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요양원 방문한 김정숙 여사, '아름다운 미소'

입력 2019-04-20 00:07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우즈베키스탄을 국빈방문 중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19일(현지시간) 수도 타슈켄트 외곽에 있는 `아리랑 요양원`을 찾았다.
아리랑 요양원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이 협력해 고려인 1세대 독거 어르신을 위해 만든 요양원이다.
2006년 양국 합의에 따라 우즈베키스탄이 건물을 무상으로 증여했고 재외동포재단이 개·보수를 지원해 2010년 3월에 문을 열었다.
이날 방문에는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부인인 지로아트 미르지요예바 여사도 함께했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방문을 두고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독립에 기여한 연해주 한인의 후손이기도 한 고려인을 격려하고자 마련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고려인은 1920년대 소련 연해주 등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당한 조선인의 후손으로, 현재 우즈베키스탄에는 단일 국가를 기준으로 가장 많은 18만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
요양원에 도착한 김 여사는 먼저 입소 중인 1세대 고려인 어르신들과 대화했다.
김 여사는 "미르지요예바 여사가 고려인에 대해 `나라 없이 와서 열심히 일하신 분들`이라고 했다"며 "이곳이 집단농장이었지만 지금 부유해진 것은 오로지 근면 성실한 고려인 덕이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대한민국이) 이제 배고픈 나라가 아니다"라며 "(미르지요예바) 여사를 만나 우리가 무엇을 도와줄 것인가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니들의 많은 노고가 밑거름이 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에서 `우리도 줄 것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 정말 마음이 뿌듯했다"면서 "어머니들이 농장을 가꾸고 자식을 교육했기 때문이다.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고려인 1세대 어르신들은 현지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우즈베키스탄 국민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조 조야 할머니는 "배를 곯아 젖이 안 나올 때 우즈베키스탄 여자들이 아기에 젖을 먹여줘 우리가 살았다"며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손님을 귀하게 안다"고 말했다.
조 할머니는 김 여사를 붙잡고 "내가 85살인데 조선을 못 갔다"면서 "조선 딱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김 여사는 조 할머니의 얘기를 듣고는 "(고려인이)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셨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잠시 울먹였다.
허 이오시프 할아버지는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아니었으면 살 수가 없었다"며 "우즈베키스탄에도 감사하지만 나이 들어 좋은 요양원에 살 수 있게 도와준 역사적 고향 한국에도 감사하다"고 했다.
할머니들은 농사일을 하거나 고무줄놀이를 할 때 불렀다는 노래를 즉석에서 불렀고 손짓을 하며 노래를 들은 김 여사는 "정말 잘하시네요"라고 말했다.
어르신들과 대화를 마친 김 여사는 14일부터 7일간의 일정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온 서울대 치과병원 의료진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의료진은 우즈베키스탄 아이들을 상대로 치료를 돕고 있었다.
김 여사는 진료를 기다리는 주민들과 아이들에게 "고려인이 이주하셨을 때 아픔이 얼마나 컸을지 생각한다"며 "더 나은 대한민국, 남북문제도 잘 풀어서 국민이 안 아픈 나라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요양원 방문을 계기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40인승 버스를 요양원에 증정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이날 요양원에 버스 열쇠를 전달한 미르지요예바 여사는 김 여사, 고려인 어르신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한 부대변인은 "김 여사가 요양원 방문을 결정한 뒤 우즈베키스탄 측은 요양원 인근 도로포장과 화단 조성에 도움을 주고 각종 가구를 선물하는 등 아낌없이 지원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고려인 어르신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즈베키스탄) 영부인이 여기 방문한 게 처음"이라며 "도로도 내주시고, 꽃도 해주시고, 40인승 버스도 해주시면서 사시는 것도 살펴주시겠다고 해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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