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태풍, 대만 강타…'아비규환'

초강력 태풍 제18호 '라가사'가 대만을 강타하면서 최소 14명이 숨지고 124명이 실종됐다.

24일(현지시간) AP와 로이터통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대만통신사(CNA) 등에 따르면 대만 소방서(소방청)는 화롄현에서 홍수가 발생해 14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강물을 막으면서 생겨난 호수인 언색호가 전날 오후 2시 50분께 범람했고, 마타이안강의 다리를 무너뜨리고 광푸향에 엄청난 양의 물을 쏟아내면서 피해가 커졌다.

124명은 실종 상태이며, 사망자는 대부분 고령자로 파악됐다.

이 마을 인구는 불과 8천500명으로 약 60%는 태풍 피해에 대비해 자신이 사는 건물의 높은 층에 머물렀고, 나머지만 다른 지역으로 대피했다.

주민 1천명이 사는 다마 마을은 사실상 전역이 물에 잠겨 다수가 고립됐다고 당국은 밝혔다.

대만 당국에 따르면 호수 수량은 9천100만t으로 추정되며,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약 3만6천개를 채울 수 있다. 홍수 당시 약 6천만t의 물이 방류된 것으로 보인다.

라가사는 태풍 경로 가장자리에 있던 대만을 할퀴고 지나가면서 대만 동부에 약 700㎜의 폭우를 퍼부었다.

필리핀도 라가사 영향으로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태풍이 중국 남부 해안과 홍콩을 향해 이동하면서 이 지역들도 긴장하고 있다. 홍콩에서는 태풍 영향으로 700편 이상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사실상 도시가 폐쇄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는 지난 22일부터 휴교에 들어갔다.

홍콩 천문대는 이날 오전 2시 40분을 기해 최고 수준 단계인 '태풍 경보 10호'를 발령했다.

홍콩과 맞닿은 중국 선전시를 포함한 중국 남부 광둥성도 비상 대응 태세를 가동 중이다. 광둥성 전역에서 100만명 넘는 인원이 대피했으며 12개 도시의 학교와 공장이 문을 닫고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됐다.

한편 라가사의 중심부 풍속은 한때 최대 220㎞/h에 도달했다. 시속 약 22㎞로 서쪽 또는 서북서 방향으로 이동할 것으로 예보됐다.

(사진=연합뉴스)