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바이오 신흥 갑부② 고생 끝에 서광 맞이한 교수 출신 CEO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3-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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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28일부터 제약·바이오 관련주들의 주가 강세가 모처럼만에 이어지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의 실적 발표후 불확실성 제거와 함께 한미약품의 글로벌 임상시험에 대한 기대감, 에이치엘비의 리보세라닙과 면역항암제 `옵디보`의 병용투여 중간 포스터 세션 발표 등이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끄는 모습입니다.
지난 번 전제한 <바이오 신흥 갑부①…서울대 교수 출신 CEO, 코스닥 누빈다>이 이어 예고했듯이 나머지 대학 교수 출신의 CEO들에 대해 `알투바이오`에서 호구조사를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약간 고생길을 걸으셨던 교수 출신 CEO분들에 대해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문은상 신라젠 회장…치과의사(dentist)에서 의사(doctor)로, 다시 교수(professor)로
문은상 신라젠 회장을 처음 만난 것은 2017년 2월 거래소가 개최한 `코스닥 새내기 IR 컨퍼런스` 현장입니다.
문은상 대표는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치과대학을 졸업한 뒤 러시아 모스크바 제1의과대학에서 두경부외과를 전공하고 수련의(인턴) 과정을 마쳤습니다.
(최규옥 오스템임플란트 회장도 서울대 치과대학 출신입니다.)
모스크바 의대생 시절부터 바이러스를 활용한 면역요법에 관심이 많았던 문은상 대표는 귀국후 부산대학교 병리학교실 교수로 근무하게 됩니다.
원래 신라젠은 2006년 부산대 의대 연구진이 임상시험을 위해 설립한 산학협력 기반 바이오벤처였습니다.
문 대표는 부산대병원 병리학교실에서 펙사벡 논문을 접하고 제네릭스에 200만 달러를 투자한 후 2013년 말 신라젠 대표에 선임돼 제네릭스 인수를 주도했습니다.
신라젠은 지난 1월 양경미 전 아키젠바이오텍리미티드 대표를 연구개발(R&D) 전략기획본부장 겸 미국 신라젠 바이오테라퓨틱스 최고사업책임자(CBO)로 영입해 펙사벡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신라젠은 현재 진행성 간암환자 약 600여명을 대상으로 전세계 20여개국에서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라젠에 따르면,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는 상반기 `펙사벡` 임상3상의 무용성 진행 평가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무용성 진행 평가는 개발중인 의약품이 치료제로 가치가 있는지 따져 임상시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것인데, 현재 펙사벡이 임상3상을 진행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업화 단계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신라젠은 최근 펙사벡과 아스트라제네카(AZ)의 임핀지(더발루맙), BMS와의 병용투여에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데요.
결과는 조금 기다려 봐야할 듯 합니다.

▲ 성영철 제넥신 회장…삼성그룹과 바이오사업이 `신의 한수`
성영철 제넥신 회장도 포항공과대 융합생명공학부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제넥신은 1999년 7월 성영철 포스텍(구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교수팀이 주축이 돼 창업한 바이오벤처입니다.
제넥신은 유전자 재조합 등의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바이오베터(바이오시밀러 개량신약)을 중심으로 최근에는 면역항암제 개발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사실 제넥신은 상장할 당시 바이오업계에서 주목을 받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삼성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일약 스타로 떠오르게 됩니다.
2009년 5월 삼성그룹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스마트플랜 공모로 바이오사업 진출합니다.
당시 삼성그룹은 제넥신, 이수앱지스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습니다.
제넥신은 바이오베터(바이오개량신약) 신약후보물질을 보유한 기업이었고, 이수앱지스는 항체신약과 희귀질환치료제인 고셔병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이수그룹 자회사였습니다.
이 두 회사는 바이오의약품 제품 개발을 담당했고, 당시 삼성그룹은 사업자 선정이 이뤄질 경우 3,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겠다는 전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세월이 흘러 제넥신은 지난 2018년 하이루킨의 글로벌 후기임상(임상2상/3상)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460만달러 규모의 의약품 위탁 생산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삼성그룹과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제휴(실질적으로는 바이오베터<바이오 개량신약>)이후 제약과 바이오기업에서 관심이 크게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이후 한독(구 한독약품)은 2012년 제넥신에 투자했고, 2014년 3월에는 지분을 추가로 늘려 제넥신 최대주주에 올라섰습니다.
지난해에는 제넥신은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기관으로부터 2,500억원의 투자자금을 모으기도 했고, 국내 제약 1위인 유한양행도 투자를 감행했습니다.

▲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 야외 운동장 주총의 추억?
오스코텍도 제넥신과 마찬가지로 상장할 당시 바이오업계에서 주목을 받지는 못했던 게 사실이었습니다.
솔직히 오스코텍 하면 생각나는게 뼈 관절 치료제 개발(OTC-0157)과 `주주총회 운동회`밖에 생각이 안 날 정도입니다.
김정근 대표는 서울대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단국대 치과대학(천안캠퍼스) 생화학교실 교수로 재직하면서 오스코텍을 설립했습니다.
단국대학교 학내 벤처로 출범한 오스코텍은 2000년 초 천안캠퍼스에 신사옥을 건립하고 신약개발기업의 터전을 닦았습니다.
오스코텍은 2007년 상장후 첫 주주총회를 단국대학교 야외운동장에서 주주들과 운동회를 하면서 했습니다.(엥? 진짜야? 끄덕;;;)
초창기 오스코텍을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에 나서기도 했지만, 경영이 다소 어려움에 처한 적이 많았습니다.
뭐 그동안 과거사 줄줄이 얘기하면 바투루사(Baturusa) 광구 주석 자원개발부터 골다공증 치료제 개발 등등 많았죠.
그동안 지지부진했지만, 지난해 유한양행이 얀센에 대규모 기술수출을 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됐습니다.
유한양행은 표적폐암치료제 후보물질 `레이저티닙`을 얀센에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 수출에 성공했습니다.
레이저티닙은 오스코텍이 자회사인 제노스코와 함께 2015년 유한양행에 특허를 이전한 물질로, 계약금과 성과 기술료(마일스톤), 판매 경상기술료(로열티)에 대해 일정 부분(40%)를 분배받게 됐습니다.
올해는 오스코텍이 흑자전환에도 성공했기에 주주총회를 야외운동장에서 개최할 지 궁금합니다.

▲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줄기세포치료제 1호 개발
우리나라에서 줄기세포치료제를 처음 개발해 상용화 한 곳은 메디포스트입니다.
10년도 더 된 시점(long long ago) 제약·바이오 수습시절(출입한 지 2개월도 안 된 시점)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인터뷰를 했습니다.
당시 묵현상 현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 단장과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에게 질문 인터뷰를 했습니다.
질문 한 번 하고 분명 들리는 말은 한국말인데 `파이프라인, 카티스템, 뉴로스템, IND` 등등 화성인 언어를 처음 접하게 해주셨던 분입니다.
그래서 저는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가서 쥐(mouse) 간(lever) 썰고 스포이드로 약물 뿌리고, LG생명과학(현 LG화학)가서 실험용 쥐 경구투여 주사하면서 약학과 바이오 공부를 시작했습니다.(종근당 천안공장에 가서는 의약품 생산 최초 소비자가 토끼(rabbit)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공부한 후 잠시 떠났다 다시 오니 이번에는 `항암나라 외계어`가 많아졌더군요.(예전에는 B형간염, 고혈압, 당뇨병, 비만, 발기부전 치료제만 알아도 먹고 살았는데 말이죠.)
양윤선 대표 역시 서율대 의과대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성균관대 의학과 조교수,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 등 경력을 쌓은 인물입니다.
`스카이캐슬` 냄새가 많이 나죠?
양윤선 대표는 바이오업계에서의 대외활동이 활발한 편이고, 지난해 대웅제약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이런저런 얘기들도 많았습니다.
줄기세포 치료제인 카티스템 개발에 성공했지만, 최대 이슈인 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되지 않아 다소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메디포스트는 지난해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시험 승인을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매치료제 `뉴로스템`을 개발중인데요.
카티스템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가 됐었다면, 뉴로스템 등 차기작의 개발도 빨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다음 회(3회)에서는 바디텍메드, 바이오톡스텍, 티앤알바이오팹, 파미셀, 녹십자셀 등입니다.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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