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KT&G 주주총회…변수는 집중투표제

유오성 기자

입력 2024-03-07 14:22   수정 2024-03-07 15:48

    [앵커]
    KT&G 사장 선임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이 방경만 신임 사장 선임을 사실상 반대하면서 지배구조 투명화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산업2부 유오성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유 기자, 기업은행이 이번 주총에 사외이사를 추천한 것은 KT&G가 추천한 이사 선임을 반대한거라고 봐야겠죠?

    [기자]

    이번 KT&G 주주총회 안건을 보면 대표이사 사장 방경만 선임과 사외이사 임민규 선임, 사외이사 손동환 등을 선임하는 내용이 올라와 있습니다.

    여기서 방경만 신임 대표이사와 임민규 사외이사 후보자는 KT&G 측이 올린 안건이고, 사외이사 손동환 후보자는 기업은행 측이 올린 안건입니다.

    당초 행동주의펀드 FCP의 이상현 대표가 직접 사외이사 후보에 오르겠다고 밝혔으나, 기업은행이 추천한 후보에 힘을 싣겠다며 사퇴를 했고요.

    기업은행이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한 것을 두고 KT&G가 추천한 이사 선임을 사실상 반대한 것이다 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기업은행 입장에선 자기들이 추천한 후보를 이사회에 진입시켜야 하니 손 후보자에 표를 몰아줄 수 밖에 없고,

    그래서 방 후보자에 표를 나눠줄 가능성이 희박하니 사실상 KT&G 측이 올린 안건을 반대하는 것 아니냐 이런 해석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기업은행은 어째서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이사회로 진입시키려는 겁니까?

    [기자]
    KT&G는 민영화가 된 지 20년이 넘게 내부 출신이 회사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내부 출신 인사가 최종 사장 후보로 선정 되면서 내부 승계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또 현 이사회가 지나치게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고요. 여기에 KT&G 경영진과 사외이사들이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들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기업은행으로선 이런 논란들이 KT&G 경영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요소라고 판단하고 있고요.

    이런 경영상 불만들이 누적되면서 이사회에 자신들이 추천한 후보를 심어 최대주주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겁니다.

    이에 KT&G 측은 "이번 사장 후보 선임절차를 투명하게 사전에 공개했다"며 "공정성과 독립성을 위해 관련 모든 위원회와 이사회를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운영하고 공모 및 복수의 외부 서치펌 추천 등을 포함한 완전 개방형 프로세스를 통해 약 2개월 이상의 기간에 걸쳐 투명하고 공정한 사장후보선발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무산되긴 했습니다만 지난 2018년 백복인 사장 연임이 주총 안건에 올라왔을 때도 기업은행은 사외이사를 따로 추천했잖아요. 그 때랑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겁니까?

    [기자]
    기업은행은 2018년 백복인 사장의 연임에 반대할 때도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했습니다.

    당시 1대 주주이던 국민연금은 중립 의견을 내며 한 발 물러섰고, 외국계 투자자들은 기업은행의 주주제안을 정부의 인사 개입으로 간주하고 백 사장 연임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주총은 다르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입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KT&G측이 집중투표제를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수 만큼 1주당 복수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번처럼 이사를 2명 선임해야할 경우 1주당 2표를 주는 식입니다.

    특정 이사에 몰표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변수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요. 동시에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통합해서 뽑기로 했기 때문에 예측 가능성은 더욱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앵커]
    경우의 수를 따져본다면 어떻습니까?

    [기자]
    기업은행이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했으니 별다른 이변이 없다면 손 후보자에게 몰표를 줄 가능성이 높고요. 행동주의펀드도 기업은행 지지를 공식 선언한 만큼 여기에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큽니다.

    지켜봐야할 대목은 국민연금의 향후 행보입니다. 앞서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KT&G와 같은 포스코홀딩스의 사외이사 독립성을 지적하며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한 바 있습니다.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기는 하지만 KT&G도 포스코와 같은 소유 분산 기업인 만큼 국민연금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 관심이 높습니다.

    만약 이들이 기업은행 편에 선다면 지분율이 도합 14%이상으로 늘어나 표 대결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KT&G 우호지분(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제외)은 장학재단, 사내근로복지기금, 우리사주조합 등을 더한 13%로 추산됩니다.

    7% 지분을 가진 미국 투자기관 퍼스트이글인베스트먼트가 KT&G 편에 선다해도 집중투표제를 실시하고 있어 두 자리 모두를 KT&G가 추천한 인물들이 가져가기 쉽지 않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에 외국인 투자자들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 의견이 이번주 내로 나올 예정이라 이 것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이러다보니 KT&G 측과 반 KT&G 연대는 소액 주주들을 상대로 의결권을 집중시켜 달라고 권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의결권을 달라고 사측이 강권하진 않겠지만 KT&G 주식을 가진 우리사주조합 직원들의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에 아무래도 제약이 있다고 볼 수 있어 이 부분도 논란의 여지가 남습니다.

    [앵커]
    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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