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목소리가 변했다면 갑상선암 '의심' [10대 암 극복 프로젝트]

양재준 선임기자

입력 2022-11-26 07:06   수정 2022-12-2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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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다시마 등 해초류 과다 섭취 '조심'
[편집자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2021년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발생한 신규 암환자는 35만 5,136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암 발병률은 가족력 등 유전적인 요인 뿐 만 아니라 불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서구화된 음식섭취 습관으로 인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암을 예방하는 방법(조기 발견)은 물론 암치료를 받은 환자, 그리고 암환자 가족들 챙겨야 할 주의사항에 대해 암치료 분야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의과대학 교수들을 심층 취재했다.
국내에서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갑상선암과 대장암을 비롯해 폐암, 간암, 위암, 유방암 등 10대 암에 대해 시리즈로 구성, 연재한다.

▶ 목소리가 갑자기 변하거나 목 부위에 결절이 잡히면 의심

갑상선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암이 진행되면 기도나 식도를 압박해 숨을 쉬거나 음식을 넘기는 데 어려움을 주기도 하고 신경을 자극해 목소리를 변형시킬 수도 있다.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건강검진을 소홀히 하거나 병을 방치하다 뒤늦게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

갑상선암의 경우 목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가 흔하며, 갑작스런 목소리 변화, 음식을 삼킬 때 불편감 또는 호흡곤란, 사레들림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또, 갑상선 혹을 만졌을 때 딱딱하며, 주위 조직과 유착돼 잘 움직여지지 않거나 혹 이외에 목 옆의 림프절도 만져지는 경우 갑상선암일 가능성이 높다.



▶ 초음파 또는 갑상선 기능검사로 발견

갑상선 이상 유무는 초음파, 그리고 피검사를 통한 갑상선 기능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정상인을 대상으로 갑상선 초음파를 하면 27~72%에서 갑상선 결절이 발견되지만, 임상적으로 뚜렷하지 않은 작은 갑상선 결절의 악성 빈도는 5%이내 이다.

갑상선 결절이 의심되는 경우 초음파를 통해 1차검사로 판단하게 된다.

갑상선암 검진의 경우 과잉진료 우려가 있는 부분도 있기에 가족력이 있을 경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 1차 치료는 수술, 수술후 (방사성) 요오드요법 치료

갑상선암은 원격전이에 무관하게 1차치료는 수술로 시행된다.

갑상선암의 종류, 크기, 위치, 림프절 전이 여부에 따라서 엽절제술 또는 전절제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엽절제술을 시행한 환자 중 림프절 전이, 주위 조직으로 침입 등의 수술 후 병리소견에 따라 잔존갑상선절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갑상선암 수술 후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하고 재발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하게 된다.

이규언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4cm 이상의 큰 종양, 원격전이가 있는 경우, 육안적으로 갑상선외 침입이 있는 경우 등의 고위험군 환자에서 갑상선전절제술 후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규언 교수는 “림프절전이의 경우는 수와 크기를 고려하고, 분화가 불량한 갑상선암의 경우에도 방사성요오드 치료를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 1cm 미만 갑상선암 추적 관찰 필요

1cm 미만의 갑상선유두암으로 진단된 환자 중 림프절 전이나 원격전이, 기도나 신경 등 주변 조직에 침범이 없는 저위험군 환자에서 추적관찰을 시행한다.

진단 후 6개월 또는 1년 주기로 지속적으로 추적관찰하며, 크기가 증가하거나 새롭게 갑상선암 또는 림프절 전이가 발견되거나 원격전이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시행한다.

갑상선 수술은 앞 목의 피부 절개를 하는 방법을 사용하기에 수술 흉터가 생기면 눈에 잘 띄어 삶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어 최근에는 ‘구강 내시경 갑상선절제술’ 등 다양한 내시경 수술법과 로봇 갑상선 절제술 등이 활용되고 있다.

장항석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교수는 “구강 내시경 갑상선절제술은 수술후 며칠 동안 아랫 입술과 앞 목의 붓기가 필연적으로 생기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사라지며 피부 절개없이 점막 절개만으로 수술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흉터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수술로는 분화갑상선암 등 완치되지 않거나 예후나 나쁜 난치성 갑상선암 환자 치료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장항석 교수는 “난치성 갑상선암의 경우 10년 생존율이 100%에 달하는 보통의 갑상선암과 달리 3~5년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며 “분화갑상선암 환자 3명 중 1명은 수술적 치료와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하고도 재발을 경험하며, 이 중에서 약 10~15%는 원격전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 수술후 요오드 함유 과다섭취 제한...`저나트륨혈증` 모니터링

수술 후 성대 신경 손상 등으로 목소리 변화를 겪는 환자들이 있는데, 물을 많이 마시고 미세먼지가 적은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후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가 계획돼 있는 환자는 일정기간 동안 요오드 함유 음식을 제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장항석 교수는 “수술 후 남은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요오드 제한식을 하게 되는데, 이 때 대부분 소금도 같이 제한하기 때문에 체내 수분량이 증가하는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며 “치료후 나트륨 농도를 모니터링하면서 몸 상태를 주의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나트륨혈증 환자는 신경질, 두통, 구토 증상을 겪고, 심한 경우 경련을 동반하는 뇌부종이 생길 수 있다.

또, 수술후 운동을 할 경우에는 수술 후 2일째 부터는 약한 스트레칭, 1개월후 부터는 부드럽게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좋다.

이규언 교수는 “수술 후 일정기간 동안은 지나치게 무거운 물건 들기나 목 부분에 과도한 스트레칭을 포함한 운동 및 과격한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갑상선암, 유전적 요인 큰 편...정기 검진시 체크해야

갑상선암의 경우 다른 암에 비해 유전적인 요인이 크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유전적 요인의 영향이 2.2배 더 높으며 과다한 요오드 섭취로 BRAF 유전자 변이를 잘 일으켜 갑상선암이 더 많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다.

이규언 교수는 “갑상선암의 약 5~10에서 가족성 비수질성 갑상선암을 보이며, Cowden 병, Gardner 증후군, 가족성 선종폴립증, 다발성 내분비샘 신생물 2형(MEN2) 등과 같은 경우에 유전적 소인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갑상선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균형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다만, 요오드가 풍부한 해초류는 과다 섭취는 조심하라고 전문의들은 권고하고 있다.

장항석 교수는 “우리나라는 요오드가 풍부한 김, 다시마 등의 해조류 섭취가 많아 요오드 섭취가 많은 편”이라며 “요오드는 갑상선호르몬의 주성분이기 때문에 지나친 섭취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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