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동부 지역을 덮친 가뭄이 심각해지자 물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가 도입됐다.
1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카탈루냐 당국은 이날 전역에 가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다음날부터 카탈루냐 가정과 지방 의회 등에서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은 1인당 200ℓ(리터)로 제한된다. 가뭄이 악화하면 1인당 사용 가능한 물의 양은 160ℓ까지 줄어들 수도 있다.
카탈루냐 주민이 가정에서 하루에 사용하는 물의 양은 평균 116ℓ다.
페레 아라고네스 카탈루냐 주지사는 "우리는 새로운 기후 현실에 진입하고 있다"며 "강우 기록을 시작한 이래 이렇게 길고 극심한 가뭄에 직면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카탈루냐 주도 바르셀로나 인구를 포함한 총 600만 명에게 물을 공급하는 역내 저수지 저수율은 최근 사상 최저치인 16% 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 10년간 평균 저수율인 7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부 저수지 수위는 너무 낮아져 물 밑에 잠겨 있던 오래된 다리나 종탑 등이 드러나는 실정이다.
이번 가뭄은 폭염과 겹치는 바람에 상황이 더 악화했다.
스페인은 절기상 1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가 겨울인데 지난달 말 동부 발렌시아 지역 기온은 섭씨 29.5도까지 치솟았다. 남부 안달루시아 말라가 인근 기온도 27.8도를 찍었다.
앞서 루벤 델 캄포 스페인 기상청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6월 중순에서 하순, 즉 여름과 같은 날씨"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인간 활동에 의한 기후 변화 탓에 가뭄, 폭염 등 이상 기후 현상의 강도가 높아지고 발생 횟수도 잦아졌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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