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을 지나치게 섭취하면 장기적으로 정신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역학·공중보건연구소(Institute of Epidemiology and Public Health)의 아니카 크뉘펠 박사는 가당 음료, 케이크, 과자 등에 들어있는 첨가당(added sugar)을 많이 섭취하면 우울증, 불안장애 같은 정신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뉴 사이언티스트 인터넷판과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8일 보도했다.
`화이트홀 연구2`(Whitehall Study II)에 참가하고 있는 35~55세 남녀 1만308명(남성 66.9%)의 22년간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크뉘펠 박사는 말했다.
음료와 식품에 첨가된 설탕의 하루 섭취량 상위 그룹(67g 이상)은 하위 그룹(39.5g 이하)에 비해 5년 후 우울증, 불안장애 같은 정신장애 발생률이 2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인구학적 요인, 식습관, 다른 건강문제 등 여러 가지 교란변수(confounding factor)를 고려했지만, 이 결과에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설탕 과다섭취와 정신장애 사이의 이 같은 연관성은 남성에게만 나타났으며 여성에게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전체 참가자 중 여성이 3분의 1에 불과해 표본 크기(sample size)가 워낙 작기 때문에 이러한 연관성이 포착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크뉘펠 박사는 설명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남녀 포함)의 설탕 섭취량은 정신장애가 없는 사람의 설탕 섭취량보다 많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우울증, 불안장애가 먼저 왔고 좋지 않은 기분을 해소하기 위해 단것을 많이 먹게 됐을 수 있다는 이른바 역인과성(reverse causality)을 부정하는 것이다.
설탕은 뇌 신경세포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고지방-고당분 식사는 신경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단백질을 감소시켜 우울증, 불안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고당분 식사는 또 체내 염증을 증가시킨다. 염증은 우울증과도 연관이 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발표됐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