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감각 지각이 학습과 기억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그런데 독일 보훔 루르 대학의 두 과학자가, 후각의 지각 과정이 뇌의 기억 센터인 해마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알아냈다. 후각뇌의 조롱박 피질(이상 피질)이 기억 중추인 해마의 정보 축적과 연관돼 있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배포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대학 신경생리학과의 데니제 마나한-파우크한 교수와 크리스티나 스트라우흐 박사가 이번 연구를 주도했고, 관련 보고서는 저널 `세러브럴 코텍스(Cerebral Cortex)` 인터넷판에 실렸다.
이들 과학자는 생쥐 뇌의 조롱박 피질을 전기로 자극해 인위적으로 후각 지각을 일으켰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해마가 조롱박 피질의 자극에 즉각 반응을 보였다.
해마는 감각 정보를 이용해 복잡한 기억을 형성하는데 그 바탕이 되는 게 뇌 시냅스(신경접합부) 사이의 정보 전달 효율성을 높이는 능력이다.
이를 시냅스 가소성(synaptic plasticity)이라고 한다. 조롱박 피질을 자극하면 해마의 시냅스 가소성이 높아진다는 걸 입증한 건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이들 과학자는 또한 해마의 시냅스 가소성을 높이는 데, 조롱박 피질이 내후각 피질(entorhinal cortex)과 어느 정도까지 경쟁하는지도 관찰했다.
내후각 피질은 모든 양상의 감각 활동 정보를 해마에 전달한다. 그런데 이 부위의 구심 경로(일명 관통로)를 자극하면 해마는, 조롱박 피질의 자극을 받을 때와 전혀 다른 반응 패턴을 보인다.
마나한-파우크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후각이 뇌의 기억 형성과 제거에 어떻게 특별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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