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막으려는 한 주 정부의 봉쇄령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결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윌리엄 스틱먼 4세 미국 펜실베이니아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톰 울프스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코로나19 억제를 위해 내린 셧다운(봉쇄) 조치에 14일(현지시간) 위헌 결정을 내렸다.
펜실베이니아주는 생명유지 등 필수업종을 제외한 기업들을 폐쇄하고 주민 모임을 실내 25명, 실외 250명으로 제한했다. 이에 반발해 버틀러, 파이에트, 그린, 워싱턴 등 펜실베이니아주의 4개 카운티는 소송을 제기했다.
스틱먼 4세 판사는 해석 범위가 넓어 한도가 없는 규제를 국민들에게 부과하는 것은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조치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 적법 절차와 평등권을 보호하는 수정헌법 14조에 반한다고 적시했다.
스틱먼 4세는 "피고(펜실베이니아)가 주민들을 코로나19로부터 보호하려는 선의로 조치를 집행했다고 본다"면서도 "훌륭한 목적을 추구하는 선의라고 할지라도 그것 하나만으로는 정부의 조치가 헌법을 넘어 타당성을 인정받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나오자 펜실베이니아주의 조치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렸다는 게시물 수십건을 리트윗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리트윗한 게시물 중에는 고령자들이 헤비메탈 음악 `We are not gonna take it`(우린 받아들이지 않을거야)에 맞춰 손가락을 흔들면서 마스크를 벗어내던지는 틱톡 동영상도 있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유로 봉쇄조치에 반대하며 뜻이 같지 않은 야당을 비판해왔다.
울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경제보다 보건에 상대적으로 많은 무게를 두고 방역에 더 신경을 써왔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연방 정부의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주 정부들이 각자 부과하는 방역 규제는 오는 11월 4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 쟁점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를 지지하는 라틴계` 모임에서 대선 전까지 모든 주가 봉쇄령을 해제할 것이며 다른 판사들도 방역 규제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란다"며 "미시간주도 그냥 완전히 봉쇄됐으니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프 주지사는 미국 제3 연방 항소법원에 이번 결정의 집행을 정지하는 신청서를 제출하고 항소에 나서기로 했다.
린지 켄싱어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대변인은 "펜실베이니아 정부가 취한 조치는 미국 전역의 주지자들이 따라하고 있다"며 "연방 정부의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주정부의 조치로 목숨을 살렸고 앞으로도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켄싱어는 "펜실베이니아를 비롯한 미국의 지역들이 가을과 겨울에 코로나19와 독감이 재유행할 수 있는 어려운 시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법원 결정은 특히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펜실베이니아는 미국을 통틀어 인구당 코로나19 확진자의 수가 가장 적은 지역으로 주목된다. 몬머스대학의 8월 설문조사에서는 주민 62%가 울프 주지사의 방역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진=연합뉴스/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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