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머스크 '파국'…美 우주계획도 차질 우려

입력 2025-06-06 10:22   수정 2025-06-06 10:35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공개적으로 서로를 헐뜯고 나서자 미국의 우주계획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본인이 설립한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우리 예산에서 수십억 달러를 아끼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일론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을 끊는 것이다. 난 바이든(전 대통령)이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게 늘 놀라웠다"며 스페이스X 등 머스크 소유 사업체와 맺은 연방 정부 계약을 끊어버리겠다고 위협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곧바로 본인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X에서 "대통령의 계약 취소 발언에 따라 스페이스X는 드래건 우주선 철수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런 '상호 협박'이 실제로 실행된다면 미국의 우주계획과 군사정보 수집에 큰 지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페이스X의 공백을 메울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AFP 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 우주선은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우주인을 보낼 수 있도록 당국 인증을 받은 유일한 미국 우주선이며, 이에 따른 현행 계약 규모는 49억 달러(약 6조6천억원)에 이른다.

이 우주선의 변형 버전인 '카고 드래건'은 보급품을 ISS에 실어나르는 역할을 한다.

미국은 2020년 스페이스X의 드래건 우주선이 나오면서 ISS에 우주인을 자력으로 보낼 수 있는 능력을 다시 갖추게 됐으나, 만약 머스크가 공언한 것처럼 당장 이 우주선이 퇴역된다면 미국은 러시아에 의존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

미국은 2011년 우주왕복선 3대를 퇴역시킨 후 ISS로 우주인을 보낼 수 있는 성능을 갖춘 우주선이 없어 10년 가까이 러시아가 발사하는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해왔다.

크루 드래건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임무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을 지구 북극과 남극 상공으로 보낸 '프램2' 등 민간 임무도 수행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보잉이 개발한 '스타라이너' 우주선도 ISS에 우주인을 실어나르는 능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해왔으나, 작년 6월 발사됐던 스타라이너의 기체 결함으로 우주인들이 9개월간 ISS에 표류자 신세가 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크루 드래건 외에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스페이스X가 빠질 경우 미국의 안보에 필수적인 우주군과 국가정찰국(NRO)의 첩보 위성 발사 등 미국의 군사 역량에도 심각한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블루오리진' 등이 있긴 하나 스페이스X의 공백을 메우기는 역부족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우주군의 최근 업체별 발사계획 계약 금액은 스페이스X가 60억 달러(약 8조1천억원), ULA가 54억 달러(약 7조3천억원), 블루오리진이 24억 달러(약 3조3천억원)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해온 미사일 방어시스템 구축 계획 '골든 돔' 구상에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스페이스X의 위성인터넷 '스타링크' 역시 즉각 대체가 쉽지 않다.

스타링크는 미국 농촌 지역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쓰이며, 미국 국방부와도 계약이 되어 있다.

이런 여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머스크를 우주사업에서 배제하고 싶어도 당장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정부 계약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이 불가능하도록 되어 있고 권한을 가진 계약 담당자의 결정 등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설령 트럼프 행정부가 앞으로 계약 취소 절차를 밟더라도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발언한 후이기 때문에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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