 USA는 적어도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여러분 잘 아시는 메이저 리그 야구모자 있죠? 우리나라 영안 모자에서 만든다는, 박찬호 선수 같은 선수들이 썼던 그 모자 말입니다. 그 모자 만드는 브랜드가 미국 회사 뉴에라라는 회사입니다. 그 회사 모자는 미국에서도 만듭니다. 일부를 말입니다. 미국 소비자들, 모자 안 쪽에 선명하게 찍힌 메이드 인 USA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트럼프 정부가 도와줄 일은 세금 깎아 주는 것 말고 미국 사람들의 애국심을 고양하는 일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만드니 확실히 다르긴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트럼프는 임기 초반에 확실히 판을 흔들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하나의 중국을 부정하는 대담한 도전을 하고 있고 대내적으로는 기업인들에게 압력과 회유를 같이 하고 있죠. 먹힐 겁니다. 명분과 실리를 함께 챙길 수 있는 일은 정치인 겸 비즈니스 맨 트럼프에게 거칠 일이 없을 겁니다.

    현지 시각으로 14일 뉴욕에서 트럼프와 팀 쿡을 비롯한 기업인들 간에 어떤 결론을 내는 지 지켜보십시오. 적어도 본사가 있는 동네마다 창조 경제 혁신센터 하나씩 책임지고 만들자는 얘기는 안 나올 겁니다. 구체적인 전략이 협의되고 결론에 도달했다는 뉴스가 나올 겁니다. 그건 우리 기업들에게 결코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

    우리 기업들도 뭔가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동영상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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