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주의 초강력 생체정보보호법(BIPA)이 또 한 번 위력을 발휘했다.
1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들과 경제전문매체 '포브스'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가 운영하는 사진·동영상 중심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인스타그램'이 일리노이주 생체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집단소송을 당해 거액의 합의금을 물게 됐다.
인스타그램은 일리노이 사용자들에게 합의금 6천850만 달러(약 870억 원)를 지급하기로 하고 최근 법원에서 예비승인을 받았다. 앞서 페이스북·틱톡·스냅챗·구글포토 사용자들이 같은 내용의 집단소송을 제기, 거액의 합의금을 받아낸 데 이은 것이다.
앞서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일리노이 주민 헤더 패리스와 캐런 조이스는 "2021년 11월까지 인스타그램 앱에서 사용된 '안면인식 기능'이 일리노이주 개인 생체정보보호법을 위반하고 사용자 생체정보를 수집·저장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인스타그램 측은 법을 어기고 사용자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저장한 혐의는 부인했으나 소송을 매듭짓는 조건으로 합의금 지급에 동의했다.
2015년 8월 10일부터 2023년 8월 16일 사이 일리노이주에 거주하면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어 사용한 개인은 성년·미성년 누구나 웹사이트를 통해 합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원고 측은 일리노이 주민 가운데 약 400만 명이 합의금 청구 자격을 갖는 것으로 추산했다.
합의금 청구서 제출 기한은 오는 9월 27일이다. 합의 조건에 동의하지 않거나 이번 집단소송에서 제외되길 원할 경우 다음달 16일 전에 서면으로 의사를 밝혀야 한다.
이번 합의에 대한 법원의 최종 승인 공판은 오는 10월 11일 열릴 예정이다.
시카고 트리뷴은 합의금의 35%가 소송 비용으로 나가고 처음 소송을 제기한 원고 2명 패리스와 조이스는 각각 2천500달러(약 315만 원)씩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이를 제외한 금액이 청구인들에게 균등히 배분된다"고 전했다.
1인당 수령액은 합의금 청구인 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아직 알 수 없다.
일리노이주는 2008년 발효된 초강력 생체보호법에 따라 기업이 안면 지도·지문·홍채 등 개인 생체정보를 수집할 경우 당사자에게 사용 목적과 보관 기간 등을 상세히 설명하고 사전 동의를 구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은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것으로 간주된다.
현재 미국에서 개인 생체정보 이용을 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주는 3곳이다. 그러나 일리노이를 제외한 텍사스와 워싱턴 주는 개인이 소송을 제기할 수 없고 주 검찰총장이 기소권을 갖는다.
페이스북은 2015년 일리노이 사용자들에게 같은 혐의로 집단소송을 당해 6년간 법정공방을 벌인 끝에 2021년 6억5천만달러(약 8천억 원) 배상에 합의했고 지난해 사용자 1인당 430달러(약 55만 원)씩 배분됐다.
틱톡·스냅챗·구글 등도 같은 혐의로 피소돼 틱톡은 9천200만 달러(약 1천200억 원), 스냅챗은 3천500만 달러(약 440억 원), 구글은 1억 달러(약 1천300억 원) 씩 합의금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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