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바이오 지존들이 온다…기업가치 '2조' 도전 [양재준 기자의 알투바이오]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19-04-2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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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와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비메모리·미래형 자동차와 함께 3대 중점육성산업으로 선정했는데요.
바이오 관련주들의 동향을 보면 시가총액 상위기업들은 주식시장 불치병(?)인 공매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반면, 중소형 바이오 관련주들은 특허만 출원해도 주가가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는 기현상들이 일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게 정상인지 비정상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주식시장 격연에도 있듯이 `재료보다는 수급`이라면 할 말 없습니다.(패러다임 변화일 지 한번쯤 생각해보곤 합니다.)
차라리 제약·바이오 관련주에 대해 공매도를 없애는 게 진정한 바이오산업 키우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오늘 알투바이오에서는 대한민국 신약개발에 몸담았던 `무서운 지존`들이 최근 상장하거나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을 조명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병건 SCM생명과학 대표, 신종플루(H1N1) 진화 주역
10년전(2009년) 대한민국을 공포로 넣었던 신종플루가 창궐하던 때 치료제는 GSK의 리렌자와 로슈의 타미플루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신종플루 치료제 수급 안정을 목표로 노력했지만, 공급조차 어려움을 겪기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신종플루 항원을 들여와 녹십자 화순 백신공장에서 예방백신 개발을 지원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09년 10월 녹십자의 신종인플루엔자A 예방백신을 품목 허가해 전 국민의 35%인 1천716만명에 대한 신종인플루엔자A 백신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2009년 11월에 들어 정부는 신종플루에 대한 국가 전염병 재난단계를 `심각`으로 상향 조정하고, 중앙재난대책본부를 운영하는 등 범부처적 대응 체계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녹십자에서 신종플루 예방백신을 진두지휘했던 인물은 이병건 연구개발·생산 부사장.
이병건 부사장은 2010년 녹십자 사장으로 승진한 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보건기구(PAHO)에 국내 최초로 계절독감 백신을 수출하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국산 독감백신의 세계화의 포문을 연 것이죠.
이병건 사장은 이후 종근당홀딩스 부회장을 거쳐 지난 2018년 바이오벤처인 SCM생명과학에 둥지를 틀게 됩니다.
SCM생명과학은 한진그룹(대한항공) 계열의 자회사였는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되면서 분리가 된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입니다.
이병건 사장이 SCM생명과학 대표로 취임한 후 바이오 벤처캐피탈(VC)들은 앞다퉈 투자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물론 SCM생명과학은 고순도 줄기세포 독점기술을 확보하고 있고, 현재 골수이식후 거부반응으로 인해 생기는 질병인 `만성이식편대숙주질환`과 `급성 췌장염`, `중증 아토피 피부염`을 적응증으로 한 3개의 임상2상을 동시에 진행중입니다.
올해 SCM생명과학은 코스닥시장 상장을 기술특례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 혈우병치료제 개발 원조,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
우리나라 첫 신약은 1999년 SK케미칼의 백금항암제(플래티넘계)의 선플라(주)입니다.
국내 첫 신약 1호 개발 주역이 바로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입니다.
SK케미칼은 예방백신 중심의 화학·제약기업입니다.<요즘 화학부문에서 애경그룹(애경산업)과 함께 욕 많이 먹고 있죠. 가습기 살균제는 다른 기자들에게 정리정돈!!>
SK케미칼은 지난 2010년 경북 안동 바이오산업단지에 연산 1억 4천만 도즈(dose), 규모의 예방 백신 생산 단지를 설립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도즈(dose)란 1명이 1회 접종을 맞는 분량으로, 1억 4천만명이 1회 접종을 맞는 대규모 공장을 짓는다는 의미입니다.
이후 SK케미칼은 세포배양 4가 독감백신을 비롯해 대상포진백신 등의 개발에 성공하게 됩니다.
예방백신의 원톱은 녹십자였는데, 녹십자를 능가하는 백신 공장을 세우면서 글로벌 백신기업에 진입하는 성과를 보인 것입니다.
백신에 가려져서 잘 안 보일 수 있지만, SK케미칼은 2009년 전임상시험 단계에서 호주 CSL베링에 `앱스틸라`를 기술 수출하게 됩니다.
이후 CSL베링은 임상시험을 거쳐 미국과 유럽에서 앱스틸라 허가를 받았습니다.
판매 허가 획득으로 SK케미칼은 미국은 물론 유럽 시장에서 미국 바이오기업 바이오젠이 출시한 `엘록테이트`와 4세대 혈우병 치료제 시장에서 경쟁하게 됐습니다.
앱스틸라는 개발 당시부터 국내시장이 아닌 세계시장을 노리고 전략적으로 개발에 나선 제품으로, 단일 사슬형 분자구조(single-chain product)`를 가진 혈액응고 제8인자입니다.
그래서 국내 신약에 등재되지 않았습니다.(신기방기하죠?)
앱스틸라의 주역이 바로 김훈택 티움바이오 대표입니다.
김훈택 대표는 2016년 12월 SK케미칼의 신약개발부서였던 팀원들과 함께 분사한 후 벤처기업인 `티움바이오`을 만듭니다.
티움바이오는 차세대 혈우병 치료 신약후보물질(NBP604, NBP611, NBX001) 등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혈우병치료제에 대해 잘 모르실 수 있기에 간단히 말씀드린다면, 염색체에 위치한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혈액내 응고인자가 부족하게 돼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입니다.
즉, 피가 멈추지 않는 질환인데요, 전세계 혈우병치료제 시장은 연간 약 8조원 규모에 이르고 있습니다.
티움바이오는 이탈리아 제약사인 `키에지`에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 신약후보물질을 7,400만 달러 기술 수출에 성공했습니다.
올해 기술특례로 9월에 상장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부 수장,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에이비엘바이오에는 한화케미칼 출신이 많습니다.
이상훈 대표를 비롯해 초기 창립 멤버 14명이 모두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부 출신입니다.
한화케미칼은 2009년 바이오사업(정확히는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항체)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2015년 한화케미칼은 머크(MSD)와 개발하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 바이오시밀러(엔브렐, HD-203)의 공급 계약을 해지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한화케미칼은 2016년 오송 바이오공장을 바이넥스에 매각하는 등 바이오사업에서 손을 떼게 됩니다.
한화케미칼이 사업을 접은 후 이상훈 당시 바이오사업부 임원(상무)은 연구진들을 모아 2016년 에이비엘바이오를 창업하게 됩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전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한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동아에스티와 美 트리거테라퓨틱스와도 이중항체에 대한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유한양행과 면역항암제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중항체란 2개의 항원에 대해 동시에 표적을 삼아 제1의 결합부위는 어떤 항원에 대해, 제2의 결합부위는 다른 항원에 대해 반응을 하게 하는 플랫폼입니다.
VEGF(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와 DLL4(신생혈관 형성 과정에서의 신호전달물질)를 동시에 억제하는 작용기전입니다.

(ABL001 항체 도식화 그림 볼 때 마다 느끼는 건데 추억의 전자오락실 `갤러그 게임` 나타나는 곤충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많이 납니다.)
최근 에이비엘바이오의 신약후보물질인 `ABL001`에 대한 임상1상a 시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현재 15명의 환자를 투여해 분석을 했을 때 8명의 환자(53%)가 효능이 있었고 위암 환자 1명이 30% 이상 암크기가 줄어드는 `부분 관해`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월에 열리는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에서 `ABL001`의 임상 연구와 관련된 내용이 발표될 예정입니다.
임상1상 시험은 의약품의 용량과 용법을 정하는 시험을 수행하는 것인데요.
이 과정에서 부분관해가 입증됐다는 것은 신약후보물질로써의 유효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힌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상훈 대표는 `인베스트 페어 2019` 발표 자리에서 "올해 상반기 임상 1a상(1상 전기)을 완료하고 하반기에 위암을 중심으로 임상1b상(1상 후기)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임상1상 시험이 완료되고 의미있는 임상데이터가 나올 경우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업가치는 상당히 레벨-업이 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1조 3천억원입니다.
▲ 추연성 폴루스바이오팜 부회장, LG 팩티브·바이오시밀러 주역
이 밖에 LG화학(옛 LG생명과학)의 연구개발 부사장을 맡았던 추연성 폴루스바이오팜 부회장도 국내 신약으로 처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던 `팩티브` 항생제 개발과 LG화학의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개발의 주역이었습니다.
추연성 부회장은 신약개발 이외에도 다른 분야(?)에서도 대가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는 내용.. 더이상 언급 자제 정리정돈!!)
▶ 한미약품 연구소장(부사장) 출신인 김선진 대표도 지난해 10월 신약개발전문 벤처인 플랫바이오를 창업했습니다.
▶ 제넥신 연구소장을 역임한 양세환 네오이뮨텍 대표도 한상기업으로 코스닥시장 상장을 연말 추진하고 있습니다.
네오이뮨텍은 미국 메릴랜드 소재 바이오기업으로, 제넥신, 유한양행과 면역항암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JW중외제약 신약연구실장 출신인 이수진 대표가 있는 압타바이오도 25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습니다.
압타바이오는 삼진제약에 혈액암(다발골수종)과 황반변성 치료 신약후보물질을 기술 수출을 했는데요.
삼진제약에 기술수출을 했다고 해서 일단 갸우뚱!
그렇게 신약개발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않는 중소 제약사여서(2005년 미국 임퀘스트에 기술 수출한 에이즈치료 후보물질 이제 임상1상 준비중)
<결론> 에이비엘바이오를 비롯해 SCM생명과학, 티움바이오에 대해 관심을 두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일단 국내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입증된 CEO들이 이끌고 있는 회사들이기에 말이죠.
<<알투바이오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추구하는 기자의 `알고 투자하자 바이오`의 줄임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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