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경찰서와 서울서부지검이 배경인 tvN 드라마 `비밀의숲`에서 경찰관이 매우 부패한 모습으로 그려지면서 경찰이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드라마 속 경찰관은 중요한 증거를 덮거나 피의자에게 자백을 강요하며 구타를 일삼는 등 무능하고 폭력적으로 묘사된다.
최근에는 경찰서장이 강력 사건과 관련한 증거물인 폐쇄회로(CC)TV 자료를 인멸하는 장면, 기업인으로부터 미성년자 성(性) 접대를 받은 혐의로 검찰에 소환되는 장면까지 나왔다.
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새 정부 들어 검·경 수사권 조정이 한창 추진된다는 점에서 더욱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한 경찰관은 16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드라마가 허구의 내용이라는 것은 알지만, 청렴이나 인권 측면에서 경찰 이미지에 매우 좋지 않은 내용이 방영돼 당황스럽다. 더구나 실제 경찰서 이름이 나오지 않나"라고 말했다.
용산서 내부는 더욱 심각하다. 용산서는 지난해 12월 서장이 부하 직원에게 부당한 수사 지시에 욕설, 비상식적 인사까지 이른바 `갑질`을 한 것이 드러나 강등 징계를 당해 분위기가 한때 뒤숭숭했다.
새 서장이 부임하고 과장급도 대다수 바뀌며 조직 안정을 꾀하는 상황에서 이미지에 부정적인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힘들어하는 분위기다. 드라마의 실제 촬영이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서 진행됐던 터라 용산서는 최근에야 이런 드라마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tvN도 이를 우려한 듯 드라마를 시작할 때 `본 드라마의 인물, 단체, 지명, 사건 등은 모두 실제와 관계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공지했다.
문제는 넷플릭스 등 일부 플랫폼에서 이 문구가 삭제된 채 서비스된다는 점이다.
용산서는 일단 tvN 측에 넷플릭스 등 다른 플랫폼에도 같은 안내문을 노출해 달라고 요청하는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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