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제압한 美, 이제 中 겨냥…"협상복귀 촉구"

입력 2019-06-09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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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에 부담 떠넘긴 미국..관세부과 철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 8일 멕시코와 타결한 불법 이민방지·관세 협상과 관련, 멕시코가 중남미로부터의 불법 이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전날 극적 타결에 이른 합의에 대해 "멕시코는 매우 열심히 노력할 것이고, 만약 그들이 그렇게 한다면 이것은 미국과 멕시코 모두에 매우 성공적인 협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른 트윗에선 "멕시코는 우리의 위대한 애국자 농민들로부터 대량의 농산물 구매를 즉시 시작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트윗을 통해 현재 멕시코가 자국 남부 과테말라 국경에 군인을 거의 배치하지 않았지만, 이곳에 군인 6천명을 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멕시코는 미국과 협상 타결 후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이민자의 유입을 억제하기 위해 10일부터 남부 과테말라 국경 지역에 국가방위군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을 향해 "초조한 낸시(펠로시)와 하원 민주당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있다"며 "아마도 그들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을 대체하는 멋지고 인기 있는 새로운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앞장설 수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멕시코에 대한 관세부과는 NAFTA를 대체할 새 북미 다자무역협정인 USMCA 비준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USMCA 비준 절차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과 접경한 티후아나에서 열린 `미국과의 우호 유지를 위한 국민 대단결 집회`에 참석해 이번 협상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우리 경제에 반하는 사람은 누구든 용납할 수 없다"며 "부당한 불균형을 만들거나 우리 정부에 적합하지 않거나 우리나라를 굴욕적이게 한다면 더욱 그러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노출했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서 말한 미국산 농산물 구매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으며, 수천 명의 군중으로부터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미래에 갈등이 발생할 경우 더 강경한 노선을 택할 수밖에 없음을 암시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파스칼 라미 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은 미국-멕시코 합의에 대해 멕시코가 관세부과를 피하려 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더 많은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G20 정상회담 앞둔 미중..이번에도 트럼프 생각대로?
관세를 무기로 멕시코를 제압한 미국이 장기간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중국에 모든 협상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멕시코가 미국의 관세위협에 중부 아메리카 이민자의 미국 유입을 막기 위한 조처를 하기로 합의한 이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중국을 향해 무역협상에 복귀할 것을 요구했다.
현지시간 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 중인 므누신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멕시코에 이어 중국도 교착상태인 무역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미·중 무역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그들(중국)이 중요한 약속으로부터 역행한 결과"라면서도 "나는 그것이 신뢰 혹은 좋거나 나쁜 믿음의 붕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중국)이 돌아와 우리가 협상하던 조건에서 거래를 끝내기를 원한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서 만나기 전까지는 두 나라 간 무역협상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므누신 장관은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과 무역 문제에 대해 대화하겠다면서도 "주요 진전은 G20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제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집중할 태세다.
특히 이달 말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의 회담이 미·중 무역협상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 주석은 최근 러시아를 순방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내 친구`라고 부르며 협상 타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미국은 2천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고, 3천억 달러 규모의 나머지 중국 수입품 전체에도 25%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므누신 장관이 협상 실패 시 3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부과를 준비할 것이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남아 있다고 언급한 것이 시 주석과의 협상 결과에 따라 추가 관세부과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AP는 해석했다.
므누신 장관은 "대통령이 말했듯이 우리가 올바른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면 훌륭한 것"이라며 "그럴 수 없다면 관세 관련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전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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